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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의친구들영화제 
-니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추천작 좀 가지고 와 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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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소개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의 대표적 영화축제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어느 때보다 의미가 깊은 이번 영화제는 2015년 1월 15일부터 2월 15일까지 열리며, 18명의 친구들이 선택한 영화를 포함해 모두 23편의 작품들을 상영합니다. 찰리 채플린의 <시티 라이트> 연주상영과 함께 시작하는 이번 “10주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시네마테크를 사랑하는 친구들의 뜨거운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이번 영화제는 전부 다섯 개의 섹션으로 꾸려 보았습니다. 먼저 ‘친구들의 선택’ 섹션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박찬욱, 변영주, 봉준호, 오승욱, 이해영 감독, 그리고 류승완 감독과 강혜정 PD 등 든든한 친구들이 <천국의 문>(디렉터스컷), <델마와 루이스>, <조디악> 등 흥미로운 목록을 보내왔으며, 지난 9년 동안 친구들 영화제의 개막식 사회를 맡아 주었던 권해효 배우도 추천작 <인톨러런스>와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또한 언제나 좋은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한예리 배우가 <퐁네프의 연인들>을 추천하였으며,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박해천 교수, 음악뿐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뮤지션 성기완 씨도 서울아트시네마를 찾을 예정입니다.

특별히 ‘친구들 영화제’ 십 주년을 맞아 준비한 섹션은 ‘비평가의 선택 - 나는 왜 이 영화를 주목하는가?’입니다. 김영진, 정성일, 한창호 평론가가 지난 십 년간 발표된 작품 중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을 두 편씩 선택한 이번 섹션은 세계 영화계의 최신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평론가들의 깊이 있는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자리입니다. 최근 크게 주목 받은 벤자민 나이스타트의 <폭력의 역사>, 다큐멘터리의 문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리바이어던>, 파올로 소렌티노의 초기작 <가족의 친구> 등 여섯 편의 주목할 만한 동시대 작품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거친 배창호 감독의 <꼬방동네 사람들>이 연출 의도에 가장 가까운 영상으로 관객들과 새롭게 만날 예정이며, ‘관객들의 선택’ 상영작인 <허공에의 질주>는 리버 피닉스가 위태로우면서도 눈부신 십대의 모습을 연기한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시네마테크의 선택’ 상영작인 <앙리 랑글루아의 유령>은 지난해 탄생 100주년을 맞았던 랑글루아의 삶과 시네마테크 프랑세즈의 비밀스러운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입니다. 

시네마테크 서울아트시네마가 개관 13년을 맞는 2015년은 서울아트시네마에게 또 다른 출발의 해입니다.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이 변함없이 보내주는 든든한 우정과 함께 계속해서 영화의 우정을 나누겠습니다. 희망에 가득찬 기운과 함께 “10주년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에 영화의 친구들을 초대합니다. 


▣ 2015 시네마테크의 친구들의 선택작 

1. 영화감독 박찬욱의 선택작 <천국의 문>(디렉터스 컷) / 마이클 치미노
2. 영화감독 변영주의 선택작 <부퍼의 계곡에서> / 아모스 기타이
3. 영화감독 봉준호의 선택작 <조디악> / 데이빗 핀처
4. 영화감독 부지영의 선택작 <블러드 심플> / 조엘 코엔, 에단 코엔
5. 영화감독 오승욱의 선택작 <로트나> / 안제이 바이다
6. 영화감독 이해영의 선택작 <가르시아> / 샘 페킨파
7. 배우 권해효의 선택작 <인톨러런스> / D. W. 그리피스
8. 배우 한예리의 선택작 <퐁네프의 연인들> / 레오 카락스
9. 제작자 김조광수의 선택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 스탠리 큐브릭
10. 제작자 강혜정, 영화감독 류승완의 선택작 <델마와 루이스> / 리들리 스콧
11. 교수 박해천의 선택작 <플란다스의 개> / 봉준호
12. 뮤지션 성기완의 선택작 <나의 아저씨> / 자크 타티
13. 영화감독 연상호의 선택작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 곤 사토시
14. 영화평론가 김영진의 선택 <공포의 역사> / 벤자민 나이스타트, <상그레> / 아마트 에스칼란테
15. 영화평론가 정성일의 선택 <리바이어던> / 루시엔 카스탱-테일러, 베레나 파라벨,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 왕빙
16. 영화평론가 한창호의 선택 <가족의 친구> / 파올로 소렌티노, <토니 마네로> / 파블로 라라인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가 10주년을 맞았다. 좋은 작품을 스크린에서 만날 수 있게 되는 것은 언제나 기쁘다. 뜻깊은  작품들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게 된 좋은 기회에 그 중 가장 만나보고 싶었던 두 편의 작품, <퐁네프의 연인들>과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을 감상하고 왔다. 영화제에 소개된 각각의 영화마다 어떤 감상을 느낄지는 작품에 따라서, 또 영화제에 발걸음을 한 사람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작품, 좋은 영화를 만나러 갈 때의 설레임과 두근거림은 모두 같지 않을까. 그런 두근거림이 전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영화제에서 만난 두 편의 영화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퐁네프의 연인들
<예고편>


1991년 영화
 파리 센느강의 아홉 번째 다리 퐁네프. 사랑을 잃고 거리를 방황하며 그림을 그리는 여자 ‘미셸’, 폐쇄된 퐁네프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난 그녀가 삶의 전부인 남자 ‘알렉스’. 마치 내일이 없는 듯 열정적이고 치열하게 사랑한 두 사람. 한 때 서로가 전부였던 그들은 3년 뒤, 크리스마스에 퐁네프의 다리에서 재회하기로 하는데...
개봉일: 1991년 10월 16일 (프랑스)
감독: 레오 카락스
상영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상영 시간: 126분

 세기의 사랑이라고 해서 마냥 아름답고 화려한 것을 상상했다면 절대 아니다. 알렉스와 미셸이 가진 것은 퐁네프라는 다리 위에서의 삶, 고작 그것 뿐이다. 
 알렉스는 다리를 절고, 미셸은 시력을 잃어가고 있다. 미셸의 그림에 그려진 것이 자신임을 알아챈 알렉스가 미셸에게 그림을 달라고 하면서 그들의 인연은 시작된다. 
 알렉스는 미셸을 곁에 두기 위해 미셸의 아버지가 붙인 그녀를 찾는 전단지를 뜯고 불태우기도 하고, 미셸이 돈이 담긴 통을 보며 무엇을 할 지 행복한 상상을 하고 있으면 몰래 위치를 바꾸어 강물에 돈을 떨어뜨리게 하기도 한다. 오직 곁에 있고 싶은 사랑, 이것이 다리 위의 삶 외에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알렉스가 그녀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찌질하고 못났다 - 그렇지만 그것도 사랑이다. 무려 그것이 세기의 사랑이다.
 이 영화에는 알렉스와 미셸이 파리 혁명 200주년 기념 불꽃놀이가 있는 날, 다리 위에서 터지는 불꽃 사이사이로 미친 듯이 춤을 추는 명장면이 있다.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면서도 모든 메세지를 효과적으로 압축해 놓은 장면이기도 하다. 그들의 몸짓은 마치 광인의 움직임과도 같고, 열정적으로 사랑하는 연인들이기도 하며, 다리 위의 삶을 사는 이들의 절규이기도 하다. 갖가지 감정과 사연이 섞인 그들의 몸짓을 보면 왠지 모를 감동에 휩싸인다.  

2월 8일 일요일에 퐁네프의 연인들 상영 후 배우 한예리씨와의 시네토크가 진행된다고 한다. 이 영화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더 좋은 생각을 만나보고 싶다면 시네토크에서 한번 들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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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 곤 사토시의 작품이다. 곤 사토시는 파격적이었던 데뷔작 <퍼펙트 블루>를 시작으로 <천년여우> ,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TV시리즈 <망상대리인>, <파프리카>와 같은 작품들로 사랑받은 감독이다. 심리 스릴러물로 큰 인기를 얻었으며,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과 같은 따뜻한 작품도 남겼다. 미개봉작인 <꿈꾸는 기계>를 작업하던 중 췌장암이 발병해 2010년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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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2003년 영화
모든 것을 체념한 인생들에게 예쁜 아기와 함께 크리스마스 기적이 찾아옵니다. 까칠한 아저씨 긴과 여자를 꿈꾸는 남자 하나, 십대 가출 소녀 미유키는 하루하루 대충~살아가는 홈리스들. 흰 눈이 내리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에도 언제나처럼 쓰레기를 뒤지던 그들은 버려진 아기 ‘키요코’를 발견하게 된다. 키요코가 하늘이 보내준 천사라 생각한 홈리스 트리오는 아기천사에게 따뜻한 집을 찾아주겠다는 불타는 사명감으로 길을 나선다. 그러나 일은 꼬이고 꼬여 되려 키요코가 유괴 되고 마는데!! 긴, 하나 미유키는 성공적으로 아기천사를 부모님의 품에 안겨줄 수 있을까? 그리고 어느새 찾아온 크리스마스의 기적으로 트리오의 인생에도 희망이 빛이 드리우게 될까?
개봉일: 2003년 11월 8일 (일본)
상영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 시간: 97분
원작: 곤 사토시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의 원제는 <도쿄 갓 파더>(동경대부)로, 심리 스릴러물로 인기를 얻었던 곤 사토시의 작품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따듯한 인상을 주는 드라마 애니메이션이다. 
 
-1월 31일(토)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 상영 후 있었던 연상호 감독과의 시네토크에서의 이야기.

시네토크에서 연상호 감독은 곤 사토시 감독의 많은 작품 중 굳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연상호 감독은 이 작품이 '시나리오 작가로서 하지 말아야 할 것만 가지고 쓴 시나리오'라고 했다. 누가 들으면 비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것은 대단한 칭찬이었다. 영화는 내내 우연과 기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그것이 전혀 이상하거나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그만큼 굉장히 섬세하고 잘 짜여진 수작이다. 실제로 곤 사토시 감독은 '우리가 긴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우연과 그런 우연이 만들어낸 기적을 만날 것이고, 그것을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한다면...'하는 생각에서 착안해 이러한 시나리오를 쓰게 되었다고 한다. 

시네토크에서는 곤 사토시에 대한 비판도 언급되었다. 곤 사토시 감독은 생전에 사실적 시나리오로 실사영화가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만든다는 비판을 종종 받았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애니메이션적 사실주의'라는 개념을 언급했다. 전혀 다른 질감의 영상언어를 사용하는 만큼, '사실적이다'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재미있는 아이러니가 발생하는데, 영화 내용은 전혀 사실적이지 않지만 우리는 애니메이션이라는 영상언어의 표현을 통해서 이것이 '사실적이다'라고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엔딩크레딧의 춤추는 빌딩은 마치 영화 전반에서 지켜온 애니메이션적 사실주의와 그에 관한 비판을 비웃으며 풍자하는 듯도 하다. 
<엔딩크레딧>


이 수많은 우연의 연속에도 불구하고 느껴지는 자연스러움에는 세심한 배려또한 한 몫을 하고 있다. 시나리오 상에서 그저 쓰고 버릴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앰뷸런스가 충돌하는 장면 다음에는 꼭 운전사가 무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지나간다. 또한, 정말 짧게 등장하는 병원의 의사 캐릭터 같은 경우에도 그의 의족을 보여주며 캐릭터가 영화 안에서 자신의 깊은 세계를 가질 수 있도록, 관객이 그 캐릭터의 세계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섬세한 연출적 표현 또한 재미있는 부분인데, 배경이라는 부수적 요소를 상황과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극중 캐릭터인 긴이 청소년들에게 구타당하는 장면에서는 배경에 등장하는 건물 창문의 빛이 대전게임 캐릭터의 체력 바 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극 중 인물이 슬퍼하면 배경이 T자 모양을 이루고 있어 마치 우는 이모티콘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모여 잘 짜여진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이라는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만큼 굉장한 배려와 노력이 돋보이는 작품이었고, 이런 수작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어 기뻤다. 게다가 이 작품은 시네마테크의친구들영화제 최초로 추천된 애니메이션 작품이라고 한다. 10주년의 <크리스마스에 기적을 만날 확률>을 계기로, 앞으로도 영화제에서 이렇게 좋은 애니메이션 작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영화제의 진정한 의미 
연상호감독은 아직 곤 사토시의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정말 부럽다!', '나는 이제 더 보고싶어도 볼 게 없는데, 이제부터 보면 되잖아요!'
2010년 곤 사토시 감독의 죽음은 연상호감독에게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죽음 이후로 두번째로 기억되는 영화감독의 죽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연상호 감독에게 곤 사토시는 특별한 존재로 자리매김한 듯 하다. 

연상호 감독과의 시네토크는 굉장히 인상적이고 좋은 시간이었다. 시네토크에서 분명 영화에 대해서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고 디테일한 부분, 짧은 신의 의미에 대해서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것들보다도 시네토크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은, 연상호 감독이 '이 작품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곤 사토시 감독의 다른 작품도 얼마나 좋아하는지'에 대해서 순수하게 관객들에게 이야기해 준 것이었다. 작품의 디테일을 공유하고 그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곤 사토시 감독과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에 좋은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이 그렇게까지 사랑하는 곤 사토시 감독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을 내게 심어준 시간이, 정말 감사했다. 

 분명히, 영화제에 소개된 다른 모든 작품들도 그러할 것이다. 누군가에게 '특별한' 영화다. 나의 어느 특별한 순간에 나의 특별한 영화가 있었듯이, 그들에게는 그들 나름의 특별한 이유와 영화가 있다. 그런 작품들이 추천을 통해 시네마테크의친구들영화제에서 상영되고 있다. 그리고 추천된 작품들의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명작들이다. 그러니 서울아트시네마로의 발걸음이 나에겐 곧 보장된 행복일수밖에! '시네마테크의친구들영화제'가 당신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의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남은 시네토크 일정 확인

강혜정, 류승완 시네토크 2월 1일(일) 2시 <델마와 루이스> 상영 후
봉준호 시네토크 2월 1일(일) 6시 <조디악> 상영 후
정성일 시네토크 2월 7일(토) 4시 <광기가 우리를 갈라놓을 때까지> 상영 후
한예리 시네토크 2월 8일(일) 1시 <퐁네프의 연인들> 상영 후
박찬욱 시네토크 2월 8일(일) 4시 40분 <천국의 문(디렉터스 컷)> 상영 후
오승욱 시네토크 2월 14일(토) 3시 30분 <로트나> 상영 후
이해영 시네토크 2월 14일(토) 6시 40분 <가르시아> 상영 후
김영진 시네토크 2월 15일(일) 3시 30분 <공포의 역사> 상영 후
박해천 시네토크 2월 15일(일) 6시 30분 <플란다스의 개> 상영 후(with 함영준 커먼센터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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