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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한국 근대미술과 우연을 가장한 만남 [미술/전시]
미술관에서 우연히 마주친 파란 그림 하나가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설명할 수 없는데 자꾸 보게 되는 그 감각. 그것이 1950년대 후반 한국 모던아트협회의 작가들을 찾게 만들었고, 흰색의 무게, 지워진 얼굴, 기하학 안에 담긴 신앙을 만나면서 추상이 시간을 넘어 나에게 닿는다는 걸 알았다.
어느 날, 나는 김환기의 〈산울림 19-II-73#307〉을 마주쳤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미술관이었고, 나는 그저 미술 교과서에서 봐왔던 박수근, 이중섭의 작품이나 찾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커다란 파란 액자 하나가 내 발걸음을 붙잡았다. 수없이 많은 색점들, 그리고 그것들을 겹겹이 둘러싸며 퍼져나가는 파동 같은 흐름. 뭔지 설명할 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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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 에디터
2026.02.19
리뷰
도서
[리뷰] 끊어진 한국 미술사의 허리를 잇는 법 - 책,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우진영의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는 바로 이 파편화된 거울 조각들을 ‘잇기’라는 미학적 바느질을 통해 하나의 서사로 봉합하려는 시도다. 저자는 100여 년 전 경성의 화가들이 내뱉은 숨결이 어떻게 오늘날 서울의 캔버스 위로 이어지는지 추적한다. 파편화된 사실들에 숨을 불어넣어 '잇기'를 시도하는 이 행위는, 결국 현재의 한국 미술이 서구의 모사품이 아닌 치열한 역사의 주체적 산물임을 증명하는 역사가적 결단이라 할 수 있다.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우리 미술의 온전한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 글을 열며,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이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H. Carr)의 말이다. 이는 역사가 단순히 박제된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라는 시점에서 과거의 사실들을 끊임없이 호명하고 해석하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역동적인 상호작용이라는 뜻이다. 즉, 우리가 과거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지금의 우리 모습이 결정된다는
by
신동하 에디터
2026.01.10
리뷰
도서
[Review] 시간과 시간 사이에서 -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도서]
저자 우진영이 풀어낸 근대와 현대의 미술 사이를 오가며 시간을 여행한다.
고등학생이 되기 직전, 그리고 스무 살이 되어 얼마 지나지 않아 파리에 다녀왔다. 그 어린 날의 여행이 내게 알려주었던 건 셀 수 없이 많을 테지만, 개중 가장 선명한 건 미술관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름을 줄줄 대면 다들 알 법한 그곳들을 돌아다닐 수 있게 한 건 반쯤의 의무감과 반쯤의 호기심이었지만, 그때 나는 비로소 미술 작품을 향한 걸음마를 떼게 된
by
정현승 에디터
2026.01.0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초현실주의인가, 아니면 그 너머인가 [미술/전시]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를 보다 든 생각
비가 무수히 오던 5월의 어느 날,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으로 향했다. 《초현실주의와 한국근대미술》이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전시를 보기 위해서였다. 초현실주의(surrealism)는 1920년대 프랑스에서 앙드레 브르통을 중심으로 시작된 전위적 예술운동으로, 이성과 합리성, 기존 질서에 대한 반발, 그리고 인간의 무의식과 꿈, 자유의 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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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 에디터
2025.05.05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근대미술의 포문을 연 '변절자' [미술/전시]
정치와 사회를 전략적 무기로 사용한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
자크 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는 예술로 성공하기 위해 사회를 반영하고 이용한 개인이다. 시기적으로 볼 때 다비드는 18부터 19세기를 살아간 신고전주의의 대표적 화가이다. 즉 다비드가 경험한 세대는 근대의 국민국가사회는 전세대의 왕조국가사회와 큼직한 차이를 만들었고 격변하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다비드는 어떤 차이점을 인식하여 근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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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의정 에디터
2024.09.2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사이의 공간: 한국 근대미술 [전시]
전통과 현대, 그 사이의 공간
LA 카운티뮤지엄(이하 LACMA)과 한국 국립현대미술관이 공동주최하는 전시인 <사이의 공간>이 올해 2월을 끝으로 마무리했다. <사이의 공간>은 한국의 근대 시기를 주제로 서구권 국가에서 열리는 첫 번째 기획전이다. 비극과 혼란 속에서도 예술가들은 태어났다.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 그 “사이의 공간”에 활동했던 나혜석, 고희동, 김관호, 김환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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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에디터
2023.03.01
리뷰
도서
[Review] 한국미술을 사랑하고 싶어질 때, 방구석 미술관 2 : 한국 [도서]
책을 읽다보니 사랑을 하고 싶어졌다. 이제 나는 사랑할 준비를 끝냈으니 사랑하러 미술관에 가고 싶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 사람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뭘 좋아하는지. 그렇게 여러 감정을 담은 반짝이는 눈동자와 마주치면, 우리는 단숨에 사랑에 빠지게 된다. 한 작품을 사랑하는 방법도 이와 다르지 않다. 흐리고 불투명하게만 보이던 작품들이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순간 선명한 색을 갖게 되는 것을 경험해 본 사람은 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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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주현 에디터
2020.12.2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프로미술과 카프(KAPF), 한국 근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 [시각예술]
일제강점기의 프롤레타리아 미술과 안석주의 만문만화에 대해
▲ 전차를 최초로 운영했던 한성전기회사 우리나라의 전근대와 근대는 단순히 시기적 구분으로 바라볼 수 없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모던’이라는 용어와 우리의 근대를 견주어보면 더욱 그렇다. 서구사회의 근대는 산업화나 도시화 등 저마다의 거대한 맥락 속에서 자연스럽게 막을 올렸지만 우리는 일제의 침략으로 새로운 시대를 갑작스럽게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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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현 에디터
2020.11.01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아리송한 현대미술을 이해하려면. (2) 현대미술이란? [시각예술]
현대미술은 단순 그림이 아니다.
왜 우리 인간은 동시대를 살아가야 하는가 현대미술과 근대미술은 엄연히 다르다. Modern Art를 지칭할 때 Contemporary Art가 포함될 수는 있지만, Contemporary Art만을 지칭할 땐 Modern Art를 이야기하는 바가 아니라는 것이다. Contemporary Art는 temporary, 이 특정한 시기를 con, 함께한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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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안나 에디터
2020.04.1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아리송한 현대미술을 이해하려면. (1) 미술이란? [시각예술]
현대미술을 읽어내고 싶었다.
대학을 다니면서 늘 타과 전공 수업을 들어보고 싶었다. 다른 전공의 고등교육을 마음껏 수강할기회는 대학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장점이라고 생각했고 나와 같은 미술, 디자인 분야의 다른 전공들에 대한 지적 호기심이 컸기에 시간표의 여유가 생겼을 때 비로소 도전하게 되었다. 한국화과 친구가 추천해준 한국화 전공 수업이었는데, 이미 미술학부 학생들 사이에선 명강
by
강안나 에디터
2020.04.1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우리 것인 듯 우리 것 아닌 우리 것 같은 것 [예술철학]
우리가 알고 있던 한국적 미의 실체를 파헤쳐 보자.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한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적 미’는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곡선, 흙빛, 오방색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다면 미술을 통해 대표되는 ‘한국적 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대부분 고려청자, 조선백자, 동양화의 먹색 혹은 근대 화가들의 흙색 등을 말할 것이다. 그 중 근대회화의 흙색은 오늘날 토속적이고 서민적인 한국을 대변하는 요소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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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이 에디터
2018.10.22
문화소식
전시
한국근대미술소장품 기획전: 나는 세 개의 눈을 가졌다
<나는 세 개의 눈을 가졌다>전은 일반인과 다른 방식으로, 혹은 일반인보다 더 깊게, 더 많이 보는 자로서 예술가가 본 세상을 탐색한다.
한국근대미술소장품 기획전: 나는세 개의 눈을가졌다 <나는 세 개의 눈을 가졌다>전은 일반인과 다른 방식으로, 혹은 일반인보다 더 깊게, 더 많이 보는 자로서 예술가가 본 세상을 탐색한다. 르네상스 이래 인간의 눈은 시각예술에 있어 객관성의 보루로서 여타 신체기관에 대해 특권을 누려왔다. 가시적인 세계를 있는 그대로 묘사한다는 르네상스적, 사실주의적 재현 개
by
김세정 에디터
201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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