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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몸이 여기에 있다는 것 [도서]
삶의 끝자락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우리 몸에는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인다. 내 왼발 측면에는 손톱 너비만큼 작은 흉터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다섯 살일 때 거실을 뛰어다니다가 스카치테이프를 밟아 상처가 났던 흔적이다. 당시의 기억이 꿈처럼 가물가물한 나는 이 흉터의 존재를 통해서만 그때의 일이 실제 내게 일어난 사건임을 확신할 수 있다. 흉터뿐일까. 이제는 맞지 않는 옛날 옷을 보며, 검
by
나윤서 에디터
2026.10.15
리뷰
공연
[Review] 가을의 꽃말은 페스티벌 - 2026 렛츠락 페스티벌
다음을 함부로 기약하고 싶은 시간을 뒤로 하고 nothing but today!
페스티벌을 전문(?)적으로 다니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그동안 내게 페스티벌은 봄에 한 번, 가을에 한 번 참석하는 일종의 출석 체크 같은 행사였다. 그런데 올해는 페스티벌 메이트가 생기는 바람에 생각보다 자주 페스티벌에 자리하게 됐다. 페스티벌의 좋은 점은 내가 알지 못했던 가수와 음악을 자연스럽게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듣고 싶은 노래만
by
조수빈 에디터
2026.10.15
오피니언
사람
"그때 그곳을 떠올려봐"라는 말
같은 일을 겪어도 마음속에 떠오르는 것은 달랐다
아내와 나는 같은 일을 겪고도 그것을 기억하는 방식이 달랐다. 예전에 함께 갔던 여행지를 이야기할 때면 그 차이가 특히 선명했다. 아내는 그곳의 모습이나 당시 만났던 사람의 얼굴을 비교적 생생하게 떠올렸다. 나는 어디에 갔는지, 누구와 있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기억했지만 그 장면이 눈앞에 다시 나타나는 느낌은 거의 없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억력의
by
조현근 에디터
2026.10.15
리뷰
도서
[Review] 수많은 운명과 선택이 만든 '나'라는 인격체 - 카오스의 가장자리 [도서]
삶은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환경을 탓하지 말라' 내 처지가 불리하게만 느껴질 때마다 주변 어른들께서 수도 없이 해주신 말이다. 귀에 익을 대로 익은 말이지만, 나에게는 그 말이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도 상황을 이겨낼 방법을 찾기란 쉽지 않다. 환경은 한 사람의 인격을 만드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처 예상하지 못했거나 부정하고 싶은 순간에
by
강소정 에디터
2026.10.1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꿈도 너랑 같이 꾸면 더 재밌으니까 [영화]
셀린느와 줄리처럼, 놀이하듯 같은 꿈을 꾸게 될 친구를 찾아서
어느 순간부터 영화를 보는 행위에 무뎌져버린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유명한 감독의 신작이 나오면 반사적으로 극장에 가고, 별점을 매기고, 장면들을 뜯어보며 여긴 이래서 좋았고, 여긴 이래서 별로였다하며 떠들어댔다. 사실 <셀린느와 줄리 배 타러 가다> 또한 같은 맥락에서 보러 가게 된 것이다. 지난 9월 30일,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자크 리베트 감독의
by
김시은 에디터
2026.10.1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영원을 믿지 못하더라도 [음악]
영원을 믿지 못하면서도, 함께한 추억만큼은 오래 남기를 바라는 마음
추억만큼은 영원의 틈 속에서 떠다닐 거예요. 지난 겨울 리도어의 단독 콘서트에서, <내 방안은 푸른 바다>를 공연하기 전에 나온 말이다. 이 문장은 리도어의 두 곡을 나란히 떠올리게 한다. <영원은 그렇듯>은 영원을 거짓이라고 말하고, <내 방안은 푸른 바다>는 떠나갈 사람과 잊힐 사랑을 노래하면서도 추억에 영원이라는 말을 붙인다. 두 곡에는 모두 떠남을
by
오가영 에디터
2026.10.14
문화는 소통이다
ART insight
[ART insight] AI 시대에도 글을 쓰는 이유 - 모든 문장은 삶에서 시작된다
글쓰기의 결과물 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질문하는 과정에 있다
이제는 글을 쓰는 일의 상당 부분을 AI에게 맡길 수 있게 되었다. 키워드만 줘도 문장이 뚝딱 나오는 데다가, 엉성하게 적은 초안을 건네면 순식간에 꽤나 있어 보이는 결과물을 가져다 준다. 내가 한 시간을 붙잡고 고민할 글을 AI는 몇 초 만에 만들어낸다. 이런 변화를 지켜보다 보면 자연스레 하나의 질문에 도착한다. AI가 이렇게나 글을 잘 쓰는 시대에,
by
최수경 에디터
2026.10.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조금 고약하고 많이 재미있는 여자, 노라 에프런 [도서]
개인적인 서사에서 출발해 인생에 대한 소회까지, 여성으로 살아오며 지나온 시간과 경험을 이야기하는 그녀의 글은 호락호락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하나의 작은 좌표가 된다.
“지금 잠깐 구글로 그 제목을 검색해보고 오려고 한다. 금방 돌아오겠다. 제목은 행운의 반전이다. 도대체 누가 이 제목을 기억할 수 있단 말인가? 아무 의미가 없는데.” P.11 책을 읽다가 실소가 터졌다. 노라 에프런의 에세이 <내게도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에서 기대했던 내용은 이런 것이 전혀 아니었다. 차례를 다시 살펴본다.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by
손혜림 에디터
2026.10.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한국 뮤지컬, 웨스트엔드를 찾다 [공연예술]
한국 뮤지컬, 웨스트엔드에서 통할까?
오에오 (오에오) 오에오 (오에오) 너도나도 모두 다 즐기세 양반 놀음 SWAG AGE 외쳐, 조선! in concert, 넘버 '양반놀음' 중에서 "오에오" 하고 배우가 선창을 한다. 그러자 객석에서 "오에오"하고 받는다. 처음엔 몇 사람이던 목소리가 어느새 극장 전체로 번졌고, 나 역시 따라 부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여기가 어디인지 떠올렸다. 런던이
by
김은지 에디터
2026.10.14
리뷰
공연
[Review] 다음에 잘하자, 오늘은 마음껏 뛰자 - 2026 렛츠락 페스티벌
슬램으로 만난 청춘, 크라잉넛의 위로, 국카스텐의 음악적 해방감
음악을 듣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만히 앉아 선율을 감상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가사를 따라 부르며 감정을 나눌 수도 있다. 때로는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소리를 지르고,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할 수도 있다. <2026 렛츠락 페스티벌>에서 나는 음악을 즐기는 새로운 방법을 배웠다. 처음 만난 사람들과 몸을 부딪치며 뛰고, 실패로 무거워진 마음을 노래
by
이소희 에디터
2026.10.13
리뷰
도서
[Review] 미술관을 알면 예술은 더 깊어진다, '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 [도서]
작품만 알아도 재밌는 곳인데 미술관까지 안다면 얼마나 더 풍성하게 즐길 수 있을까. 이 모든 즐거움을 한층 깊게 만들어 줄 책 <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을 소개한다.
미술관에 가는 일은 예술가와 작품을 만나는 일이면서, 미술관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어떤 이유에서 이 작품들이 모였고, 언제부터 미술관의 이름을 갖추고 운영하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는 순간 이 공간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 거대한 역사의 파도 속에 놓인 기분, 그 황홀한 기분을 온전히 느끼기 위해 우리는 미술관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by
고지희 에디터
2026.10.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금기를 두드리는 사람들 [도서]
불편한 질문이 세상 밖으로 나와야 하는 이유
금기는 왜 생기는 걸까.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에는 금기라고 불리는 것들이 존재한다. 개미나 강아지의 세계에도 인간 사회와 같은 의미의 금기가 있을까. 인간은 저마다 다른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서로 다른 사상과 신념이 부딪히면서 어떤 주제는 입 밖으로 꺼내기 어려운 것이 되고, 어느새 사회가 건드리지 않으려는 영역으로 남는다. 금기가 생겼다는
by
강효정 에디터
2026.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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