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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전시
[Review] 벽에서부터 경매장까지, 뱅크시는 무엇을 움직였나 - 뱅크시 특별전 'BANKSY: Still Here' [전시]
뱅크시의 작품은 벽에 그려진 순간 완성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때부터 시작된다. 누군가 발견하고, 사진을 찍고, 언론이 보도하고, 사람들이 작품의 의미를 두고 논쟁한다. 작품이 훼손되기도 하고 보존되기도 하며, 때로는 경매장으로 이동해 거대한 금액에 거래된다. 뱅크시의 작품은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움직이는 사건에 가깝다.
인간은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가진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동경하며 살아간다. 필자는 언제나 예술을 ‘하는’ 사람이고 싶었다. 창작자, 또 그들이 펼쳐낸 문화예술을 각자의 방법으로 향유하는 모든 이들을 예술가라고 정의한다면, 나는 어떤 예술가에 속할까. 예술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던 시절부터 이런 시답잖은 고민을 달고 살아왔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리고 그때마다
by
임지우 에디터
2026.08.18
리뷰
영화
[Review] 어디선가 셔터 소리가 들려와 - 여름의 카메라 [영화]
여름이 카메라에 담아내는 것
영화 『여름의 카메라』는 "첫사랑의 설렘과 아빠의 비밀이 필름 카메라 사진처럼 천천히 번져가는 퀴어 성장 무비"이다. 필름 사진들이 차례로 제시되며 영화가 시작된다. 어린 여름은 자라날수록 아빠의 카메라를 물려받게 된다. 일회용 카메라에서, 필름 카메라로…… 프레임 속에 장면을 담는 법, 시선을 담는 것을 자연히 배우며 여름은 성장한다. 그러나 아빠의 죽
by
양예지 에디터
2026.06.26
리뷰
영화
[Review] 여름을 담고, 사랑을 현상하며. - 영화 '여름의 카메라' [영화]
여름은 빛나는 사람들의 것이므로
첫사랑은 마음을 간질이는 단어다. 가슴 부풀어 오를 듯한 이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올라, 끝내 '좋아해'를 도화선 삼아 입 밖으로 터져 나올 것만 같다. 터져 나온 사랑의 언어들을 필름에 녹여내는 것, 이것이 <여름의 카메라>가 사랑을 조망하는 방식이다. 시놉시스 “너를 보면 셔터 소리가 들려”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던 ‘여름
by
노유나 에디터
2026.06.25
리뷰
도서
[리뷰] '타샤' 시리즈가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되기까지 - 타샤의 기쁨
전시장 출구를 나선 관람객들의 발길이 어김없이 머무는 곳이 있다. 바로 아트숍이다. 사람들은 엽서나 마그넷, 혹은 두툼한 도록이라도 하나 손에 쥐어야 비로소 관람이 끝났다고 느낀다. 눈으로 담은 무형의 여운을 어떻게든 내 일상으로 가져오려는 이 익숙한 마음은, 오늘날 우리가 예술을 즐기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듯 전시 굿즈 문화는 예술 경험을 물질화하는 소비 구조를 형성한다. 전시장에서 시작된 감동이 굿즈를 거쳐 책이라는 기록물로 이어지는 사슬은 오늘날 문화 소비의 전형적인 경로다. 이 사슬의 각 단계는 앞 단계의 정서를 물질화하고, 다음 단계의 소비를 자연스럽게 이끈다. 『타샤의 기쁨』은 이 구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예술 작품으로서의 층위, 문화 상품으로서의 층위, 정서적 경험으로서의 층위가 하나의 책 안에서 공존하며, 세 층위는 모두 '기쁨'이라는 단어로 수렴된다. 전시→굿즈→책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어떻게 하나의 기쁨으로 수렴되는지를 생각해 본다.
전시장 출구를 나선 관람객들의 발길이 어김없이 머무는 곳이 있다. 바로 아트숍이다. 사람들은 엽서나 마그넷, 혹은 두툼한 도록이라도 하나 손에 쥐어야 비로소 관람이 끝났다고 느낀다. 눈으로 담은 무형의 여운을 어떻게든 내 일상으로 가져오려는 이 익숙한 마음은, 오늘날 우리가 예술을 즐기는 또 하나의 중요한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듯 전시 굿즈 문화는
by
신동하 에디터
2026.05.2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방황이 아닌 방랑, 그것이 내 생명의 현상이기를. [버킷리스트]
방황이 아닌 방랑하는 삶에 대하여
버킷 리스트(Bucket List)는 죽기 전 꼭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의미한다. 나는 새해가 밝으면 일기장 맨 앞에 버킷 리스트를 적는 습관이 있다. 한 해가 저물기 전에 이루고 싶은 걸 정리하고, '버킷 리스트'라는 이름을 붙인다. 눈 깜짝할 새에 스물넷이 되었고, 해가 지날수록 성숙해지는 몸과 마음을 마주한다. 어쩐지 1월 1일이 되면 아무것도 변
by
전주현 에디터
2026.05.08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영원의 필름 - 한영원, 코다크롬 [도서]
미래가 없이도 지속될 필름 사진
너는 세계에서 만난 것 중 가장 참혹하지만 가장 다정한 현상. - 시인의 말 현상의 사전적인 의미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사물이나 존재가 바깥으로 드러나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외적인 모습을 뜻하는 ‘현상(現象)’, 그리고 노출된 필름이나 인화지를 약품으로 처리하여 상이 나타나도록 함의 ‘현상(現像)’이다. 이때 후자에 해당되는 ‘像’(모양 상)은,
by
양예지 에디터
2025.12.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는 것처럼, 그저 당연한 현상일 뿐이다. [영화]
우린 모두 부러운 삶을 살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새롭지만 익숙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가까운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 또는 그들을 향한 질투심, 그리고 돌아오는 자신에 대한 실망과 자책. 시작점을 알 수 없이 꼬여버린 내 모습을 매일 아침 마주하는 것이 한때는 견딜 수 없었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상충하는 시기에 내가 깨달아야 하는 것과 깨달음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by
강소정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연말을 앞두고 떠오르는 기억 [음악]
하현상의 <비행>을 들으며
그리움은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남긴 흔적 같다. 모든 과거가 그리움이 남기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를 그리워할 수는 없다. 그리운 시절을 말할 때 붙는 단어는 많다. 생각하다, 기억하다, 상기하다, 복기하다, 새기다 등. 나는 그들 중에서도 '떠오르다'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다른 단어와 다르게 '떠오르다'는 나의 의도와 무관하
by
박수진 에디터
2025.10.3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泫泫, 물방울에 맺힌 시선 – 김창열 [미술/전시]
투명한 물방울은 비워진 온몸에 모든 것을 담아낸다. 장력으로 응집된 무색무취의 방울은 빛과 그림자, 배경의 색과 질감에 관계없이 자연(自然)스럽게 그 자리에 존재한다. 어떤 건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생생하고, 어떤 건 멈춰 있는 듯 고요하다. 그리고 그 형태를 유지하던 물방울은 상처의 골을 만나면 마치 본래 그 자리를 알고 있었다는 듯 빈틈없이 그 자리를 메운다.
어쩌다, 무슈 구뜨 도(Monsieur goutte d'eau) 작가의 방은 전시 순서상 마지막에 배치되어 있긴 했지만, 가장 먼저 그곳에 들어갔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주말이라 전시장은 평소보다 북적였고, 시간의 여유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무작정 ‘김창열’의 이름이 크게 적힌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을 뿐이다. 결과적으로 ‘잘못 들어간’ 길이
by
백승원 에디터
2025.10.17
리뷰
공연
[리뷰] 재 위에서 피어나는 치유: 연극 '맆소녀'가 그린 급진적 회복의 서사
연극 ‘맆소녀’는 바로 이러한 복합적 폭력 구조 속에서 상처받은 존재들이 어떻게 진정한 치유에 이를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한국에서 인도로 파견된 소아과 의사 연영과 성폭력 트라우마를 겊고 있는 인도 소녀 까이의 만남을 중심으로, 이 작품은 '몸'과 '침묵'이라는 독특한 언어를 통해 언어로는 형언할 수 없는 폭력의 경험을 무대 위에 현현시킨다.
트라우마는 어떻게 치유될 수 있을까? 더 나아가 개인의 상처가 사회적 폭력 구조와 맞닿아 있을 때, 그 치유는 과연 가능한 것일까? 이러한 질문들은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가장 절실하면서도 복잡한 문제 중 하나다. 특히 성폭력과 같은 젠더 폭력이 단순히 개인적 차원을 넘어 종교적 권력, 근대적 의료 시스템, 그리고 식민주의적 시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할
by
신동하 에디터
2025.09.23
리뷰
전시
[Review] 현실과 직면하고, 이상을 담아내는 프레임 너머의 시선 : 포토북 속의 매그넘 1943 - 2025
누군가 주목하지 않고, 기록하지 않았으면 몰랐던 이야기가 이순간에도 일어난다.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는 사진가 협동조합으로, 193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사진 컬렉션을 비롯하여 소속 사진가들의 이야기가 기록된 아카이브를 전개한다. 그들이 기록한 사진은 실체적인 현상이자, 개인과 사회의 움직임을 포착한 동적인 이미지이고, 동시에 '포토북'이라는 하나의 물성으로 남겨진 역사의 총체이다. 이번 《포토북
by
안지영 에디터
2025.08.07
리뷰
공연
[Review]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는 방법 - SOUNDBERRY FESTA' 25 [공연]
무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준 사운드베리페스타 2025에 다녀오다
지난 7월 19일과 20일, 여름의 대표 뮤직 페스티벌 ‘사운드베리 페스타 2025’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둘째 날인 7월 20일 일요일에는 드래곤 포니, 오월 오일, 최예나, 루시, 하현상, 엔플라잉 등 쟁쟁한 아티스트들의 공연이 이어졌다. 평소 관심 있던 아티스트들을 하루에 모두 만나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감이 매우 커졌다. 사운드베리 페스타의
by
김지민 에디터
202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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