[Opinion] 사람풍경 [문학]

우리가 살아가는 그 속, 사람풍경
글 입력 2015.06.29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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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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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
그 속에 있는 우리.

사람이 풍경을 만들어 갑니다.





●전쟁에서 돌아온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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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로 돌아온 아들의 관을 붙잡고 오열하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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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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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서 구출된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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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의 거리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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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의 소녀 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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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상봉 후 아들을 떠나보내는 아버지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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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무덤을 지키는 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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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을 보면 어떤 생각들이 드나요?
먹먹한 생각이 들면서 눈가가 촉촉해 지는 것 같습니다.



인간, 삶과 죽음의 수수께끼를 풀다.
- 김형경의 ⌜사람풍경⌟을 읽고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햄릿이 부르짖는 명대사이다. 인간의 고뇌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이보다 명확한 대사가 어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 삶의 고민의 흔적을 단적으로 잘 나타낸다.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 머리가 생각하는 이성적 판단과 그것을 절대적으로 배제한 감성적 욕망들이 극적으로 마주친 공간에서 우리 고민은 극단적으로 삶과 죽음으로 나타나게 된다. 
 흔히 고전문학에서 인물유형을 따서 크게 ‘햄릿형 인간’과 ‘돈키호테형 인간’으로 분류한다. 햄릿형 인간은 생각이 많아 우유부단하고 선택을 내리지 못하는 생각적 인간인 반면에 돈키호테형 인간은 당나귀를 타고 모험을 떠나는 그처럼 단순하고 호기심어린 행동적 인간이라고 한다. 우리 사람들 풍경 속에는 이렇게 다른 두 인물들이 살아가지만 그들 모두 의식과 무의식 속에서 선택과 결단을 내려야만 하는 결정권을 지고 있다. 이 책은 햄릿처럼 생각이 너무 많아 수많은 삶의 선택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거나 돈키호테처럼 ‘나’의 생활과 인간관계에 대해 의아함을 느낄 때 그 문제의 근본을 이해하도록 하여 명확한 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책 ⌜사람풍경⌟은 여행 에세이인 동시에 심리 에세이이다. 작가는 세계여행을 하며 자신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바라본 풍경을 이야기하면서, 그 풍경은 결국 자기 자신의 마음이라고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 따뜻하고 찬찬하게 풀어가고 있다. 또한 여행의 과정을 통해 억압된 내면이 어떻게 끄집어내지고 치유되어 승화되는지를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어려운 용어와 심리학적 개념들을 작가의 즐거운 여행 경험담을 통해 쉽고 흥미롭게 접하고 이해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이 책은 우리 삶에서 느끼는 보편적이지만 소중하게 다뤄줘야 할 수많은 감정들로 구성된다. 이러한 감정들은 심리학적으로 서로의 감정들에 영향을 끼치기에 멋대로 정의할 수는 없지만 단순하게나마 깔끔하게 내 기준으로 챕터를 세 가지로 나눠보았다. 
 첫째로 무의식, 사랑, 분노, 우울, 불안, 공포, 질투 등의 인간으로서 느끼는 기본적인 감정들이다. 이 감정들을 읽으며 내면의 존재하는 감정들을 잘 제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마저 생겼다. 특히나 작가의 성격이 나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쩌면 내가 작가와 같이 40대 즘에 홀로 여행할 계획을 막연히 세웠을 수도 있기 때문에- 여성 작가에게서 느끼는 동일시의 감정을 더욱 잘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여행 에세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동양인 여성이 혼자 여행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단순히 홀로 지도를 들고 배낭을 메고 떠나는 세계여행에 대해 막연한 환상이 있었던 나에게 따끔한 현실을 직시하게 해주었던 책이었다.  
 둘째로 분류한 것은 의존, 중독, 대상 선택, 투사, 시기심, 회피, 콤플렉스 등의 어쩔 수 없이 선택된 생존을 위한 감정들이다. 작가가 정신분석학 상담을 받고 자신이 그 동안 느꼈던 태도들을 이론을 통해 ‘자신’을 완전하고 온전하게 이해하고 치료해나가는 과정을 독자인 필자도 자연스럽게 따라가며 인간의 본질에 대해 한 층 더 깊게 알 수 있었다. 그동안 살아가면서 느낀 모든 문제들을 이 감정들을 읽음으로서 정말 완연한 나를 이해할 수 있었고 이면의 나를 억압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수용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몸 사랑, 자기애, 친절, 공감, 용기, 변화, 자기실현 등의 긍정적 가치에 얽힌 감정들이다. 숫자 0이었던 몸이 100으로 채워지는 듯 통쾌한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이렇듯, 인간정신에 ‘정상’의 개념 대신 ‘나의 자아’가 세상 속 풍경을 채울 뿐이며, 생이란 모든 정신의 부조화와 갈등을 파도타기의 중심을 잡듯 조절해 나가는 과정일 뿐이라고 우리를 다독여준다. 인간 고유의 의식과 행동, 감정들을 성찰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확립해나가는 과정은 체한 듯한 고민을 통쾌히 날린다.   
 
 다만 이 책에서 아쉬운 점을 짧게 추려본다. 많은 감정들이 있는 만큼 앞서 언급했듯이 소제목을 정해서 감정별로 챕터를 나누면 훨씬 찾아 읽기가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와 관련해서 감정들마다 너무 많은 여행담을 읽다 보니 감정의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에피소드들을 인위적으로 엮었다는 느낌이 들어 부자연스러웠다.

 종합적으로 말하면, 모든 감정과 가치들은 개별적으로 다뤄지지만 모두 연관성이 있다. 자주 언급되는 심리학자인 프로이트와 카를 융의 말을 빌리자면, 사람의 내면을 하나하나 분석해서 해체하는 과정과, 그 내면들이 모여 사람이라는 하나의 존재를 이루는지를 알아내는 통합의 과정, 이 둘 모두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즐거움을 보여준다. 이 속에서 사람들은 출생과 죽음까지의 ‘삶’이란 과정에 대해 고민하며 살아간다. 
 사람들의 특성에 따라서 더러는 햄릿처럼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외치며 살아가고 더러는 돈키호테처럼 ‘맺을 수 없는 사랑을 하고, 견딜 수 없는 아픔을 견디고,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이룰 수 없는 꿈을 꾸자.’를 열변하며 살아간다. 삶과 죽음 사이에 놓여있는 무한한 수수께끼들에 인간들은 해답을 찾으려 하고 이는 모든 심리의 총체적 집합이 된다. 그러한 심리의 화학작용들이 우리 내면에서 지금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음을 감지해야 한다. 인간이 스스로 가지고 있는 자아개념이 곧 자신이 만들어가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즉, 무수한 수수께끼의 소용돌이는 바로 자신이 만드는 풍경들인 것이다. 모두가 다른 말을 하듯이 지금 여기, 바로 그대로 자신의 풍경을 가만히 바라보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삶과 죽음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결의 요건이다. 국적, 성별, 나이, 종교를 막론하고 말이다.

우리는 항상 ‘나’의 풍경을 감상하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늘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
그 속에 있는 우리.

 사람이 풍경을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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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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