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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벗어날 수 없는 상처의 굴레, 그녀들의 집

by 조은지 에디터
2015.05.30 18:37
[Review]벗어날 수 없는 상처의 굴레, 그녀들의 집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던 연극이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극장의 구조와 심상찮은 플롯은 내 기대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 기대했던대로 극장의 구조는 신선했다.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일반적인 극장에 비해 애매하여, 배우와 관객이 가까워진 듯한, 관객이 극에 참여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공간활용도가 높아 배우의 동선이 비교적 넓은데 구석진 자리에 앉더라도 배우의 모습이라거나, 무대 장치가 잘 보여 신기할 따름이었다. 신선한 무대연출에 연극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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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들의 집'은 아버지에 대한 상처를 지닌 세 자매가 어릴 적 살던 집에 모이면서 일어나는 회고와 갈등에 대한 이야기이다. 



 첫째는 완벽을 요구하는 아버지에 의해 실패를 모르게 되었고, 둘째는 아버지에게 무시받고 인정받지 못하자, 언니에 비해 똑똑하지도, 막내에 비해 예쁘지도 않다는 자괴감에 시달린다. 셋째는 어릴 적 아버지에게 당한 성적 학대로 인해 아버지에 대해 극심한 증오를 품는다. 병든 아버지의 소리가 괴물 혹은 짐승을 닮아있듯 그녀들에게 아버지는 아물지 않은 상처이자 괴물과도 같은 존재이다.

 따로 살던 그녀들은 다시 한 집에 모이게 되는데 어릴적 살던 집은 병든 아버지와 같이 낡았으며, 재개발 공사 지역과 같이 불안정하다. 그 집에 아버지와 너무나 닮은 의사가 찾아오며, 세 자매 사이에 갈등이 일어난다. 흥미로운 점은 그토록 증오하던 아버지를 닮은 그에게 세 자매가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더불어 자신들이 상처를 받았던, 아버지에게 인정을 받으려 했던 방식으로 의사에게서 관심을 끌려고 한다는 점 역시 아이러니하다.



 처음에 첫째는 자신이 연주했던 피아노 연주를 꺼버렸지만 의사 앞에서는 이를 직접 틀어주며 관심을 표한다. 둘째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해 착하고 일 잘하는 모습을 보였듯, 그에게도 착한 모습으로 남고자 한다. 아름다운 외모와 몸매로 아버지의 관심을 독차지했던 막내 역시 같은 방법으로 의사를 유혹한다.

 안타까운 건 그 결과 역시 예전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첫째는 실패했으며, 둘째는 인정받지 못했으며, 막내는 유혹에 성공하지만 그로 인해 갈등을 일으키고 심지어 죽임 당한다.

 아버지라는 굴레 안에서 상처받고,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녀들은 그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다. 고인 물은 결국 썩듯, 세 자매는 파멸을 맞이한다.



 다만 세 자매의 상처에 대한 대처 방식은 다소 이해가 가지 않는다. 비극적이고 진지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어디서 본 듯한 느낌일 뿐이었다. 곪아버린 상처를 위해 끼워맞추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더불어 어릴적 막내와 사랑을 나누었던 만석이라는 인물 역시 억지스러운 느낌이 없지 않았다. 중반부 이후부터는 클리셰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계속 떠올라 집중하기 어려웠다. 여성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면, 여성에 대한, 그리고 인물에 대한 더 심도있는 이해가 필요했을 것이라 본다. 남성의 폭력, 여성의 상처 등 여러가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메세지가 있는 연극이었으며, 무대연출 역시 흥미로웠으나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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