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성의 중심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전쟁 연극 -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 [공연전시]

글 입력 2015.04.0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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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 연극의 주인공은 남성인 경우가 많다. 특히 전쟁을 소재로 한 연극은 더더욱 남성을 주인공으로 삼는다. 하지만 남성이 아닌, 여성의 중심으로 극이 이루어지며 여성을 소재로 한 전쟁 연극이 있다. 바로 연극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연극은 남성-전쟁의 연관성을 어떠한 식으로 벗어났으며 이 연극에서 여성을 통해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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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기존의 틀을 깬 연극이었다. 전쟁을 배경으로 한 연극에서의 주인공은 대부분 남성들이다. 하지만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여성의 성과 월경을 중심소재를 삼았으며, 여성을 전쟁의 중심인물로 등장시켰다. 그러므로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가부장적이며 남성중심의 전쟁연극이 아닌, 여성주의와 페미니즘이 강한 연극이었다. 특히 전쟁터에 남아있는 여인들을 ‘형이상학’이라고 불리는 장면은 여성주의와 페미니즘의 특징이 가장 많이 겸비되었고 그리고 여성이 원초적인 가치를 지닌 존재라는 사실을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본래 형이상학이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이 아닌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이며 철학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감자와 도토리 등 식량에 대해 이야기하는 여인들의 모습에서 철학적인 의미인 형이상학을 찾기는 어렵다. 오히려 그녀들은 식량을 찾으러 떠도는 화전민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쟁터라는 죽음이 오가는 공간에서 여인들은 아이를 낳고, 식량을 구하는 등 전쟁터를 삶의 공간으로 변화시켰다. 그러므로 눈에 보이지 않는 삶과 생명의 가치를 아는 여인들은 진정한 원초적 가치를 지닌 형이상학이다.


  그러나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여성의 원초적인 가치만 고려하였을 뿐, 다른 가치들은 고려하지 않았다. 여성들이 연극의 흐름을 이끌어나갔으나,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의 등장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죽음을 맞이했다. 이는 여성이 삶을 지탱해줄 수 있는 근본원인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여성의 희생이 필요하다는 모순을 의미한다. 그래서 여성의 원초적 가치를 현실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성의 희생이 자생적인 동역학이 되어야한다. 그러므로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모순적인 여성주의와 페미니즘 특징을 지녔다.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등장인물을 통해서 다양한 상징성들도 드러냈다. 왕위에 오르기 위해서 도련님은 ‘열매론’과 ‘개짐론’ 등 허상을 이야기한다. 이는 민심을 조작하기위해 신화와 현실을 대립시키며, 허위의 이데올로기를 만드는 권력자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가 만든 열매론은 현실을 압박하는 상징적 구조에 불과했다. 그러나 권력체제에 사로잡혀 자신의 어머니를 죽이면서 열매론을 실천하는 도련님의 상황은 풍자와 비판, 통렬한 비극을 상징한다. 그리고 독선생과 늙은 유자와 문관은 권력에 사로잡혀 진실을 부패하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방관자의 입장으로 진실을 부패하고 외면하기보다는, 권력의 일부를 손에 넣기 위해서 헛된 세계관을 만들며 진실 위조하는 인물들이다. 그리고 위조 된 진실 속에서 죽임을 당하는 여성들과 여성들을 죽이려하는 군사들은 권력으로 인해 눈과 귀를 막은 희생자를 상징한다. 다만 죽임을 당한 여성들은 권력으로 인한 타의적인 희생자였으면, 여성을 죽인 군사들은 권력에 굴복하고 스스로 비극을 만드는 자의적인 희생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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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은 피를 남기고, 여성의 피는 생명을 남긴다.”


 연극의 마지막장면에서 매지는 피 묻은 개짐을 흔들며 전쟁터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은 단순한 죽음이 아니다. 그녀는 광폭한 권력사이에서 삶과 생명을 잉태하기위해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러므로 그녀의 죽음은 백기를 드는 항복이 아니다. 그녀가 맞이한 죽음은 고통을 감수하고 삶과 생명을 세상을 향해 보여주기 위한 원초적이며 진리적인 형이상학적인 죽음이다. 김지훈 작가는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을 모성에서 길을 찾는 연극이라 이야기하였다. 그의 말대로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 희생자를 비롯한 비극을 낳기보다는, 모성을 통해 생명이 탄생하고 미래에 있을 희극의 신호탄을 울리는 연극이다.



 남성-전쟁을 연관시키고 그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연극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은 낯선 연극에 해당될 것이다. 그러나 페미니즘과 모성애 등 여성의 소재로 흥미있으면서 진정성있는 연기를 보여준 연극<전쟁터를 훔친 여인들>처럼 수많은 연극들이 기존의 틀을 깨고 나아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여 연극 문화에 큰 활력을 넣었으면 한다.


[차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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