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문득 사람이 그리운 날엔 시를 읽는다. [문학]

글 입력 2015.03.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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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주는 23살 기념 생일

선물!

이었다. 이책은



 입시 준비를 하면서 갖게 된 가장 큰 불만은 시에 밑줄을 치고 형광펜을 긋는 것이었다. 그리고 화자, 배경, 시점에 대해 문제를 푸는 것이었다. 도대체 시인이 어떤 생각으로 글을 쓴지도 모르면서 그것에 대해 평가하고 밑줄을 친다는 것일까? 시에서 어느 한 글자 쉽게 쓴 것이 없을 텐데, 왜 ‘꽃’은 중요하며 ‘꽃’을 표현하는 ‘흩날리는’과 같은 수식어구는 중요하지 않은 것일까? 매번 그것이 불만이어서 어느 날은 국어 선생님께 따진 적이 있었다. 선생님은 ‘시에 관해 문제를 푼다는 것은 참 안타깝지만, 그래도 너희가 시를 읽게 되어 다행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씁쓸하지만 현실이었다. 시험이 아니었다면 공부에 찌들었던 내가 시를 읽을 수는 있었을까?


  입시 속에서 그나마 재미를 주었던 건 '언어 영역 - 운문 부분'이라고 쓰여있던 문제집 한 권이었다. 다른 문제집과 다르게 그것은 나를 설레게 했는데, ‘오늘은 어떤 좋은 시를 발견할 수 있을까?’라며 항상 마음이 두근거렸다. 좋은 시를 발견하면 천천히 음미해보고 이내 곧 그것을 포스트잇에 적어 책상에 붙여 놓았던 것 같다.


  그것이 습관이 되어 시를 찾아 읽었다. 시인이 시집에 실은 시이기에 어느 하나 안 좋은 것은 없겠지만, 내 입맛에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으로 나뉘었고, 어딘가에 적히거나 고이 남게 되었다. 그래서 이름이 모를 시인이라도 100편의 시 중에 내 맘에 드는 몇 편을 위해 시집을 읽었다. 그 몇 편의 시를 찾음에 기분이 좋았다.


  그런 것을 알기에 주변 사람들이 000이 좋아하는 시집 모음 선을 자주 선물로 주곤 하였는데, 어쩐 지 그곳에서도 내 입맛에 맞는 걸 찾기란 힘들었다. 그리고 그 000은 시에 줄곧 자신의 의견을 달아주었는데, 나는 그것이 있는 것보다 없이 나 혼자 생각하는 것이 더 즐거웠다.


  이렇게 까다로운 시찾기를 하다가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실 내 입맛엔 이 책의 시가 다 맞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입맛에는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번 추천해보고 싶다. 최소한 나와 같은 입맛의 사람에게는 아주 잘 맞는 음식이 될 것 같으니, :)


내 포스트잇에는 다음과 같은 시들이 적힐 예정이다.


기대어.PNG

딸을 위한 시.PNG

방문객.PNG

조용한일.PNG


  행복한 주말을 보냈으리라 믿고 다시 힘찬 월요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잠시나마 글을 읽고 싶다면, 무언가 감동을 얻고 싶다며 시집 한 권을 들고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나의 마음에 맞는 한 가지 시가 하루를 색다르게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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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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