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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Review] 좀비보다 무서운 건 사람 - 파라노만 [영화]
공포를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다정한 <파라노만>의 악몽에 기꺼이 빠져보길 권한다.
공포영화의 매력은 롤러코스터 같은 짜릿함에도 있지만, 결국 우리가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들여다보게 만드는 것에 있다. 유령, 좀비처럼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괴물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공포'다. 영화 <파라노만>은 이 지점에 착안한다. 이 영화에는 유령, 좀비, 마녀가 등장하지만 가장 무서운 존재는 그들이 아니다. 오히려 두
by
채수빈 에디터
2026.08.2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어디에 두어도 그 사람인 사람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공연]
목화솜 같은 소리 사이에서 끝내 흐려지지 않은 것 - 희망 드림 넥스트 콘서트 스테이지 : 유다윤 '리뷰'
나는 잠시 잊고 있던, 아직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한 단어들의 조합을 서서히 떠올리기 시작했다. 목화솜을 비껴나가는 날카로운 잎사귀. 파도를 다 제쳐두고 수면 위를 뚫어져라 응시하는 사람. 1. 성당과 유머 바이올리니스트 유다윤 내가 이럴 줄 알았다. 딱 걸렸다. 이 사람아! 소리가 절로 나오는 것이다. 진작에 내 생각에 ‘확신’을 얻었어야 했는데. 나는 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8.18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노래하지 말고 제발 말로 하라는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 [공연]
대학로 대표 깔깔극의 귀환
* 본 리뷰는 뮤지컬 <웨스턴 스토리>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든 장르를 통틀어 가장 쓰기 어려운 장르는 무엇일까. 미스터리 추리물? 판타지? 아니, 사실 코미디만큼 쓰기 어려운 장르도 없다. 생판 모르는 남을 웃겨야 하는 만큼 치밀하고 교묘한 상황을 짜야 하기 때문이다. 웃기려고 던진 대사에 찬물을 끼얹은 듯 싸한 반응이 돌아오기도 하고, 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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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현진 에디터
2026.08.17
리뷰
도서
[Review] 안개 위의 방랑자, 그리고 텍스트라는 절벽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도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표지에 자주 쓰이는 프리드리히의 그림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를 매개로, 이미지와 텍스트가 인간에게 요구하는 서로 다른 상상력을 이야기한다. 그림은 완성된 풍경을 건네지만 텍스트는 독자가 스스로 지어내야 하며, 이 지어내는 노동이 인간 사고와 철학의 원초적 형태라는 개인적 결론에 이른다.
산 위의 방랑자, 차라투스트라를 만나다 저 멀리를 굽어보는 한 남자가 있다. 등을 돌린 채 바위산 꼭대기에 서서, 발아래 펼쳐진 안개와 산봉우리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카스파르 다비트 프리드리히가 1818년에 그린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다. 이 그림은 실제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표지로 쓰인 적이 있다. 바니스 앤드 노블(Barnes
by
김민주 에디터
2026.08.16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클래식 작품에서의 인종주의,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 ②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 속 오리엔탈리즘
①편에서는 스트라빈스키 〈페트루슈카〉와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등장하는 블랙페이스 등 인종주의 논쟁에 대해 알아보았다. ②편은 우리와 조금 더 연관되어 있는 작품을 다뤄볼 것이다. 바로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이다. 〈나비부인〉은 이탈리아의 작곡가 자코모 푸치니가 작곡한 오페라로,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초초상(나비라는 뜻을 지닌 일본어)’이라
by
최수인 에디터
2026.08.16
오피니언
문화 전반
[오피니언] 고강도 경쟁 사회에서 다양성과 인정의 사회로 가는 길 [문화 전반]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세계 10~12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춘 선진국에 진입했다. 절대적 빈곤이나 기근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가족 관계 역시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화목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행복의 질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OECD 회원국 중 행복지수는 수년째 최하위를 다투며, 전 세계로 대상을 넓혀도 바닥을 면치 못한다. "가난에서 벗어나 물질적 풍요를 이루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발전주의적 신화가 완벽히 파산한 셈이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 세계 10~12위권의 경제 규모를 갖춘 선진국에 진입했다. 절대적 빈곤이나 기근에서 벗어난 지 오래며, 가족 관계 역시 타국 대비 상대적으로 화목한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국민들이 체감하는 행복의 질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OECD 회원국 중 행복지수는 수년째 최하위를 다투며, 전 세계로 대상을 넓혀도 바닥을 면치 못한다. "가난에서
by
신동하 에디터
2026.08.16
리뷰
영화
[Review] 폭력 대신 말로 하면 좀 좋아? - 파라노만 [영화]
이 영화, 좀비보다 어른들 말이 더 안 통한다
* 본 글은 영화 <파라노만>에 대한 전반적인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 스톱모션이라는 손끝의 예술 초등학생 때 친구와 함께 찰흙을 빚어 핑구를 닮은 인형을 만든 적이 있다. 책상 위에 세워두고 한 컷씩 자세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완성한 이야기는 삼 분도 되지 않았지만, 둘이 힘을 모아 뭔가를 끝냈다는 사실 하나로 뿌듯했다. 그 기억
by
최은파 에디터
2026.08.1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PUT YOUR PHONE DOWN [음악]
힙합 아이돌을 원하게되는 과정에 대한 고찰
힙합 아이돌의 재등장 아이돌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가 존재한다. 반짝거리는 외관에 보컬과 퍼포먼스로 꽉 차있는 무대. 아이돌은 오래전부터 음악으로만 소비되는 존재가 아니었다. 음악은 물론 비주얼, 서사, 세계관, 콘텐츠 그리고 팬덤까지 촘촘하게 엮인 하나의 문화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아이돌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힙합과
by
문아휘 에디터
2026.08.14
리뷰
PRESS
[PRESS] 그림이 남겨둔 자리 - 그림 속 철학 풍경 [도서]
벨라스케스, 마그리트, 마네의 그림으로 읽는 푸코의 철학
대학 시절, 미술사 수업에서 감상문을 제출해야 했을 때 나는 “전시장에 있는 현대 미술작품에서 보다 미술관 건너편의 와플 집에서 더 큰 감동을 느낀 것 같다”고 적었다. 과장이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즉각적으로 그 의미를 파악하기 어려운 작품, 얼핏 보기에는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는 작품은 내게 그리 반가운 대상이 아니었다. 긴 설명이 붙은
by
김승아 에디터
2026.08.13
리뷰
영화
[Review] 미래를 본다는 것은 미래를 아는 것일까? - 드로스테 저편의 우리들 [영화]
2분 후의 나에게
가끔 꿈에서 봤던 장면을 현실에서 마주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팔 한쪽에 소름이 돋으며 “나 지금 이 순간을 꿈에서 봤어”라고 말할 때면 마치 미래를 보는 예언자가 된 듯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누구든지 어디서나, 뭐든지 할 수 있는 요즘 세상에 단 한 가지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시간’이다. 광활한 우주의
by
이상아 에디터
2026.08.11
리뷰
PRESS
[PRESS] 검정과 회색만 같은 사람, 기쁨보다 슬픔을 닮은 사람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 이승원 & 아나스타샤 코베키나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
월요일 전날에는 쇼스타코비치가 필요하다 - 2026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이승원 & 아나스타샤 코베키나 with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프리뷰
내게는 물론 기쁜 일이지만서도, 이런 의문을 피할 수 없었다. 왜 쇼스타코비치였을까? 그냥 대놓고 잘 보이려 할 수도 있었을 텐데. 대체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을 수 있는, 따뜻한 맛의 프로그램을 고를 수도 있었을 텐데. 왜 클로징 콘서트를 ‘All Shostakovich’로 채워두었을까? 당신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를 아시는가? 내 질문은 클래식에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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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8.10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미술/전시]
"인간과 환경, 건축과 신체, 내부와 외부를 분리된 범주로 고정하는 대신, 서로 침투하고 순환하며 끊임없이 변형되는 관계의 장"
전혜주의 《엔도스코피아》는 몸을 바라보는 익숙한 방식을 다시 묻게 하는 전시다. 리플렛은 이번 전시를 "인간과 환경, 건축과 신체, 내부와 외부를 분리된 범주로 고정하는 대신, 서로 침투하고 순환하며 끊임없이 변형되는 관계의 장"으로 설명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각각의 대상을 새롭게 정의하는 일이 아니라,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있
by
신수빈 에디터
2026.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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