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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예능
[Opinion]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시리즈 '스킨스'와 '유포리아' [드라마/예능]
청소년기의 파괴적인 혼돈과 '답 없음'을 거칠게 묘사하는 스킨스와 유포리아, 그 드라마의 서사와 그 성인기에 대한 고찰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이자, 막무가내로 망가진 채 몸부림치는 청소년들을 소재로 한 두 하이틴 드라마 '스킨스'와 '유포리아'. 이 시리즈들은 역설적으로 내 청소년기에 이상한 안식처로 존재했다. 굴곡지게 변하기 시작하는 몸, 언제 시작되었는지 자신도 모를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파괴되는 자아. 두 시리즈가 불안정한 자아로 서로를 매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16
리뷰
공연
[Review] 반복되는 희생이 멈춘 증오 -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 희생이 멈춘 증오
뮤지컬과 나는 꽤 서먹한 사이였다. 연극과도 가깝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유독 뮤지컬은 더 멀게 느껴졌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 번 보지 않기 시작하니 점점 더 발걸음이 멀어졌던 것 같다. 그렇게 다시 뮤지컬을 찾게 된 건 이번이 몇 년 만의 일이었다. 이 작품을 문화초대로 선택한 이유 역시, 무엇보다도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익숙한
by
길유빈 에디터
2026.04.15
리뷰
공연
[Review] 쓰러진 비석 아래, 묻혀진 이름들을 위한 무대 - 연극 돔박아시, 고이래 [공연]
학살자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서 있는 동안, 희생자들의 이름은 발 아래 묻혀 있었다. 연극 〈동백아가씨 고이래〉는 주인공 대신,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죄책감과 두려움의 이야기로 제주 4·3의 진실을 완성해 나간다. 아직도 이름 짓지 못한 그 역사 앞에서, 우리의 백비는 오늘도 비어 있다.
무대 한가운데에는 동상처럼 우뚝 선 비석이 있었다. 연극은 그 비석을 쓰러뜨리는 고이래로부터 시작된다. 조용히 해녀로만 살아온 고이래는 왜 갑자기 비석을 쓰러뜨린 것일까. 주변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그리고 형사 강선웅은 이를 집요하게 쫓는다. 그러나 이내 드러나는 것은, 고이래를 둘러싼 모든 인연이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
by
김정현 에디터
2026.04.11
리뷰
PRESS
[PRESS] 브람스를 이름으로 불러본 적 있나요 - 금호아트홀 아름다운 목요일 : 윤홍천 Piano [공연]
2026년 4월, ‘요하네스’라는 이름으로 다시 가까워지는 브람스의 젊은 날과 말년
내가 브람스를 처음 만났던 것은 그의 음악보다도 프랑수아즈 사강의 책이나 드라마의 제목으로 먼저였던 것 같다. 뭘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문장을 굳이 소리 내어 읽지 않아도, 한 글자씩 짚어 읽지 않아도, 이 질문은 오래 남는다. 브람스가 누군지도 제대로 모르면서도, 저 질문을 받는 사람이 되면 왠지 특별해질 것 같고. 한 번쯤은 내가 저 질문의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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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4.09
리뷰
영화
[Review] 목숨의 무게를 잴 때, 반대편에는 무엇을 올려야 하는가 - 힌드의 목소리 [영화]
숫자로 추상화된 전쟁 앞에서, 이 영화는 이름과 목소리를 들려주는 영화
영화 [힌드의 목소리]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다는 뉴스가 터지던 날, 주가 그래프가 실린 기사들이 줄지어 따라왔다.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동 상공을 피해 우회하게 된 항공편들이 취소됐다는 공지가 왔고, 기름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아마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에게 전쟁이 닿는 방식일 것이다. 총성이 아니라 환율
by
박지영 에디터
2026.04.0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무녀가 우리의 이름을 말하기 전에 -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 [도서/문학]
불가능한 사랑,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사랑
배수아의 소설 <멀리 있다 우루는 늦을 것이다>를 놓고 지난 두 편에 걸쳐 이야기했던 것은 남자와 여자의 '연극' 그리고 그들의 '최초의 기억'이었다. 이미 첫 번째 글에서 이 소설을 구조화와 도식화의 자세로써 분석하는 일이 퍽 무용할 것이라는 예감을 밝혔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내가 분석해놓은 것들이 나와 다른 누군가의 이해를 도왔을지 모르나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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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에디터
2026.03.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이 갤러리의 이름은, 갤러리가 아님 [문화 전반]
규정되지 않은 이미지들이 모인 인스타그램 큐레이션 계정, IT'S NOT GALLERY가 매력적인 이유.
2024년경, 젊은 층에서는 인터넷을 중심으로 ‘브레인롯(Brain Rot)’이라 불리는 밈이 유행했다. 무의미하고 단편적인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이들은 맥락을 이해하기보다, 그저 받아들이는 데서 감각이 작동한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반면 회화는 흔히 개념적이고 어렵게 여겨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기, 그 ‘브레인롯’과 어딘가 닮은 방식으로 회화 작품을 전
by
최하영 에디터
2026.03.30
리뷰
공연
[Review] 에고이스트에게 형벌이라는 이름의 기회를 - 연극 키리에
자의식을 걷어내고 난 자리에 희뿌연하게 드러난 타인의 체온은 살아갈 힘이 되어준다.
가까운 지인의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을 찾았던 날이 기억 난다. 그는 내가 온 것을 핑계로 잠시 구석에서 휴식을 취했다.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벽에 등을 붙이고 작게 몸을 만 그는 내게 여상한 얘기들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수상할 정도로 새카만 옷차림과 빈소를 가득 채운 쿰쿰한 육개장 냄새, 효과음처럼 깔리는 곡소리가 조금씩 익숙해질 때가 되어서야 여느 때
by
오송림 에디터
2026.03.26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당신은 누구입니까? [자기소개]
나를 소개합니다.
자기소개를 한다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도 동시에 가장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나를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잡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많이 이야기하면 과한 것 같고, 너무 적게 이야기하면 나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늘 그 중간점을 찾으려 노력하지만, 그 또한 쉽지 않다. 아마도 나는 나 자신을 얼마
by
윤재현 에디터
2026.03.2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데스게임: 죽음이라는 이름의 오락 [영화]
영화 <배틀로얄>(2000), 타카미 코슌 소설 원작
‘데스게임’은 생존을 건 게임을 의미한다. 목숨을 담보로 한 이 서사 구조는 인물의 생존 본능을 활용하여 관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쾌락을 선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헝거게임’ 시리즈, 그리고 소설 원작 영화 ‘배틀로얄’은 모두 데스게임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고 있다. ‘죽음’은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고 두려워하
by
김지연 에디터
2026.03.20
리뷰
공연
[Review] 거짓말이 진실이 되는 순간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공연]
마마와 엄마의 도망이 단순한 이탈이 아닌 새로운 가능성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게 된다.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오셀로>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원작을 읽으며 서사에서 비켜나 있던 에밀리아의 이야기에 주목한 마정화 작가는, 서사의 공백을 1970년대 후반 한국이라는 시공간으로 옮겨와 새롭게 구성한다. 작품은 원작의 구조를 차용하되, 여성 인물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내세우며 전혀 다른 결의 서사를 펼친다. 극은 ‘거짓말
by
소인정 에디터
2026.03.17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를 살린 작은 다정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빚진 순간들
1. 이따금씩 아주 멋진 일들은 계획의 영역 바깥에서 일어나곤 한다. 비콘 힐 파크는 계획에 없던 목적지였고,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잔디밭에 털썩 주저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는 것 역시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계획의 울타리 바깥에 있던 그 잔디밭에서 세 명의 멋진 사람들을 만났다. 누가 봐도 바다 건너편에서 온 여행자인 것이 분명한 이름 모를 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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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그린 에디터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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