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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Review] 굴욕을 들여다보는 일 - 굴욕
우리는 왜 타인의 무너짐을 소비하는가.
표지 한복판에 검은 구멍 하나가 뻥 뚫려 있다. 매끄럽게 잘 닦인 표면 위에서 유독 그 부분만 결이 다르다. 손을 대보면 반짝이던 매끄러움은 온데간데없고, 종이 특유의 거칠거칠한 촉감이 손끝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마치 그 구멍 속으로 눈을 바짝 들이대고 안을 좀 들여다보라고, 책이 말을 거는 것만 같다. 이 책은 제목처럼 ‘굴욕’이라는 감정을 집요하게 파
by
최은파 에디터
2026.04.23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취향, 버티는 마음이 기다리는 마음이 되기까지 [사람]
내일을 기다리게 만드는 것들을 더 많이 만들어요. 나누고, 또 남겨요.
1. 취향이 없어도 아름다운 취향이란 무엇일까요? 한쪽에서는 취향이란 자본주의가 주입한 필요와 가짜 욕망이 충동질하는 소비 성향이라고 말합니다. 취향이란 고작해야 교묘한 알고리즘과 치밀한 마케팅 전략에 잠식당해 터질 듯 가득 채운 '장바구니'에 불과하다고요. 취향의 품격은 취향을 실천할 수 있는 재력이 결정한다고요. 영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무
by
오은지 에디터
2026.04.2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 - 류이치 사카모토를 기리며 [음악]
세상을 듣는 법
설명이 필요 없는 음악들이 있다. 어떤 음악은 이해의 단계를 건너뛰고 곧장 심장에 닿는다. 류이치 사카모토의 음악이 그랬다. 그의 선율은 논리에 앞서, 몸이 먼저 반응하도록 만들었다. 단순히 음악가를 넘어 세상 모든 존재가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던 이 소리의 철학자에게, 음악은 감상의 대상인 곡을 넘어 청각으로 겪어내는 하나의 현상이자 경험이었다. 소리
by
정가은 에디터
2026.04.23
리뷰
공연
[Review] 우리는 이제 정희를 - 정희 [공연]
두 번의 정희를 만나면서 우리는 이제 정희를 조금 안다.
우리는 어떤 한 사람을 온전히 알게 될 수 있을까. 누군가를 안다는 것은 그 누군가가 드러낸(혹은 드러난) 삶의 일면까지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누군가를 온전히 안다는 것은 그가 자신의 모든 면을 드러냈다는 전제 아래서 가능한 것이며, 만약 그가 세상에 드러내지 않은 어느 한 면이 존재한다면, 우리는 그 사람을 조금만 아는 것이 아니라 전혀 모르는 것이
by
차승환 에디터
2026.04.23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어쩔 수 없었다는 핑계 [사람]
이 글은 더이상 핑계를 대지 않으려는 나의 몸부림이다. 뭐든지 어찌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어쩔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한다. 지금처럼 바쁜 기간이 되면 특히 더 그렇다. 할 일은 쌓여 있고, 그중 하나가 손에서 빠져나가면 어김없이 그 말이 따라온다. 바쁘니까 어쩔 수 없지. 시간이 없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 꽤 자연스럽게 별 생각없이 그렇게 말하고 나면 조금 편해지기도 한다. 그래서 계속해서 툭, 내뱉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그
by
김세진 에디터
2026.04.23
문화초대
[리뷰 URL 취합] 펑크
완벽한 세계에 던지는 불완전한 외침
펑크 * 댓글로 기고한 리뷰 링크를 기입해 주세요! 자신의 글 외에도, 다른 구성원분들이 쓴 글을 이 공간에서 스스럼없이 향유해 보셨으면 합니다. 문화예술은 서로 소통을 하고 함께 향유했을 때에 더욱 다채로워지고 풍요로워집니다. ** 이름 + URL 링크 자신의 글을 보실 분들께 하실 말씀! 을 기입해 주시면 됩니다 ^^
by
박형주 에디터
2026.04.23
리뷰
PRESS
[PRESS] 갤러리 비브 전시 ‘구름 그림자: Cloud Shadow’ - 마음의 뒤편을 들여다보면
이종희 작가는 일부러 붙잡지 않으면 남지도 않을 것들을 그림에 붙들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감각을 경험하고 다양한 감정의 파도 속에서 산다. 그 중 ‘슬프다’, ‘기쁘다’처럼 언어의 힘을 빌려 우리의 의식 체계에 명확히 새겨지는 것은 한정적이다. 대부분은 파악하기도 전에 지나가버릴 것이다. 하지만 언어화되지 않는다고 없었던 것이 되지는 않는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이 감각과 감정들이 쌓이고 쌓여 뾰족한 이유 없이 울적해지
by
김소원 에디터
2026.04.22
리뷰
공연
[Review] ‘정희’가 던지는 질문: 고쳐야 할 것은 벽인가, 우리의 삶인가 [공연]
조용히 마음을 다독이고 싶을 때, 연극 <정희>를 만나보길 권한다.
“평안하고 기쁘게.” 평안할 정, 기쁠 희. 연극 <정희>는 이 짧은 인사를 그저 스쳐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우리가 참 도달하기 힘든 삶의 어떤 경지로 그려낸다. 그리고 그 평온함에 닿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관객에게 조용히, 그러면서도 끈질기게 묻는다. 이 작품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외전 격으로 시작하지만,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흉내 내기보다는
by
최은파 에디터
2026.04.22
리뷰
공연
[Review] IMMERSION 몰입 - 그림자 속에서 고독을 씹다
그리워했던 순간들과 기억, 감정을 <IMMERSION>이 선사하는 무대로 다시금 느낀다.
공연 IMMERSION은 관객들을 무대 안으로 온전히 끌어들이는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클래식의 경계를 벗어나 신디사이저의 도입을 통해 무게감 있는 무대를 보여주는 IMMERSION은 무대 위에 연주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IMMERSION의 이야기를 전달하고 관객과 자신을 일체화하여 무대로 이끌어주는 배우도 등장한다. 우리는 그 배우와 트리오,
by
서민주 에디터
2026.04.22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그저 바라보는, 안 이라는 이름의 여자 [영화]
사각지대 속 지워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이야기
안 이라는 이름의 여자 _ 아트나인 재팬무비페스티벌 현실을 보여주고 그 이후의 단계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영화들이 무책임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사회의 뒤편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불편한 진실, 외면하고 싶은 이야기, 혹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 그런 이야기들을 제시한 후에 어떤 희망적인 결말을 제시하지 않고 그걸로 끝이 나는 영화들이
by
정주원 에디터
2026.04.22
리뷰
PRESS
[PRESS] 새 시대, 살기 위해 붓을 든 여자 - 뮤지컬 ‘렘피카’ [공연]
한국 초연이자 아시아 초연 뮤지컬 <렘피카>는 6월 21일까지 코엑스 아티움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예술가로서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재능, 노력, 운이다. 셋 중 하나라도 없으면 성공은커녕 예술가의 삶을 지속하기조차 힘들다. 불규칙한 수익, 불안한 마음을 견딜 수 있는 경제적 기반도 있으면 좋다. 부모님이나 배우자에게 기대든, 다른 일을 하며 수익을 창출하든 돈이 있어야 예술을 할 수 있다. 생존은 예술 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여성’ 예
by
이진 에디터
2026.04.21
리뷰
도서
[Review] 포스트 행복이 앗아간 우리의 우아함에 대하여, 우아한 사고를 위한 철학
빠르게 소비되는 세상 속, 진짜 나의 것을 걸러내는 정신적 신중함
어느덧 새벽 두 시, 침대에 누워 무심코 스크롤 하다보면 짧은 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잠깐의 유머와 자극에 킥킥대다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몇 시간이 훌쩍 지나 있다. 분명 즐거운 시간이었는데, 화면을 끄고 마주한 캄캄한 천장 아래에선 왠지 모를 서늘한 공허함이 밀려오곤 한다. 도파민은 충분히 터졌을 텐데, 왜 마음 한구석은 이토록 텅 비
by
이소희 에디터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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