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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변화하고 밀려나며, 또 다시 힘을 얻는 - 앨런 길버트 & NDR 엘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내 마술은 아직 쓰이지 않았다. 하지만 바다가 물러갈 때, 그것은 나의 형상을 남길 것이다. 나는 머물지 않는다.
지난 10월 22일, ‘가장 현대적인 지휘자’라 평가되는 앨런 길버트가 북부 독일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NDR 엘프 필하모니를 이끌고 한국을 찾았다. 이번 <앨런 길버트 & NDR엘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이 함께하여 압도적인 힘과 유려함, 신선함과 자유로움이 공존하는 무대를 선사했다. 뉴욕 필하모닉 음악감독 시
by
김승아 에디터
2025.11.0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예술이 건넨 공존의 감각 - ‘기후위기 시대의 예술, 시간, 그리고 바다’ 심포지엄 [문화 전반]
기후위기 시대, 예술의 역할
일찍이 해양 전략가 알프레드 마핸은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경철 교수는 이 문장이 역설이라고 말한다. “인간이 바다를 지배하기 전에, 바다가 인간을 몰락시킬 수도 있다.” 기후위기는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다. 해수면 상승과 생태계 붕괴, 산성화로 인한 생물 멸종은 이미 현재 진행 중인 현실이다. 그럼에도 우
by
황아영 에디터
2025.11.01
리뷰
공연
[리뷰] 바다와 나비 - 앨런 길버트 &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바다와 나비 아무도 그에게 수심(水深)을 일러 준 일이 없기에 흰나비는 도무지 바다가 무섭지 않다. 청(靑)무우밭인가 해서 내려갔다가는 어린 날개가 물결에 절어서 공주처럼 지쳐서 돌아온다. 삼월(三月)달 바다가 꽃이 피지 않아서 서글픈 나비 허리에 새파란 초승달이 시리다 - 김기림, 「바다와 나비」 나는 뒤척이고 흐릅니다 나는 무엇일까요, 버지니아 울프의
by
박하은 에디터
2025.10.30
리뷰
공연
[Review] 유성우가 길게 요동 치는 밤 - 앨런 길버트 &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
환기의 미학, 안나 클라인에서 드보르자크까지 - '앨런 길버트,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공연 감상 에세이 (10.22)
결국, 거대한 숨을 들이마시기 위함이겠다. 클래식 공연을 보러 가는 궁극적인 이유는 내 앞에 거대한 강풍기 하나를 세워놓고, 나의 무미건조한 일상에 소름 끼치는 환기를 들여놓기 위함이다. 아주 큰 양동이일 수도 있겠다.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차가운 물줄기가 멍하니 졸고 있는 나를 일깨워주길 바랐다. 온몸을 사르르 감싸주는 벽난로 하나로는 부족하다. 작
by
장유진 에디터
2025.10.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감정의 표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속 사랑과 비겁함
사랑은 불완전한 존재들의 서사다. 그것은 언제나 결핍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은 불완전한 사랑의 세계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바다를 꿈꾸는 장애인 조제와 그녀에게 잠시나마 닿았던 츠네오의 이야기는, 현실의 물리적 거리보다 마음의 깊이를 측정하려는 시도처럼 느리게, 그러나 명확하게 가라앉는다. “눈 감아 봐.
by
오수민 에디터
2025.10.2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바다와 나만이 남은 사이 - 자매도시 서초교향악단 초청 연주회 '포항의 가을, 서초의 선율' [공연]
포항에서 멘델스존을 만난 순간 - 자매도시 서초교향악단 초청 연주회 감상 에세이 (10.16)
1. 모두가 바다를 떠난 사이 10월 17일 밤 10시, 이제 이 글을 시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자 문득 웃음이 났다. 호텔의 조그만 원형 테이블 앞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던 나는, 어김없이 무언가를 길게 생각하고 있었다. 뭘까.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곳곳에서 글을 생각하고 내려놓는 낭만주의자가 되어 버렸을까? 모두가 잠결에 놓인 사이, 모두가 바다를 떠
by
장유진 에디터
2025.10.19
리뷰
PRESS
[PRESS] 널 사랑하기 전 해야 할 일 - 연극 ‘보이즈 인 더 밴드’ [공연]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성소수자의 현실과 기억해야 할 가치, <보이즈 인 더 밴드>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자만심과 열등감은 종이의 양면과 같다. 둘은 종이처럼 분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콤플렉스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사람을 보면 기저엔 묘한 우월감이 깔린 걸 알 수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의 오만함과 편협함, 자기방어를 따라가다 보면 그 사람이 감추고 싶어 하는 열등감의 뿌리를 발견하게 된다. 호모포비아(Homophobia : 동성애를 병적으로
by
이진 에디터
2025.10.0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청춘은 누구나 한때 ‘물에 빠진 나이프’였다 [영화]
바다에 빠진 칼날처럼, 청춘은 서로를 베고 스며들며 흔적을 남긴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여름은 대체로 빛과 물의 이미지를 띤다. 눈 부신 햇살에 눈을 찡그리고, 광활한 바다에 몸을 던지고, 갑작스레 쏟아지는 비에 뛰어가던 순간처럼. <물에 빠진 나이프(Drowning Love)>(2016) 속 여름은 그 빛을 끝내 붙잡지 못한 채 흩어진다. 사랑과 꿈, 자유와 방황 사이의 고통이 여름의 물결 속에 서서히 젖어 든다.
by
오수민 에디터
2025.09.27
작품기고
The Artist
[까막별] 파도
어제와 오늘의 경계에서
[illust by EUNU] 억겁을 퍼내고 산다던 바다는 자꾸만 내게 돌을 내려놓는다. 내 바다는 이리도 속이 좁나보다. 무심한 듯 뱉어낸 작은 조각들이 발 사이를 파고든다. 부드러운 돌, 까슬한 돌, 뾰족한 돌…. 파도가 깎아낸 매일이다. 오랜 어제에 또 쓸려 피가 났다. 아마 오늘 일도 오래도록 이곳에 남을 것이다. 살다가 바다가 생각날 때면 나는
by
박가은 에디터
2025.09.19
리뷰
도서
[Review] 언어라는 미지의 바다에 - 영혼 없는 작가
언어의 경계를 살아가는 이 작가의 여정을 조금이나마 따라가고 싶어졌다. 언어를 통한 '허구 아닌 허구', '에세이 같은 소설'이라는 그의 세계는 여전히 미지지만, 그 미지성마저도 이 작가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어쩌면, 언어란 본래부터 완전하지 않은 것이기에, 우리는 그 불완전함 속에서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도 모른다.
글을 쓰는 이에게 '영혼 없음'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책장을 넘길수록 나는 더욱 미로 속을 헤매는 기분이었다. 단편처럼 느껴지는 글들이 이어지지만, 서서나 인물의 발전은 보이지 않고, 이야기의 결도 어디론가 흘러가 버린다. 그렇게 몇 편을 넘긴 뒤에야, 에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영혼 없는 작가』는 다와다 요코의 초기 산문을 모은 책이다. 일본어와
by
오금미 에디터
2025.09.16
리뷰
PRESS
[PRESS] 위험한 심리 게임 속 시대를 꿰뚫는 보편적 감각, 연극 ‘보이즈 인 더 밴드’
동시대적 감각으로 사랑받는 연극 <보이즈 인 더 밴드>가 2025년 다시 돌아왔다.
성소수자(LGBT : 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ed) 퍼레이드마다 등장하는 무지개 깃발은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술가 길버트 베이커는, 1978년 미국에서 최초로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정치인인 하비 밀크에게 의뢰받아 무지개 깃발을 만들었다. 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 ‘Over the rainb
by
이진 에디터
2025.09.1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초봄의 사색과 담백한 빙수 – 안경(めがね, 2007) [영화]
매해 같은 초봄에 모일 것을 알기에 기다릴 수 있는 관계는 그 어떤 매실과 앙금보다 특별할지도 모른다.
날이 선선해질 때면, 생각이 너무 많아질 때면, 그리고 누군가 그리워질 때면 찾게 될 영화가 생겼다. 바로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안경(めがね, 2007)>. 관광할 곳도 놀 만한 곳도 없이 그저 사색할 뿐인 조용한 바닷가 마을. 이곳에는 매해 봄마다 마을을 찾아와 수수께끼 해변 앞 빙수 가게를 운영하는 사쿠라 씨와 마음씨 좋은 하마다 펜션 주인
by
조유리 에디터
2025.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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