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 여기 있어요.' - 제 19회 서울인권영화제 [문화전반]

글 입력 2015.03.2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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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인권영화제는 인권 감수성 확산을 위해 인권 영화를 누구에게나 무료로 상영하고 있는 대한민국 비영리 영화제이다. 내가 참여하였던 19회 서울 인권영화제는 2014년 5월 22일에 개최되어 25일까지 3일간 진행하였고, 총 26편의 다양한 시놉시스의 영화를 상영하였다. 상영장소는 대학로의 상징인 서울 마로니에공원과 내부 건물의 지하 다목적홀에서 진행되었다. 영화제가 대관없이 야외인 마로니에 공원에서 진행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는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기 위해 어떠한 심의, 추천, 등급 분류를 거부하기 때문에 더 이상 영화관을 대관할 수 없어 2008년부터 거리에서 상영을 하고 있는 것이라 한다. 이러한 상영 형태의 모습에서부터 인권영화제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에게 제 19회 서울인권영화제의 가장 큰 인상점을 말하라면, 나는 이 영화제의 슬로건은 '나, 여기 있어요'를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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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를 부르는 수많은 이름들이 있어요

여기 , 저기, 거기에 수많은 이름의 '나'들이 있겠지만

있어요 나는 여기에, 나에겐 거기에 당신에겐 여기 있듯이 .



서울인권영화제의 이 슬로건은 이 영화제의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다.

나를 부르는, 나를 얽매고 있는 수많은 이름들의 존재속에 진정한 '나' 자신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영화제의 지향점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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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회 서울인권영화제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실시하여 영화를 야외에서도 상영하였는데, 이러한 특징이 인권영화제를 모르던 많은 행인들의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어 매우 좋았다. 

또한 영화상영 뿐 만이 아니라 인권과 관련하여 많은 볼거리, 배울거리를 제공해주었다. 따라서 나에게 서울인권영화제는 다채로움을 지닌 영화제로 다가왔다.

대학로의 상징인 마로니에 공원에서 실시하여 젊은이들의 활기참을 느낄 수 있었다. 영화를 보러오신 분들, 인권영화제를 위해 열심히 봉사해주시던 봉사자분들, 그리고 주변에서 공연을 하던 많은 아티스트분들. 이러한 모든 것이 합쳐져 나는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자유로움과 따뜻함,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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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뱃 속 아기는 잘 자라고 있나요? >

작년, 처음으로 서울인권영화제에 참여했던 내가 보았던 영화는 '뱃속 아기는 잘 자라고 있나요?' 이다. 이 영화는 인도 사회를 배경으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은 대리모들의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내가 영화를 보면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바로 '대리모 중개인' 이라는 것의 존재였다. 이들은 마치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처럼 고객을 한명이라도 더 끌어모으려듯 인도 여성을 대리모로 데려가기 위해 온갖 현혹의 말을 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혹에 빈민가의 여성들은 조금의 돈이라도 벌기 위해 대리모의 길을 택한다. 영화 속 이러한 모습에서 여성의 자궁이 하나의 상품으로 깊이 자리 잡고 있는 인도 사회의 가슴 아픈 현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또한 영화에서는 대리모들이 속하는 빈민 계층의 의료환경이 매우 취약하여 제대로된 치료와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한 대리모 여성의 말을 들어보면, 만약 대리모로서 임신을 하던 아이가 잘못될 경우 모든 것은 대리모의 탓이 되며, 이 후의 치료는 전혀 신경을 써주지 않는다고 한다. 대리모로 아이를 임신을 할 때는 비타민제, 온갖 주사등 많은 처방을 내려주지만 그것은 자신의 아이가 아닌 그들의 아이였기 때문이였다고 말한다. 정작 본인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을 때 병원에 단 한번도 가지 않고 집에서만 아이를 낳았다고 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빈민층의 의료복지는 매우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불임클리닉의 문제점을 그려내고 있는데, 클리닉은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이후 치료를 원해도 연락조차 되지 않으며 대리모 시술이 끝나고 난 뒤에는 몸이 안좋아도 신경을 써 주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절대 대리모들에게 외출을 허용하지 않아서 임신을 하고 있는 동안 실제 자식들이 보고싶어도 집에 갈 수 없다고 한다. 이 클리닉안에서의 대리모들의 삶은 매우 획일적이다. 대리모들은 클리닉에서 짜여준 대로 먹고, 자고 생활할 뿐이다. 그러나 만약 대리모로서 품고 있던 아이가 잘못되면 클리닉에서는 무조건 그 책임을 대리모들에게 전가하고 그 이후의 치료나 처방에 대해서는 아예 취급을 하지 않는다. 


이 영화를 보면서 나는 인도 사회에서 대리모들의 인권은 비참할 정도로 무너져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적어도 영화 속에서 내가 보고 느낀 그녀들의 인권은 돈, '자본'이라는 것에 짓눌려 그 가치를 잃어가고 있었다. 상품성을 지닌 하나의 기계가 아닌, 진정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이것이 바로 그녀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자 당연한 것인 그녀들의 '인권'일 것이다.


'뱃속 아기는 잘 자라고 있나요?' 영화는 우리에게 한 번 쯤 생각해보아야 할 논제를 던져주는 영화였다. 따라서 이 영화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영화가 우리 한국 사회에게 던져주는 의미도 매우 클 것이라고 바라본다.






이렇듯 인권영화제에서는 인권이라는 것의 중요성과 그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짚어주고 있다. 책상에 앉아 수업시간에 이론으로 들으며 배우는 것보다, 실제로 다양한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직접 담긴 영화로 사람들의 이야기를 느껴보니 그 가슴 아픈 현실이 나에게 더욱 더 깊이 다가왔다. 나에게 우리 사회에 대해서, 사람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인권'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배움과 깊이 있는 생각을 안겨준 서울인권영화제에 나는 매우 고마움을 느낀다. 



<이미지, 동영상>

서울인권영화제 홈페이지- http://www.hrffseoul.org/ 

사진(연합뉴스)- http://entertain.naver.com/read?oid=001&aid=0006920143 



[임수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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