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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올해를 마무리하며 읽는 세 편의 시
작년에 이어 올해의 마무리도
올해의 끝을 응시한다. 끝이 끝을 거듭 부정하여 나는 무엇을 끝맺고자 하는지 모르는 채로 버려진다. 눈을 감고 뒷걸음질 친다. 그러다 뜀박질을 시작한다. 이내 가쁜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일을 멈추고 누군가와 무심하게 악수를 한. 올해 내가 했던 일의 전부, 지나온 것들의 잔상이다. 나에게서 멀어지는 것에 대한 사념이 내 두 발을 흐리게 한다. (....
by
유민 에디터
2026.01.0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새해 마음가짐을 정할 수 있는 영화 5 [영화]
올해 나의 추구미가 될 영화 한 편 고르기
2026 병오년의 새해가 밝았다. 새해에는 언제나 묘한 공기가 느껴진다. 어제와 오늘은 분명 이어져 있지만, 마음만큼은 새 일기장을 펼친 듯 깨끗해진다. 다짐과 기대, 불안이 동시에 다가오는 이 시기에 우리는 종종 영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거창한 교훈과 목표보다, 스치듯 지나가는 영화 속 한 장면과 한 문장의 여운이 더 오래 남을지도 모른다. 새해의
by
정민경 에디터
2026.01.01
작품기고
The Artist
[마음의 영속] 봉합되지 않은 인간 - 김윤하 개인전 '엉기고 술렁이는 몸'
신체는 언제나 미완의 형태로 ‘되기’를 반복한다
인간은 언어와 체계 속으로 편입되는 순간 더 이상 온전한 전체로 존재하지 못하고 분열된다. 질서에 맞추기 위해 몸은 체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실을 겪으며, 내부에서 끝내 인식하지 못하는 붕괴의 틈을 지니게 된다. 이 균열은 특정 개인의 예외적인 경험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보편적으로 잠재된 구조적 조건에 가깝다. 인간의 감각은 근원적으로 자
by
김윤하 에디터
2026.01.0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난 널 버리지 않아. 너도 같은 생각이지? [사람]
어린 나를 사랑으로 키워 낸 모든 기억들
녹지 않는 기억들이 있다. 유치원이 마치자마자 친구의 손을 잡고 피아노 학원으로 향하던 기억이라든가, 초등학교 입학 축하 선물이라며 귀가한 나의 방에 자리 잡고 있던 그랜드 피아노라든가. 넘어져 다 까진 무릎으로 엉엉 울며 타고 있던 셔틀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초조한 낯으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엄마에게 폭 안겼던 9살의 기억도, 용돈을 모아 오빠와 함께 마련
by
김다영 에디터
2026.01.01
리뷰
공연
[Review] 보편적 욕망의 경계: 날카로운 불협화음과 엇박자 음악 - 뮤지컬 에비타 [공연]
복잡하고 엇나가는 리듬의 8분의 7박자 음악은 마치 그녀의 지난하고 굵직한 생애를 드러내주는 것만 같아 묵직하게 다가온다.
모두 한 번쯤은 각자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현재의 상태로부터 벗어나 성공하고 싶은 입신양명의 꿈을 꾸었던 적이 없진 않을 것이다. 뮤지컬 <에비타>는 20세기 중반, 시골 사생아 출신의 한 여성이 성공을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에 가서 성공의 발판으로서 남성들을 끊임없이 사귀는 것을 넘어, 최종적으론 엘리트 군인이었던 후안 페론을 만나 영부인의 자리
by
이유빈 에디터
2025.12.3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패스트 라이브즈, 인연을 대하는 태도 [영화]
인연을 소중히 한다는 것은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관계가 나에게 어떤 시간이었는지를 잊지 않는 일일지도 모른다.
* 영화의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연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불교적으로 서술하면 인(因)과 연(緣)을 아울러 이르는 말. 인은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이고, 연은 그를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힘이다(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한 해를 마무리할 때면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곤 한다. 그중 하나가 이번 해에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by
임채희 에디터
2025.12.3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원하는게 별이라면 따다 줄 테니 [음악]
빅나티의 음악은 언제나 해답을 주지 않는다. 대신 함께 머문다.
우리는 종종 음악을 통해 감정을 정리하려 한다. 이름 붙일 수 없는 마음에 제목을 달고, 복잡한 생각을 하나의 멜로디로 묶으며, 노래를 듣는 동안만큼은 그 감정을 이해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빅나티의 음악은 그런 모든 기대를 조용히 비켜간다. 서동현의 노래는 감정을 정리해 주기보다, 오히려 정리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를 남겨둔다. 이해에 도달하기보다는, 망설
by
손가은 에디터
2025.12.31
리뷰
PRESS
[PRESS] 폐쇄된 악몽에서 탈주하는 기계로 - 책 '들뢰즈 & 과타리 카프카 수업'
리좀의 지도 위에 다시 그리는 삶, 혹은 카프카라는 매혹적인 탈주로
1. 재매개된 사유의 다리, 혹은 카프카라는 기계로의 초대 성기현의 『들뢰즈 & 과타리 카프카 수업』은 들뢰즈와 과타리라는 난해한 철학자들과 카프카라는 문학적 심연 사이를 잇는 대담한 가교를 자처하는 책이다. 이 책은 들뢰즈와 과타리의 철학을 일반적인 교양 수준에서 소개하는 동시에, 카프카의 텍스트를 그들의 독특한 방식으로 정교하게 해체하고 재조립한다.
by
이승주 에디터
2025.12.31
리뷰
도서
[Review] 나를 돌아보게 하는 독서 -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
한 작가를 오래 읽는 일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통과하고, 결국 삶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책
루스 윌슨의 『제인 오스틴을 처방해 드립니다』는 한 작가를 오래 읽는 일이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통과하고, 결국 삶의 방향까지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저자는 제인 오스티을 반복해 읽으며 자신의 인생 전반을 되짚고, 잊고 있던 감정과 선택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말년에 으르러 굵직한 선택을 감행하는 것 역시, 독서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지지대
by
오금미 에디터
2025.12.31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영화가 계속되기를, 세계의 주인 [영화]
세계의 주인이 되기를
영화가 끝나지 않기를 바랐다, <세계의 주인> 무엇을 용서한다는 거지? 주인이는 왜 저러지? 이해할 수 없는 장면들을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도 어쩐지 주인공들이 답답하지가 않았다. 나는 영화를 볼 때 주인공이나, 또는 가장 안쓰러운 사람에게 마음을 잘 주는 사람인데도.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계속해서 마음이 쓰이는 초반부를 지나니 비로소
by
정주원 에디터
2025.12.3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새해 첫 곡, 그게 뭐라고 [음악]
새해 플레이리스트
새해에 처음 듣는 곡이 그 해를 결정한다는 속설은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미신이라는 걸 알면서도, 우리는 해의 첫날만큼은 사소한 징조에 마음을 내어준다. 첫 노래가 유난히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래서일지 모른다. 심기일전해 가사가 좋은 곡을 고르는 건 한 해가 잘 되었으면 하는 따뜻한 마음에서 비롯된다. 올해를 잘 보내고 말겠다는 다짐
by
이예진 에디터
2025.12.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이 곳은 시간을 헤아릴 수 없는 — 2025년, 나의 클래식
2025와의 이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의 끝자락엔 무엇을 해야 할까.
프롤로그 — 내게 묻는 시간 2025와의 이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 해의 끝자락엔 무엇을 해야 할까. SNS를 살짝만 스크롤해 봐도 연말 문답 10선 같은 게시글이 유난히 눈에 띈다. 2024년 이맘때의 나는 그 문답에 스스로 답을 달아보며, 어떤 한 해였는지 핸드폰 화면을 두드리고 있었다. 2025년의 나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이 한 해를 돌아보고
by
장유진 에디터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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