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잭슨 폴록을 사랑한 록밴드 스톤로지스

‘Never mind the pollock, here’s the stone roses’
글 입력 2015.06.29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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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로지스.JPG
 


나는 스톤로지스(Stone Roses)를 좋아한다.
존 스콰이어(John Squire, 기타)의 힘없이 찰랑거리는 기타연주와 잔잔한 이안 브라운(Ian Brown, 보컬)의 목소리가 마음에 든다. 스톤로지스는 1985년에 4명의 멤버로 결성된 영국 멘체스터의 밴드로 음울하고 몽롱하지만 역동적인 사운드의 다양함을 바탕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이들의 음악스타일은 맨체스터 사운드의 전형을 확립하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난 2012년도에는 한국의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참가하여 고령에도 불구하고 말도 안 되는 뛰어난 연주를 보여주고 갔다.



잭슨폴록.JPG
 


이러한 음악적 성과 외에도 스톤로지스가 주목을 받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잭슨 폴록(Jackson Pollock)이다. 중고등학교시절 미술시간에 한번쯤 이름이라도 들어봤을 만한 잭슨 폴록은 미국의 추상표현주의 화가로 커다란 캔버스 위로 물감을 흘리고, 끼얹고, 튀기고, 쏟아 부으면서 몸 전체로 그림을 그리는 ‘액션페인팅’ 을 선보인 화가이다. 스톤로지스의 활동에서 그들이 잭슨 폴록의 작품을 좋아하고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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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son Pollock – Bye bye badman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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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ne Roses - Stone Roses 앨범커버 1989



위 사진은 잭슨 폴록의 ‘Bye bye badman’ 이라는 작품과 스톤로지스 1집 음반의 앨범커버사진이다. 이 두 개의 작품은 딱 봐도 너무나도 유사하다.
이 앨범커버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는데 보컬인 이안 브라운이 유럽 배낭여행을 다닐 때의 일이다.
그는 시위가 진행 중인 프랑스 길 모퉁이에서 레몬즙을 핥고 있는 한 프랑스 남자를 발견한다. 그는 왜 레몬즙을 핥고 있는지 궁금하게 생각하여 프랑스 남자에게 말을 건네고 프랑스남자는 이안 브라운에게 레몬즙을 가지고 어떻게 최루탄을 해독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이 이야기를 신기하게 들은 팀의 기타리스트인 존 스콰이어는 잭슨 폴록의 ‘Bye bye badman’ 과 유사하게 물감을 뿌린 후 THE STONE ROSES 라는 밴드이름과 레몬을 올려놓는 것만으로 스톤로지스는 데뷔앨범의 커버를 만들었다.
앨범 안에는 ‘Bye bye badman’ 이라는 제목의 곡도 수록이 되어있다.
 


잭슨폴록의 그림 이름과 같은 제목을 가진 노래는 하나가 더 있다.
바로 'Full Fathom Five' 이다.



스톤로지스의 Full Fathom Five를 들어보면 내가 잘못된 걸 재생시킨건가? 유튜브링크가 잘못된 건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이 곡은 주문같이 중얼중얼 거리는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와 테이프 늘어지는 소리 등 알 수 없는 소리로 가득하다. 제대로 된 연주라고는 찾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이 곡은 스톤로지스의 또 다른 곡인 'Elephant Stone' 의 비사이드 곡으로 이 곡을 거꾸로 재생시킨 것을 녹음해 기타사운드를 여기저기 추가 시킨 것이기 때문이다. 



다섯길깊이.JPG

Jackson Pollock - Full Fathom Five


스톤로지스가 이곡의 작곡에 영감을 받은 잭슨 폴록의 'Full Fathom Five' 는 유채물감을 강렬하고 힘이 넘치게 캔버스 위를 무작위로 채운 것으로 위에서 본 bye bye badman과 별로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에는 못, 압정, 단추, 열쇠, 동전, 담배, 성냥 등의 물건들이 표면에 의도적으로 놓여 있는데 스톤로지스가 거꾸로 돌린 곡에 기타사운드를 여기저기 겹겹이 쌓은 것도 비슷하다.
 



스톤잭슨.JPG

 

스톤로지스의 1집 앨범을 프로듀싱한 존 레키(John Leckie)는 “스톤 로지스 음악의 99퍼센트는 잭슨 폴락에 대한 오마주이다." 라고 말하였다.
주로 화가는 화가에게 영향을 받고 가수는 가수에게서 영향을 받는 다고만 생각한다. 하지만 스톤로지스의 경우 잭슨 폴록이라는 화가에게서 영감을 받아서 작품을 만들었고 이러한 남다른 영감이 그들의 음악을 세계적으로 만들어준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최현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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