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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담양의 결이 부르는 소리 - 수림뉴웨이브 2025
이번 가을에는 우리는 전통 소리에 집중하고, 상상하고 이 음악을 따라 우리의 결이 완성 되어가는 과정을 경험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지속된 관심만으로도 우리의 전통은 계속되고, 멈추지 않는다.
언젠가 가족들과 담양에 있는 죽녹원이라는 곳에 간 적이 있다. 푸른 여름 날이었는데 아주 더웠지만 눈을 감으면 시원했다. 모든 시야를 까맣게 만든 뒤 소리에만 집중해 보면 대나무가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데, 그때 길게 쭉 뻗은 녹색 잎들이 사락거리며 시원한 소리를 낸다. 담양에서 들린 소리는 바람결을 따라 여전히 여름만 되면 내 머릿속을 맴돈다. 수림뉴
by
황수빈 에디터
2025.11.13
리뷰
도서
[Review] 내 안의 병동을 들여다보며 - 의미들
수잰 스캔런의 『의미들』은 정신병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고통과 회복, 그리고 글쓰기를 통한 자기 이해의 여정을 그린다. 저자는 병을 단순한 불행이 아닌 ‘존재의 한 방식’으로 바라보며, 고통을 언어화함으로써 의미를 찾고자 한다. 글쓴이는 이를 통해 자신의 내면적 상처와 마주하며, 완전한 치유는 없더라도 의미를 써 내려가는 행위 자체가 삶의 증거임을 깨닫는다.
나도 스스로 만들어 놓은 병동 안에 나를 가두었던 시간이 있었다. 그곳은 고통스러웠지만 동시에 외부의 시선과 위협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피난처였다. 벗어나고 싶었지만 동시에 그곳이 가장 안전하고 믿었던 시절. 병은 나를 갉아먹었지만, 동시에 '병자'라는 역할은 나를 세상의 책임으로부터 잠시 면제해주는 역설적인 안도감을 주었다. 저자의 글은 그런 오래된 심리
by
오금미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시련은 어떻게 내게로 오는가 [도서/문학]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정신병동에서 만난 이야기
하늘을 우러러 언젠가 친구들과 함께 별이 빛나는 밤하늘 아래의 시골길을 걸은 적이 있다. 외진 곳이라 건물의 불빛이 대부분 꺼져 있었고, 지나가는 행인 한 명 없었다.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고 걷는 나에게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 “하늘을 자주 올려다보는 사람은 마음이 순수하대.” 거기에 뭐라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긴 내가 그렇지’, ‘뭘
by
이미래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새는 날고 물고기는 헤엄치는 것처럼, 그저 당연한 현상일 뿐이다. [영화]
우린 모두 부러운 삶을 살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면서, 새롭지만 익숙한 감정을 느낄 때가 많다. 가까운 누군가를 부러워하는 마음 또는 그들을 향한 질투심, 그리고 돌아오는 자신에 대한 실망과 자책. 시작점을 알 수 없이 꼬여버린 내 모습을 매일 아침 마주하는 것이 한때는 견딜 수 없었다.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상충하는 시기에 내가 깨달아야 하는 것과 깨달음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by
강소정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다른 길을 택했어도 여전히 심장에 남아있는 십 대의 우정 [영화]
우리 모두 영화 <해피엔드> 유타와 코우의 우정과 이별을 겪었다. 해피엔드를 위한 새드엔드를.
올해도 어김없이 수능 주간이 다가왔다. 매년 이맘때면 평소에 비해 유난히 시려지는 공기를 두고 사람들은 학부모들이 수험생 자녀를 위해 세상의 모든 신에게 기도를 드려 온갖 영혼들을 불러 모아 생긴 ‘수능 한파’라고 한다. 그 남다른 기운과 뼛속까지 서늘한 추위는 이 단어에 진실성을 부여하는 것만 같다. 마지막 수능을 본 지 어언 육칠 년이 다 되어가지만
by
김하은 에디터
2025.11.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도서/문학]
평범하고 특별한 삶에 관하여
처음 “게으른 완벽주의자”라는 단어를 봤을 때, 딱 나를 표현하는 단어 같다고 생각했다. 게으르다: 행동 속도가 느리고 움직이거나 일하기를 싫어하는 성미나 버릇이 있다. 완벽주의: 목표를 이루기를 원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며, 보다 완벽한 상태가 존재한다고 믿는 신념 이러한 모순되는 단어의 조합은 현대인의 불안을 표현하는 단어 같기도 하다. 해석하자면
by
최다정 에디터
2025.11.13
리뷰
도서
[Review] 만사를 재배열하는 외롭고 반항적인 족속의 생존 기록 - 의미들 [도서]
수잰 스캔런의 [의미들]을 읽으며 삶의 붕괴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구원의 언어를 찾아 나서는 여정에 동행한다.
나에게 글을 쓰는 행위는 종종 배설과 정제의 이중주로 다가온다. 먼저, 머릿속을 가득 채운 생각과 감정을 토해내듯 쏟아내는 과정을 거친다. 그러면 비로소 적절한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다듬는 ‘퇴고’의 시간이 찾아온다. 퇴고를 하기 위해 단어를 고르는 게 아니다. 단어를 고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퇴고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정제의 과정은 나의 생각을 정돈
by
장수정 에디터
2025.11.13
리뷰
도서
[Review] 고통은 어떻게 이야기되고, 어떻게 읽어져야 하는가 - 도서 '의미들'
읽는다는 것은, 다시 살아낸다는 것
『의미들』은 정신병동에서의 시간을 토대로, 저자 수잔 스캔런이 고통의 의미와 문학이 그 고통을 어떻게 품을 수 있는지를 사유한 에세이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의 형식을 “인용과 기록, 성찰과 비평이 콜라주처럼 맞물리는” 형식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이 소개에 걸맞게, 책의 내용은 때때로 혼란스러울 정도로 파편화되어 있다. 글과 글 사이에 유기적인 흐름이 느
by
유지현 에디터
2025.11.12
리뷰
도서
[Review] 터널을 지나와야만 보이는 것들 - 의미들 [도서]
수치심을 명명하는 대신 마음껏 파고드는 치유의 여정
“저는 우울감이라는 게 뭔지 몰라요.” 예전에 한 동료분이 이렇게 말했을 때, 정말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그는 반대로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신기했겠지만. 나는 분명 그가 악의 없이 한 말임을 안다. 그러나 분명 그의 표정에는 묘한 당당함이 있다고 느꼈다. 다른 이들에 대한 우월감이라기보다는, 우울이라는 ’병‘에 걸린 적이 없는 자신의 건강이 표준
by
채수빈 에디터
2025.11.12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낭만의 극치, 모슈코프스키 [음악]
모슈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으로 클래식 입문하기
바야흐로 숏폼의 시대. 가장 쉽고 빠르게 향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길어도 1분을 넘기지 않고, 3분도 짧게 느껴지던 대중음악이 2분 남짓으로 짧아지기 시작하는 추세다. 클래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길이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이런 시대에 사람들에게 적어도 십 분, 길면 몇 시간의 대장정을 거쳐야 하는 클래식 음악을 입문시키려면 어떻게
by
최수인 에디터
2025.11.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열정, 방황 그리고 치유. 서촌을 담은 소설집 [영화]
김종관 감독의 신작 옴니버스 영화 <흐린 창문 너머의 누군가>의 리뷰를 남긴다. '소설집'에 빗대어진 그의 영화에는 열정, 방황, 치유의 서사가 담겨있었다.
김종관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 <흐린 창문 너머의 누군가>가 11월 5일, 2025 런던 한국 영화제(London Korean Film Festival 2025)에서 최초 공개되었다. 영화는 서울 종로, 개발되지 않은 저층 건물과 문화 공간이 어우러진 서촌 일대를 배경으로 한 3편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종관 감독은 시사회에서 영화를 ‘소설집’에 비유했다.
by
정진형 에디터
2025.11.12
리뷰
도서
[Review] 정신과 약이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까 - 의미들
약으로 치료할 수 없는 문제들
나는 미친 여자를 좋아한다. 나부터가 미친 여자기 때문이다. 단지 지금 내가 정신과 약을 복용해서만은 아니다. 그 전부터 나는 미쳐있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나는 미쳐있지 않은 적이 없었다. 정신 병동에서 3년을 보낸 수기 <의미들>을 읽었다. 이 책은 정치적 감정으로서의 우울에 대한 앤 츠베트코비치의 <우울: 공적 감정>을, 낙인찍는 행위에 대해
by
진금미 에디터
202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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