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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내가 망캐가 되었다면? - 근본 없는 월드클래스 [도서/문학]
근본 없는 월드클래스 후기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3번' 중학생 때 친구 집에서 자주 하던 게임이 있었다. 바로 ‘프린세스 메이커’였다. 크레이지 아케이드 같은 PC 게임에 익숙했던 내게, 콘솔 게임은 또 다른 세계였다. 어린 공주의 아버지가 되어 공주의 성장을 이끈다는 설정은 단순하면서도 묘하게 책임감을 느끼게 했다. 나는 늘 ‘바르고 똑똑한 아이로 키워야지
by
유희수 에디터
2026.03.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온기를 담은 이야기 -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올해 첫 천만 영화가 되었다. 많은 사람을 극장으로 이끈 영화의 매력이 무엇인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캐스팅에 관심이 갈 뿐이었다. 가수 겸 배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박지훈과 지난 천만 영화인 <파묘>의 주인공 유해진의 만남이었다. 예상치 못한 만남의 합이 기대되었다. 밀린 일정을 소화하고 늦게나마 극장을 찾았다. 개봉 후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 관객 수가 200만 명도 채 되지 않았을 때쯤 드디어 관람하게 되었다. 비로소 입소문
by
박서현 에디터
2026.03.17
리뷰
공연
[리뷰] 무너진 경계, 거짓말처럼 흩어지는 진실의 파편들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내가 살던 그 집엔’ 이 연극의 제목은 하나의 서늘한 선언이다. 집이 안온함과 귀속감의 상징이라면, 이 연극은 그 상징이 처음부터 이 여성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음을 고발한다. 그들은 온몸으로 집을 지탱했으나 주인이 되지 못했고, 집 안에 있었으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으며, 도망치고 싶어도 도착할 다른 집이 없었다. 이 글은 그 부재의 공간에 무엇이 있었고 무엇이 없었는지를 따라가려는 시도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연극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로비를 지나 문을 열면 무대와 객석을 구분 짓는 전통적인 경계는 지워져 있다. 어디가 무대이고 어디가 객석인지를 판단하려는 관객의 오랜 습관은 무력해지고, 자리를 찾아 앉는 행위 자체가 이미 이 연극의 세계로 진입하는 참여의 과정이 된다. 공간 한쪽에는 한자 여덟 팔(八) 모양의 비석이 쓰러져 있
by
신동하 에디터
2026.03.17
리뷰
공연
[Review] 닿을 수 있는, 예술 -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
발레로 닿는 안중근의 삶,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정확한 정보를 담아 건네주는 '말'이 있는가 하면, 추상적이지만 짙게 남는 '잔상'이 있다. 오늘날은 정보의 시대다. 우리가 딛고 있는 세상은 이제 정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그 사이에서, 예술이란 무얼까. 윗 문장을 인용해 답하자면 예술은 후자다. 차곡차곡 쌓여 부풀어 오르는 정보의 바다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그것이 예술
by
길유빈 에디터
2026.03.17
리뷰
공연
[Review] 한국발레의 정체성 구축 -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
발레에 대한 고전적인 정의(definition)의 외연을 한국적으로 확장한 극
한국 역사의 굵직한 획을 그었던 인물인 도마 '안중근'의 삶을 발레의 언어를 통해 들여다보았다. 나 역시 발레가 표현해낼 수 있는 이야기와 서사의 경계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정도이지 않을까 하고 편협하게 생각해온 사람 중 한 명이었음을 부끄럽지만 여기서 고백한다. '한국발레의 정체성 구축'. 이것이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과 같은 발레 레퍼토리를 기
by
이유빈 에디터
2026.03.16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당신의 문턱을 넘는 존재들에게: '초대'라는 가장 위험한 허락
똑똑, 문을 열어다오 내가 왔단다
지난 주말,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영화 〈씨너스: 죄인들〉을 봤다. 개봉한 지 한참 된 영화인데, 아카데미 시상식 기념 기획전으로 재개봉을 했댔다. 극장은 사람들로 꽉꽉 차 빈자리가 없었다. 영화의 배경은 1930년대, 흑인 노예제도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는 미국이다. 극의 주요 인물인 스모크&스택 쌍둥이는 시카고에서의 갱단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by
양혜정 에디터
2026.03.16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K문화, 현재 가장 Hip한 언어 [문화 전반]
전통은 이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나의 취향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가장 힙한 언어가 됐다. MZ세대의 감성에서 출발한 힙트래디션은 뮷즈, 쉘랑코리아, 미스소희를 통해 일상과 세계 무대를 동시에 파고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힙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블랙핑크 제니는 MMA 무대에서 브랜드 르쥬(LEJE)와 함께 한글 서체와 한국적인 선을 현대적 실루엣으로 풀어낸 의상을 선보였다. 약 15m 길이의 베일이 무대를 압도하는 순간, 한국의 전통미가 세계적인 팝스타의 무대와 만났다. 이는 한글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온 제니가 가장 화려한 방식으로 자신의 뿌리를 세계에 말한 것이다. 전통을 '지켜야
by
김정현 에디터
2026.03.1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세상에서 하나뿐인 부케 만들기
결혼식 부케를 만들면서
대학생 때 만나서 오래 알고 지냈고 가까운 사이의 언니와 한 동생의 결혼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하필 두 사람의 예식 날짜와 시간이 겹쳤고 한 결혼식은 지방으로 가야 하는 상황이라 난처했다. 두 사람 모두 나에게 본식 부케를 맡기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 끝에 지방으로 내려가는 결혼식을 선택했고 본식 부케는 서울에서 예식을
by
김지연 에디터
2026.03.15
리뷰
공연
[리뷰] 어쩌면 한번도 존재했던 적이 없는 검은 튤립 같은 사랑 - 튤립 [공연]
거대한 사건을 고발하기보다 전쟁이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변형시키는지를 응시하는 작품, 튤립
지난 1월부터 이어온 2025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된 34편의 신작 여정이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창작산실’은 제작부터 유통까지 단계별 지원을 통해 연극, 창작뮤지컬 등 기초 공연예술 분야의 우수한 신작을 발굴하는 한국 공연계의 중추적인 지원사업이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창작뮤지컬 <적토_고삐와 안장의
by
임지영 에디터
2026.03.15
리뷰
공연
[Review] 옴짝달싹할 수 없게 완전히 뒤틀린 가족사 - 튤립 [연극]
전쟁이 바꾼 한 가족의 이야기, 연극 <튤립>
검은 무대 속 튤립만이 빛난다 연극 <튤립>의 무대는 검정의 유광 페인트로 사면이 거칠게 칠해져 있다. 단출하기보다 황량한 무대다. 연극이 시작되면 배우들은 무대 아래 쪽문으로 들어와 무대 위로 올라간다. 무대에는 출구가 없다. 막과 막 사이, 본인에게 주어진 대사가 없는 장면에서조차 배우는 퇴장 없이 무대 위에 계속 존재한다. 검은 무대의 오른쪽 아래에
by
진세민 에디터
2026.03.15
리뷰
공연
[Review]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공연]
우리가 선택해야 할 진실은 무엇인가
제공 극단 적 / ©sol__Kim '내가 살던 그 집엔'은 2025 창작산실 올해의신작에 선정된 극으로,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조명받지 못한 여성들, 데스데모나와 아밀리아의 관점에서 풀어낸 극단 적의 작품입니다. 작품 소개 화교로 자라나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하는 '마마', 가족들로부터 벗어나고자 도망쳤지만 여전히 부양의 짐에 시달리는 '엄마', 결
by
노유나 에디터
2026.03.1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현재 가장 핫한 공연, 이머시브 연극 'Without You(당신 없이는)'의 관전 포인트 [공연]
공포를 넘어, 관객을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이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공연이 있다. 이머시브 스튜디오 홍대점에서 상연 중인 Without You(당신 없이는)이다. 이하 ‘위드아웃유’로 표기하겠다. 평소 방탈출과 연극, 뮤지컬을 모두 즐겨온 나에게 ‘이머시브 연극’이라는 장르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좋아하는 요소들이 한데 섞여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
by
김지현 에디터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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