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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불이 타는 언덕 [도서]
푸른 언덕을 태우지 않는, 불길 없는 불의 시.
때때로 시인은 이미지를 비틀어 쓴다. 부드러움에서 날카로움을 드러내거나, 뜨거운 것에서 차가움을 떠올린다. 대상의 속성에 대한 전복은 사물의 이면에 다가가려는 아름다운 시적 표현이거나, 뒤틀린 현실을 반영하는 사나운 직언이다. 그러한 시인의 시도는 오직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두 가지의 첨예한 선택지만을 가지게 될 테다. 그러나 사물의 속성에 대한 완전한 전
by
차승환 에디터
2026.02.12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나는, 거짓 위에 세워진 빛을 부정한다.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 [공연]
지금쯤 별들이 환하게 빛나고 있겠지?
[주의. 본 리뷰는 뮤지컬 '타오르는 어둠 속에서'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자, 잘 봐. 여기 이 '타오르는' 어둠을.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거라고. 해가 뜨기 직전이 원래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어디에나 명과 암은 존재하는 거라고. 그런데 이거, 대체 누가 해준 말이더라. 믿고 싶은 것들이 있다. 언젠가 빛을 보기 위해 이렇게 힘든 거라는 믿
by
손현진 에디터
2026.02.10
리뷰
도서
[리뷰] 사수 없는 시대, 스스로를 디자인하는 실무자의 생존법 - 일을 위한 디자인
ChatGPT가 3초 만에 보고서를 작성하고, 미드저니가 한 번의 프롬프트로 디자인을 뽑아내는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내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내 존재 가치가 희석되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불안에 "맞다"고 답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래서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이 존재한다고.
# 글을 열며, AI 시대, 일의 의미를 다시 묻다 ChatGPT가 3초 만에 보고서를 작성하고, 미드저니가 한 번의 프롬프트로 디자인을 뽑아내는 시대. 우리는 불안하다. 내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닐까. 내 존재 가치가 희석되는 건 아닐까. 이 책은 그런 불안에 "맞다"고 답한다. 하지만 동시에 "그래서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오
by
신동하 에디터
2026.02.06
리뷰
도서
[Review] 불안한 AI 시대, 일을 다시 설계하는 법 - 일을 위한 디자인 [도서]
27년차 디자이너가 말하는 '생각 디자인'의 중요성
AI가 일상 깊숙이 파고들었다. 이 문장이 이미 낡은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아주 빠르게. 한때는 이 신기술을 사용하는 게 게으름을 피우는 것 같아서, 노력을 포기하는 것 같아서 의식적으로 멀리하던 때가 있었다. 생각을 대신해주는 이 챗봇에게 나의 업무를 맡기면, 그리고 만약 그 업무를 너무나 잘 해준다면, 내 존재 의의가 사라질 것만 같았다. 챗지피티의
by
장유정 에디터
2026.02.0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정상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대체 불가능한 고유함에 대하여 - 템플 그랜딘 [영화]
세상이 내세우는 정상성의 기준을 허물고 인간의 고유함을 존중할 때. 영화가 담아낸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의 공감의 세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세상은 종종 정상이라는 울타리를 세워두고, 그에 속하지 않는다며 동등한 존재들을 밖으로 밀어내곤 한다. 하지만, 영화 <템플 그랜딘>이 그리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동물학자 템플 그랜딘의 삶은 우리에게 전혀 다른 이야기를 전해준다. 바로 다름이란 누군가와 비교될 결핍이 아니라, 그 자체로 대체 불가능한 인간의 고유함이라고 일깨워주는 것이다. 영화는
by
황지윤 에디터
2026.02.0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는 환상의 세계 - 뮤지컬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공연]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오리지널 투어 (SPIRITED AWAY) 관람 후기
새해를 맞이한다는 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일이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1월은 그리 기쁜 달이 아니었다. 그 어떤 감정의 동요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새해 일출을 보러 간다거나, 새해맞이 목표를 세운다던가 하는 뻑적지근한 새해맞이 없이 그저 평범한 하루와 같은 날들을 보내기 위해 애써왔다. 그러나 2026년은 달랐다. 2025년, 과거의 기특한 내가 피 튀기
by
이상아 에디터
2026.01.22
리뷰
PRESS
[PRESS] 한 예술가의 삶과 불안 - 뮤지컬 제임스 바이런 딘 [공연]
뮤지컬 <제임스 바이런 딘>은 청춘의 아이콘으로 기억된 제임스 딘을 전설이 아닌 한 인간의 삶으로 다시 호출한다. 불안과 결핍, 연기를 향한 집요한 열망을 따라가는 이 여정은 관객에게 예술가로 산다는 것, 그리고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는다.
청춘의 얼굴로 남아 있는 제임스 딘의 이미지는 지금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해석돼 왔다. <제임스 바이런 딘>은 그 해석의 연장선에서 한 배우가 지나온 불안과 선택의 시간을 호출한다. 작품은 1955년,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하기 직전의 제임스 딘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인물 ‘바이런’이 나타나면서 시작된다. 제임스 딘을 오래도록 동경해온 팬이자 삶과 죽음의
by
김서영 에디터
2026.01.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영원을 염원하며. [도서/문학]
영원 : 시간을 초월하여 변하지 아니하다.
‘영원’은 누구나 한 번쯤 입에 올려보았을 법한 단어이지만, 동시에 끝까지 믿기에는 망설여지는 말이기도 하다. <영원을 염원하며.> 시집은 이 망설임의 지점에서 출발한다. 영원이란 어쩌면 존재하지 않기에 더욱 아름다운 말이 아닐까? 이 시집은 확신의 언어보다는 질문에 가깝고, 결론보다는 여백을 남긴다. 우리는 과연 무엇을 영원이라 부르고, 왜 영원을 바라
by
손가은 에디터
2026.01.15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불행할 수 있는 인간의 용기에 대하여 - 플루리부스 [드라마/예능]
고통도 갈등도 없는 완벽한 세상이 온다면 당신은 기뻐할 수 있을까? 빈스 길리건의 신작 시리즈 <플루리부스>는 바이러스로 통합된 인류의 모습을 통해 섬뜩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인간다움은 불행할 권리에 있는 것은 아닌지.
미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두 시리즈. <브레이킹 배드>와 <배터 콜 사울>을 탄생시킨 빈스 길리건은 이제 이름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 그간 작품을 통해 인간의 심연을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그가, 이번에는 SF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돌아왔다는 점에서 <플루리부스>는 공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E pluribus unum' 미국의 건국 이념인
by
황지윤 에디터
2026.01.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신년 목표가 없다고 ?! 내 불꽃은 하늘 보기일지도 몰라 - 소울 [영화]
내 속의 열정을 아직 정의하지 못해 공허한 사람들에게
새해다. 등이라도 떠밀리듯 어영부영 한 해를 정리하고 나니 멍하게 새해다. 보통 새해는 모두가 다짐으로 시작하게 된다. 새해 첫 곡이 중요하다는 문화가 말해주듯, 올해 이루고 싶은 목표들을 하나씩 나열해 보며 삶의 형태와 방향을 구상해 보는 거다. 취득하고 싶은 자격증, 지원하고 싶은 회사, 올라가고 싶은 자리 같은 것들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친구들 앞에서
by
김하은 에디터
2026.01.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불완전할 용기 [도서]
줌파 라히리의 첫 번째 산문집이자 정체성에 대한 고백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20살, 설레는 마음으로 대학교에 입학한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당혹감과 의심에 휩싸였다. 전공이 나와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확신에 차 들어온 곳에서조차 온전히 속할 수 없다는 사실은 무기력으로 이어졌다. 결국 2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결정했다. 이때의 나는 스스로를 경계인이라 정의했다. 휴학 생활이 끝나기 직전, 우연히 앤코이 교육 재단에서
by
한소현 에디터
2026.01.0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한복을 입은 남자에게 [공연]
꿈을 건네는 이야기
지난 12/28일 뮤지컬 <한복을 입은 남자>을 관람하고 왔다. 극에 관한 호불호가 꽤 있다고 들어 후기를 작성해 보고자 한다. 한복을 입은 남자 뮤지컬 <한복을 입은 남자>는 뮤지컬 제작사 EMK의 10번째 창작 뮤지컬로 이번에 첫 공을 올렸다. 2025.12.02부터 2026.03.08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공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상훈 작가의 동명
by
최다정 에디터
20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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