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에 플러스알파(+α)를 더하다 - 국내 창작 오페라 [루갈다] 리뷰

글 입력 2014.05.15 11:55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성악과 기악, 작곡, 연기, 무대의상, 문학, 무대장치, 무용 등이 모든 예술적인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오페라는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불린다.
, 작곡, 연기, 무대의상, 문학, 무대장치, 무용 등이 모든 예술적인 요소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오페라는 흔히 종합예술이라고 불린다.
순수 국내 창작 오페라인 <루갈다>는 여기에 플러스알파(+α)를 더한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2014-05-15 11;58;28.jpg
 
호남오페라단 창작의 오페라 <루갈다>1800년대 초남이(현 완주군 이서면 초남이)에서 동정부부로 신앙을 지켜온 유중철 요한과 이순이 루갈다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이다. 주인이순이 루갈다와 유중철 요한은 실존 인물로 신앙을 위해 동정을 지키기로 신께 서원하여 세간의 이목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형식적인 혼인을 하고 신유박해로 생을 다할 때 까지 오누이처럼 지낸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반도에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던 시기의 교인들에게 가해졌던 박해와 이에 굴복하지 않고 죽음까지 불사하며 신앙을 지킨 천주교 초기 순교자의 모습을 담고 있다.
 
2014-05-15 11;59;38.jpg

 
막이 열리고 무대 위로 등장한 한복을 입은 배우들의 모습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진다. 풍부한 공명의 곱고 다듬어진 소리를 기대했던 관객들의 예상과는 달리 구성진 노래 가락이 극의 시작을 알린다. 판소리의 창, 한국 무용, 전통국악기의 소리는 관객들로 하여금 오페라공연에 와있는지 창극공연 와있는지 모를 묘한 기분이 들게 하며 국내 창작 오페라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극 스토리의 주를 이루는 종교라는 소재가 주는 엄숙함과 장엄함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과 함께 신유박해라는 어두운 시대적 배경 탓에 극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무겁지만 요한과 루갈다의 혼인식 장면에서의 전통국악기의 신명나는 소리와 혼인이라는 경사를 축하하는 잔치라는 배경적 소재가 주는 흥겨움이 극의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장면을 통해 짧게나마 한국 전통혼례 예식을 엿볼 수 기회와 한국적인 흥을 느낄 수 있는 재미까지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오페라 <루갈다>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4막에 유중철 요한과 그의 아버지 유항검의 종교 탄압을 받아 옥에 갇혔을 때 교인들과 함께 부르는 옥중기도합창이다. 무대는 물론 2층 발코니석까지 꽉 채워 선 출연자들의 합창소리가 오페라극장을 가득 채우며 울려 퍼지는데 순간 고성당(古聖堂)에 와있는 듯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가 관객을 압도한다.
 
합창장면에서의 웅장함은 감탄을 자아내지만 오페라 <루갈다>를 대표할 만한 아리아의 부재는 아쉬움이 남는다. 극에서는 종교탄압이라는 고난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는 주인공의 숭고한 모습이 대부분 신에게 기도하는 장면을 통해 묘사되는데 기도문 형식이 주를 이루는 주인공의 아리아는 그 멜로디나 분위기가 근중하고 경건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는다. 공연이 끝나고 나서도 기억에 남는 캐치한(catchy 귀를 잡아끄는) 멜로디가 없어 드라마적인 요소를 많이 갖춘 스토리임에도 불구하고 단조롭게 느껴진다는 것과 종교적 색채가 강해 신자가 아닌 대중들이 <루갈다>의 스토리에 얼마나 공감하고 빠져들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 것은 오페라 <루갈다>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보인다.
 
2014-05-15 11;59;21.jpg

 
기존의 오페라의 형식에 한국 무용, 판소리의 창, 국악과 같은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해 국내 창작 오페라만이 가질 수 있는 신선함으로 무장한 오페라 <루갈다>2014년 대한민국 오페라 페스티벌의 참가작으로 선정되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고 현재 2015년 가톨릭 교황청이 있는 이탈리아 로마 오페라하우스에 작품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심우영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15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