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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나의 굴욕 리스트를 공개합니다 - 굴욕 [도서]
굴욕, 무너진 자리에 남은 가장 인간적인 것
<굴욕>에는 너무 솔직한 글에서 만나는 당혹스러움이 있다. 2011년 처음 출간된 <굴욕>은 작가의 표현을 빌리자면 '푸가(fugues)' 형식의 에세이로, 파편화된 생각의 모음집이다. 에세이라기엔 ‘의식의 흐름’ 같아 보일 정도다. 마지막에는 옮긴이 후기가 있어서, ‘내가 뭘 읽었지’ 싶을 무렵 다시 정리해 주는 기능을 한다. 저자는 모든 굴욕에 세 가
by
채수빈 에디터
2026.04.26
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가치의 기반
배움의 이유에 대하여
너의 존귀를 증명하는 것은 오롯이 너의 몫이다. (중략) 배우고 익혀 지성을 갖는 것. 내가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 타인의 힘이 아닌 내 스스로 나의 가치를 드높이는 것. 그것만으로도 배움의 이유는 충분하지. 라넬라, <꽃은 춤추고 바람은 노래한다> 14화 中 illust by 아현(雅玄) 중간고사가 끝났다. 시험은 언제나 익숙해지지
by
손가인 에디터
2026.04.26
리뷰
도서
[Review] 친구가 넘어지는 걸 보고 웃어본 적이 있다 - 굴욕 [도서]
굴욕으로 해부한 인간
언젠가의 지하철에서 친구와 부끄러움에 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발표할 때 부끄러움을 잘 느끼는 사람이냐는 질문에서 대충 시작한 대화는 누군가 넘어지는 걸 보고 웃는 심리는 무엇일까로 흘러갔다. 진지하게 고민해 봤다. 그러게 정말 왜 웃는 걸까? 내가 넘어졌을 때 누군가가 심각하게 걱정해 주기보단 웃고 넘기는 게 덜 부끄러우니까, 혹은 그저 예측 불가능한
by
한정아 에디터
2026.04.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폭력의 연쇄를 끊어내는 개인 - 그저 사고였을 뿐 [영화]
사고라는 변명
* 영화 <그저 사고였을 뿐>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내 인생을 망가뜨린 사람을 우연히 마주친다면 폭력의 형태는 다양하다. 사회학자 요한 갈퉁은 이를 '폭력의 삼각형'을 통해 제시했다. 물리적 실체가 명확한 '직접적 폭력', 제도적 억압과 차별 속 내재된 '구조적 폭력', 그리고 이들을 정당화하는 '문화적 폭력'이 그것이다. 이러한 요소들은 서로 원
by
윤경주 에디터
2026.04.25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다시, 그때로 [문화 전반]
학창시절 음악과 영화를 추억하며.
지난 4월 10일부터 4월 19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026 코첼라 페스티벌이 열렸다. 나는 우연히 기사를 통해 코첼라 페스티벌에 빅뱅, 저스틴 비버, 사브리나 카펜터, 태민 등 국내외 다양한 아티스트가 출연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흥미로웠지만 할 일이 많아 그냥 지나치려고 했다. 그러다 빅뱅 대성의 '날봐, 귀순' 트로트 영상이 여러 SNS에 올라오
by
윤재현 에디터
2026.04.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올란도, 그는 누구인가 [영화]
성별과 시대를 가로지르는 존재 올란도, 영화 <올란도>
버지니아 울프는 자신의 에세이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연간 500파운드의 수입과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말하며, 여성이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함을 강조한다. 이로 인해 울프를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가로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전기 소설의 탈을 쓴 ‘올란도’에서 그는 올란도라는 인물이 누구인지에 대해 탐구하는 방식으로
by
이하영 에디터
2026.04.2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균형과 조율 사이의 조화를 이루며 [영화]
영화 <피아니스트 세이모어의 뉴욕 소네트>
삶에 대해 일관적인 태도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그날의 컨디션과 기분, 마주하는 사람, 그리고 예기치 못한 사건들에 의해 우리의 하루는 180도 뒤바뀌곤 하기 때문이다. 어떤 하루를 보냈느냐에 따라 삶을 향한 시선은 한없이 긍정적이었다가도, 어느 순간 비관으로 기울기도 한다. 내일의 내가 삶에 대해 어떤 태도를 보일지는 그 누구도, 심지어 나 자신조차
by
김지연 에디터
2026.04.24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숨죽은 도시 속 안개 낀 본능의 공명, 비제로(BASEMENTZEROFLOOR)
우리 음악을 사람들이 어떻게 기억했으면 좋겠나,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흰 항상 이럴 거예요. “우리 음악은 알코올이었으면 좋겠다.” 저희가 사람들이 어떻게 메시지를 받아들이고, 어떤 감정을 느끼고.. 이런 것들을 의도하면서 음악을 만들지는 않거든요.
슈게이즈(Shoegaze)는 언제나 ‘수면 아래’에 존재해온 음악이었다. 거대한 음압의 층과 기타 노이즈 속에 감정을 숨겨두는 장르 특유의 문법은 불친절함으로 비춰졌고, 그 진입장벽을 깨고자 한 소수의 이들에게 사랑받는 ‘마이너’ 음악으로 분류돼왔다. 그래서 더 오래 살아남았다. 몇 개월 전 필자는 슈게이즈를 ‘고래의 숨쉬기‘ 같은 음악이라고 언급한 바 있
by
임지우 에디터
2026.04.24
리뷰
도서
[Review] 누군가는 반드시 열어 보아야 했을 판도라의 상자 - 굴욕 [도서]
수치를 무릅쓴 굴욕과의 정면승부
'이불킥'이라는 말이 있다. 잠들기 직전, 과거에 겪었던 수치스러운 일들이 떠올라 이불에 발길질하는 행위를 뜻한다. 지금까지도 이 단어가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이들이 이에 공감하고 실제로 행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중에서도 평소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면 이불킥은 이제 일종의 루틴 같은, 습관의 영역에 올랐을지도 모른다. 분노,
by
조은서 에디터
2026.04.24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오늘도 나는 어떤 변명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가 [사람]
인간극장, 휴먼다큐
출처 : 인간극장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 세상의 주인공은 나뿐이 아님을 알게 된다. 우리는 종종 내 삶만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순간 그 생각은 쉽게 깨진다. 우리가 자주 접했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은 단연 인간극장일 것이다. 자취를 하다 보니 집에 TV가 없어서 공중파 방송은 예전처럼 자주 보지 않게 됐다. 그런데 요즘은
by
김윤주 에디터
2026.04.24
오피니언
공간
[Opinion] 공간의 점유에 대하여 - '브루탈리스트'와 '트랜짓', 그리고 '치뽈라' [공간]
공간의 생산과 소유가 분리된 구조 속에서 영구적 점유는 불가능하나, 그 경유의 과정에서 축적된 주체 간의 정서적 감응은 실존적 흔적으로 남는다.
‘내 집 마련’이라는 목표가 허상처럼 느껴지는 시대다. ‘집’이 가리키는 것이 물리적인 거주 공간인지, 자산 가치로서의 부동산인지, 혹은 영혼의 안식처인지 이제는 누구도 확언하지 못한다. 설령 집을 무엇으로 규정하든, 그것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사실만은 매한가지다. 나는 현재 대규모 재개발이 진행 중인 곳에 살고 있다. 어쩌다 보니 내가 사는 곳을 제외한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23
리뷰
도서
[Review] 굴욕을 들여다보는 일 - 굴욕
우리는 왜 타인의 무너짐을 소비하는가.
표지 한복판에 검은 구멍 하나가 뻥 뚫려 있다. 매끄럽게 잘 닦인 표면 위에서 유독 그 부분만 결이 다르다. 손을 대보면 반짝이던 매끄러움은 온데간데없고, 종이 특유의 거칠거칠한 촉감이 손끝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마치 그 구멍 속으로 눈을 바짝 들이대고 안을 좀 들여다보라고, 책이 말을 거는 것만 같다. 이 책은 제목처럼 ‘굴욕’이라는 감정을 집요하게 파
by
최은파 에디터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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