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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도서
[Review] 글자로 펼치는 공포드라마 - 삼켜진 자들을 위한 노래
부서진 세계를 섬뜩하게 그려 낸 환상 호러 소설집
쿡 찌르는 순간 아는 괴담 몇 개는 거뜬히 소개할 수 있는 내가 이 도서를 선택한 건 필연일지도 모른다. 감히 자랑하자면 (사실 자랑거리는 아니지만)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각종 인터넷 괴담을 섭렵해 왔고, 「심야괴담회」 정도는 밥을 먹으며 보고, 제일 좋아하는 넷플릭스 드라마는 「블랙 미러」다. 그러니 '환상 호러 소설집'이라는 말에 얼마나 심장이 뛰었겠
by
이지연 에디터
2024.03.15
리뷰
도서
[Review] 얄미울 정도로 현실적인 스토아주의 - 해법 철학
불쌍한 자의 처지를 보고 위안을 찾으라고 권하는 스토아학파
근래 업무적으로 혼나는 일이 잦았다. 노력했는데도 결과가 엉망이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면역이 없어서 적잖이 흐트러졌었다. 애를 쓰면 실적과 칭찬은 당연하게 따라오는 것이 아니었나? 오만한 삶의 공식이 깨지자 매일 밤 베개가 축축해졌다. 그러던 중에 '워드 판즈워스'가 스토아 철학자들의 말을 엮어서 만든 「해법 철학」을 접하게 됐다. 삶의 문제를 산뜻하게
by
이지연 에디터
2024.03.08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달디단 밤양갱이 좋다면 들어야 하는 [음악]
파도가 몰려오고, 비누로 닦아내고,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당신이 신경쓰이는
오랜만에 파급력이 체감되는 음악이 나왔다. 바로 장기하가 작곡하고 비비가 부른 '밤양갱'이다. 장기하 특유의 타령과도 같은 음악 스타일이 트렌디하고 매력적인 음색을 가진 비비와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게 됐다. 그런데 이번 노래가 흥행하며 비비를 다시 보게 된 사람들이 많다. 바로 직전만 해도 질주를 하며 나쁜 X이라고 소리를 치는 노래였던 만큼, 개성
by
이지연 에디터
2024.03.0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느 날 아침 별안간 브로콜리가 [도서/문학]
갑자기 손이 브로콜리로 변해버린 남자가 있다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손이 브로콜리로 변해버린 남자가 있다. 사람의 손이 브로콜리로 변했다니. 듣자마자 이 무슨 해괴한 소리인가 싶지만, 이유리 작가의 세계 속에서 그건 대단히 요상한 일은 아니다. 어머 브로콜리 저거 정말 오랜만에 보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저씨도 저렇게 된 일이 있었어, 그래도 저렇게 큼직한 브로콜리가 되다니 아이구 고생이 이만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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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에디터
2024.01.31
리뷰
도서
[Review] 단 다섯 장의 공허 - 숄
로사는 마그다를 잃었지만, 우리는 무엇을 잃게 될지 모른다
도끼로 자신의 가게를 부순 미친 여자가 있다. 브루클린의 유티카 애비뉴에서 중고 가게를 하는 59세의 로사 루블린은 고의로 가게를 파괴했다. 신문에는 그렇게 실렸다. 하지만 그 한 줄로는 로사의 인생을 설명하기에 부족하다. 그녀는 홀로코스트의 피해자였다. 살아남아 플로리다에 정착했지만 그녀의 정신은 폴란드에 고여있고, 그녀의 몸은 수용소에 묶여 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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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에디터
2024.01.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1월 1일이 싫은 사람들을 위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어릴 때부터 난 어른이 되기 싫었다. 친구들이 독립이나 음주, 커피와 같은 어른만의 것들을 선망할 때도 관심이 전혀 없었다고 하면 물론 거짓말이다. 시원하다는 맥주의 거품 맛이 궁금하기는 했으나 나이를 먹으며 생길 책임감이 싫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고 사는 게 좋았다. 그렇게 스무 살이 되던 첫날엔 두려움이 앞섰다. 동네 술집이 번화하던 그 시간에 홀
by
이지연 에디터
2023.12.31
리뷰
전시
[Review] 손 끝으로 꺼내당기는 환상 - 워너브라더스 100주년 특별전
환상을 현실로 끄집어내기 위해 수많은 손들이 존재했음을
크리스마스가 되면 정해진 의식이라도 되는 것처럼 「해리포터」를 본다. 「톰과 제리」는 자주 보진 않아도 들으면 반가운 친구다. 아는 지인은 아직도 「프렌즈」에 나오는 패션을 칭찬한다. 잘은 모르지만 예쁘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전시회장에 들어서자마자 줄지어진 연표를 보고 든 생각이다.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낯익은 이들에게 혼자만의 인사
by
이지연 에디터
2023.12.21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온 마음을 담아 전하는 사랑의 이야기 - '렌트' 이지연 배우
"매 순간 진심을 다하고 싶어요."
어김없이 연말이 돌아왔다. 12월이 되면 캐롤도 좋지만, 뮤지컬 <렌트>의 대표적인 넘버 ‘Seasons Of Love’의 ‘How do you measure a year in the life?’라는 가사를 들으며 한 해를 무엇으로 기억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곤 한다. 각자 청춘을 뜨겁게 살아가는 <렌트>의 인물들을 떠올리면 내 주변 사람들은 연말을 어떻게
by
김소원 에디터
2023.12.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말하는' 작가는 촌스럽다 [도서/문학]
초보 소설가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
물론 샌드라 거스는 그렇게까지 말하지 않았다. '촌스럽다'는 순전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묘사의 힘」을 정독하고 나서 오래전에 재미로 썼던 단편 소설을 다시 읽으니 촌스럽기 그지없는 것이다. 전형적으로 '말만 하는' 글이었다. 그렇다면 말하는 글과 보여주는 글의 차이는 무엇일까? 이 책에서 '말하기'는 작가가 단정 내린 결론과 해석을 독자에게 전해주는 일
by
이지연 에디터
2023.11.29
리뷰
전시
[Review] 세르주의 다락방에 초대받다 - 세르주 블로크展 'KISS'
입술 자국이 마구 찍힌 엽서가 그곳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연희동 골목길을 굽이굽이 지나다 보면 세르주 블로크의 다락방이 나온다. 2023년 10월 19일부터 2024년 3월 31일까지. 그곳에서 세르주 블로크가 파리에서부터 보내온 러브레터를 받아볼 수 있다. 뉴스나 매거진, 책에 실린 일러스트레이션은 물론이고 4미터 크기의 초대형 설치 작품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파리의 발송자는 어떤 사람? 유년 시절이 행복
by
이지연 에디터
2023.11.25
리뷰
전시
[Review]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완성되는 전시 - 에르베 튈레展
일곱 살의 당신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전시회는 암묵적으로 NO키즈존이다. 고요하고 차분한 전시회장에서 말소리는 민폐가 된다. 덕분에 부모님들은 돌발성이 높은 어린아이들의 손을 잡고 뮤지엄을 찾는 대신 키즈카페를 향한다. 유명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은 유달리 점잖은 면모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에 아동 친화적인 전시가 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이루어지는 「에르베
by
이지연 에디터
2023.11.1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알을 깨고 나가보자, 그곳도 별다를 건 없겠지만 [영화]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이 콘텐츠는 당신의 국가에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위와 같은 문구가 뜬다. 평생을 회색 도시에 갇혀 살았던 소녀는 '해외'라는 완벽한 세상으로 영원히 떠나고 싶어 한다. 결국 그녀는 용기를 내서 국경을 넘는다. 그녀는 눈 덮인 산, 고급 호텔, 정치적 정확성, 평등한 기회, 엄청난 급여, 인권, 성평등, 무한한 가능성을 기대한다. 하
by
이지연 에디터
2023.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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