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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자본주의 시대 여성들을 위한 ‘셀프브랜딩’ 팁, <아노라>
<아노라>는 로맨스의 서사 구조를 가졌지만, 실은 속 빈 소동극이다. 성매매의 폭력성을 ‘코미디’를 통해 털어냈고, 성매매 여성을 자본주의 시대의 ‘셀러(seller)’로 그려냈다. 그리고 이 유능한 셀러가 겪는 시행착오를 통해 현대 여성들에게 이런 교훈을 주는 듯하다. “주체적 여성으로 ‘셀프브랜딩’ 하라.”
코미디로 무마한 많은 것들 김은숙 발 K-로코의 ‘신데렐라 스토리’는, 들여다볼수록 근본이 없다. 서구의 로맨스 계보에서 비켜난 한국적 판타지라는 뜻이다. 예로부터 로맨스 속 계급 차는 빈자로 위장한 부유한 남자가, 마찬가지로 부유한 남자의 오만한 딸을 깨우치는 식으로 구현돼왔다. <개구리 왕자>, <지빠귀수염의 왕>이 그 예시다. 미국 스크루볼 코미디
by
박서영 에디터
2025.06.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갑갑증에 걸린 것 같은 기분이 든 적이 있나요? [도서/문학]
갈 길을 잃은 청년들의 방황, 최진영 작가의 언어로 들여다보기.
["얘, 넌 어디쯤이니? 왜 늦었니? 뭐가 힘드니?"] 사회는 종종 청년들에게 묻는다. 지금 어디쯤이고 무엇을 하길래 늦냐고. 진학, 취업, 결혼 등 그들은 수많은 질의응답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최진영 작가의 단편 소설 「어디쯤」에서도 ‘나’의 아버지는 계속 어딘가로 가라고 아들을 재촉한다. 하지만 블랙홀에 빠진 듯 ‘나’와 검은 파카의 사내는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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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파 에디터
2025.06.12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극장의 1초: '사라질 것'에 대해 쓰는 일 [셀프 큐레이션]
공연 예술과 책 사이를 가로지르기
공연의 본질은 사라짐에 있습니다. 그날의 극장 분위기, 배우의 표정과 몸짓, 라이브 밴드의 연주는 기록되지 않습니다. 극장에서 지나간 1초는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사라집니다. 사라짐을 막으려는 시도는 필연적으로 좌절합니다. 인간이 사라짐을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방법은 '기억하기'뿐인데, 기억만큼 불완전한 건 없기 때문입니다. 극장 맨 뒷자
by
임예영 에디터
2025.06.12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당대적 공포와 젠더화된 폭력의 스펙터클 [드라마]
1994년 드라마 <M>은 낙태아 원혼이란 파격적 설정으로 윤리적 질문을 던지는 한편, 여성 주인공의 파괴적 변모를 통해 젠더화된 폭력의 스펙터클을 전시한다. 이는 남성적 시선과 아브젝시옹 개념으로 분석되며, 여성성에 대한 당대의 사회적 공포와 혐오를 반영, 오늘날 젠더 정치학 성찰의 중요한 계기를 제공한다.
낙태 담론과 공포의 윤리성: 과학과 오컬트의 경계에서 1994년도에 방영된 드라마 M의 핵심 설정인 '낙태된 태아의 원혼이 생존한 아이에게 빙의한다'는 플롯은 당시 사회적으로 민감했던 낙태 문제에 대한 윤리적 질문을 공포의 외피를 빌려 제기한다. 현실에서 직접적으로 대면하기 어려운 낙태라는 주제를 오컬트적 상상력으로 우회하여 소비하게 만드는 기제가 된다.
by
오해인 에디터
2025.05.15
리뷰
도서
[Review] 예술인생 백과사전 - 내가 사랑한 예술가들 [도서]
삶이 담긴 그림, 그림을 담아낸 글
혼란, 고민, 눈물, 위로. 조금만 더 지나면 추억이 되겠거니 생각했지만 사춘기를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나를 설명하고 있는 내 인생의 키워드다. 이렇다 할 거창한 사건 없이도, 바람 한 점 안 부는 곳에 서서도 한없이 흔들리고 있는 걸 보면 혼란이 그야말로 나의 천성인가 보다- 생각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에 마음이 끌렸다. "창작은 삶의 격랑에 맞
by
장유정 에디터
2025.05.13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예술의 공식, 화성학: 긴장과 해소 배우기 [음악]
비전공자의 시선으로 화성학과 비평 이어보기
화성학을 배운다. '도' 위에 어떤 음이 쌓이는지, 그 다음엔 어떤 음의 조합이 나와야 매끄러운지 뜯어보는 학문. 음정에 익숙해지면 장·단음계를 배운다. 장·단음계에 익숙해지면 3화음을, 3화음이 익숙해지면 7화음을, 7화음이 익숙해지면 특수 화음을 배운다. 학문이 다 그렇듯 화성학에도 공식이 있어서 '안정적'인 화음과 진행만 따라 해도 노래 한 곡을 만
by
임예영 에디터
2025.05.10
리뷰
도서
[Review] 비평가 이전의 벤야민, 문학을 꿈꾸다 - 고독의 이야기들
책 <고독의 이야기들> 리뷰
여기 다섯 사람이 있다. 미술을 좋아하는 사람,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 비평을 좋아하는 사람. 이들의 행동반경은 종종 엇갈린다. 누군가가 영화관에 있을 때 누군가는 전시회장에, 누군가는 서점에 있으니까. 이들은 각자의 분야에 흠뻑 빠지기 시작한다. 의자에 앉아 독서대를 펴고 그 위에 전문 서적을 얹는다. 정신
by
임예영 에디터
2025.04.20
리뷰
도서
[Review] 독일 최고 문예비평가가 죽기 직전까지 가지고 있었던 한 점의 그림 – 고독의 이야기들
현실과 환상을 휘저어 겹겹이 쌓아 올린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면
“벤야민이 쓴 문학작품들이 지금껏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출간된 적 없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 가디언 <고독의 이야기들>은 발터 벤야민의 이름 아래 출간된 유일한 문학작품집이다. 그가 살아 생전에 발표하지 않았던 그의 일기 속 단편 소설(노블레), 서평, 메모와 같은 글들을 엮은 것이다. 이 책의 존재를 처음 알았을 때, 막연히 떠오른 감상은 “벤
by
신지원 에디터
2025.04.18
리뷰
도서
[Review] 문학가 발터 벤야민 - 고독의 이야기들 [도서]
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이야기집 - <고독의 이야기들>
철학자로 알려진 벤야민의 이야기 선집. 철학자가 쓴 이야기들이라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하나 같이 재밌으며 ‘철학적’으로 강렬하다. 꿈과 몽상, 여행, 놀이와 교육론으로 이뤄진 각각의 테마가 따로따로 노는 것 같으면서도 하나로 어우러지는 묘한 특징이 있다. 모두 다 전형적이지 않고, 고착화되지 않으며 즉흥적이라는 점에서 생동감이 넘치게 느껴지는 한편, 깨
by
안태준 에디터
2025.04.16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아동용 콘텐츠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평론이 필요하다 [문화 전반]
아동용 콘텐츠에 대한 지속적인 비평과 담론은 형성되어야만 한다.
얼마 전 다섯 살 조카가 좋아하는 ‘캐치! 티니핑’을 함께 보다가, 이 애니메이션의 어떤 점이 어린이들을 그토록 매료시킨 것인지 궁금해졌다. 예쁘고 귀여운 캐릭터들이 흥미로운 모험을 떠나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니만큼 어느 정도의 재미는 보장되는 것이지만, ’파산핑’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흡입력을 지닌 작품인 것인지, 그전에 있었던 다른 아동용 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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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우 에디터
2025.02.0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이 세상에 비평이 필요한 이유 [문학]
비평의 가치와 역할
1. 비평의 정의 비평의 정의는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를 찾아보면 비평은 ‘사물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를 분석하여 가치를 논’하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무조건 긍정적이지 않고 반대로 추함은 무조건 부정적이지 않다. 그저 어떤 하나의 사물 혹은 장르, 아니면 작품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지표인 셈이다. 하나의 시선으로만 판단하지
by
김예은 에디터
2024.12.16
리뷰
영화
[Review] 당신은 어떤 가치까지 돈으로 바꿀 수 있나요? - 아침바다 갈매기는 [영화]
현실을 떠나고 싶다면 당신의 자리에 무엇을 남기겠습니까?
그러니까 이 이야기는 하루아침에 용수가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에서 선원으로 일하는 용수는 한 가지 강렬한 욕망을 품고 있다. “죽고 싶다.” 그는 자신이 일하는 배의 선장 영국에게 자신의 죽음을 위장해달라고 부탁한다. 사고사로 위장한 뒤 보험금을 수령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고작 한 달. 그러나 그의 계획은 가족들이 그의 죽음을 믿지 않으
by
김민서 에디터
2024.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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