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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예능
[Opinion]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힐링 [드라마/예능]
이 시대의 고독한 미식가
시간과 사회에 얽매이지 않고 행복하게 공복을 채울 때 잠시 동안 그는 제멋대로가 되어 자유로워진다.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의식하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는 고고한 행위. 이 행위야말로 현대인에게 평등하게 주어진 최고의 ‘힐링’이라고 할 것이다. '고독한 미식가'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2012년부터 방영 중인 일본 드라마다. 수입 잡화상 이노가시라 고로
by
김지연 에디터
2026.04.1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우리가 버리지 못한, 버리지 않기로 한 것들의 모음 [도서/문학]
살면서 모아온 것들에 관한 기록을 담은 독립출판물 『은비가 버리지 못한 것들의 모음』을 소개한다. 버리지 못하는 마음이 단순한 집착이 아니라, 잊혀지는 것들에 저항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방식임을 이야기한다. 물건이 사진이나 글과는 다른 방식으로 기억을 되살리는 이유, 그리고 나 역시 버리지 못한, 버리지 않기로 한 것들에 대하여.
『은비가 버리지 못한 것들 모음』 책의 표지 작년 가을, 새롭게 알게 된 동료가 본인이 예전에 쓴 책이라며 한 권을 소개해줬다. 살면서 모아온 것들에 관한 기록이라고 했다. 이를테면 찢겨진 수첩, 글씨가 잘 써진 메모, 초콜릿 껍질 등 누군가 보기엔 어처구니없겠지만 나름의 사연으로 버리지 못한 기억들이라고. 그 얘길 듣는 순간 반가웠다. 나는 왜 그 생각
by
김가영 에디터
2026.04.17
오피니언
사람
[Opinion] 키라라, 나는 나로 짱이 되는 중 [사람]
키라라의 말
전자음악가 키라라는 키라라는 예쁘고 강하다. 그리고 “짱이 되라”고 말한다. 짱이 된다는 건 뭘까. 생각해보면 짱이 되는 건 꽤 쉽다. 우리 집에서 나는 존재만으로 짱이고, 달콤한 말이 필요한 친구에게는 그 한마디로 내가 짱이 되고, 혹은 스스로를 견디는 태도 같은 것들, 그 작은 순간들이 나를 짱으로 만든다. 키라라가 말하는 ‘짱’은 결국 타인의 기준이
by
김윤주 에디터
2026.04.1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박찬욱의 말맛 [영화]
낯선 언어의 세속화, 익숙한 언어의 거리두기
※ 영화 <올드보이>, <아가씨>, <헤어질 결심>의 일부 내용 및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누구냐, 넌?" "너나 잘하세요." "해피 버쓰데이, 태주 씨."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기는 하겠지만, 박찬욱 감독을 언급하면 이와 같은 강렬한 명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될 것이다. '아름다우면서도 추하고, 적나라하면서도 은근한' 역설적인 아름다
by
조은서 에디터
2026.04.15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지극히 주관적인 큐레이션: Magdalena Bay [음악]
앨범 하나가 예술작품이 되기까지
우리는 어떤 경로로 새로운 음악을 발견할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다시 그 음악을 찾아서 재생할까? 우리가 사용하는 음악 앱은 우리의 감상 경험에 생각보다 더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을 수 있다. 나의 경우, 원래 유튜브 뮤직을 사용하다가 최근에 스포티파이로 바꾸었다. 공통점은 둘 다 알고리즘에 의해 현재 재생되고 있는 음악과 유사한, 내 취향의 음악을
by
원미 에디터
2026.04.13
리뷰
공연
[Review] 혐오보다, 죽음보다 어려운 사랑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다른 사람들의 마음에 닿는 사랑 아름다운 것
* 스포일러가 많습니다. 어릴 적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처음 읽었을 때, 이해가 잘되지 않았다. 산타도 믿지 않았고, 첫눈에 반하는 열정적인 사랑도 믿지 않았다. 지금은 첫눈에 반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나는 여전히 그런 편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뿐이다.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을 이해하려면 나이부터 살펴보는 게 좋
by
장지원 에디터
2026.04.13
오피니언
게임
[Opinion] 박자를 맞추는 게임을 넘어, 감정을 설계한 게임 Deemo [게임]
리듬 게임 'Deemo'가 특별한 이유
리듬 게임은 흔히 반응 속도와 패턴 숙련도를 겨루는 장르로 이해된다. 얼마나 정확하게 박자를 맞추는지, 얼마나 빠르게 화면을 읽는지, 얼마나 높은 난도의 채보를 소화하는지가 플레이의 중심이 된다. 이런 기준에서 보면 많은 리듬 게임은 본질적으로 기술 중심의 장르다. 그런데 Rayark의 ‘Deemo’는 같은 리듬 게임이면서도, 그 기술을 과시의 대상으로만
by
김지현 에디터
2026.04.12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웃음이라는 날카로운 지적 [문화 전반]
유머와 풍자는 웃음을 통해 권력과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고, 결국 우리 자신을 성찰하게 만드는 가장 강력한 '조커'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글이다.
어릴 때부터 진지한 것보다 유머를 좋아했다. 시의적절한 '유머'는 때로 진지한 대화보다 더 뼈를 때릴 때가 있다. 그 유머를 통해 다시는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게 만들기도 한다. 우리는 그것을 '풍자'라고 한다. 얼마 전, 개그맨 이수지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휴먼다큐 진짜 극한직업> 코너에서 유치원 교사의 하루를 연기해 큰 화제가 됐다. 실제 유치원
by
최온유 에디터
2026.04.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풍선의 잔해와 비행기 무덤: 빨간 마후라와 붉은 돼지가 죽음을 기억하는 방식 [영화]
국가라는 거대 기계의 부속품이 된 ‘빨간 마후라’와 비행기 무덤을 기억하기로 선택한 ‘돼지’ — 전쟁 영화가 개인의 죽음을 망각과 신화로 치환하는 방식에 대하여
신상욱 감독의 [빨간 마후라](1964)는 전쟁의 참혹했던 실체를 군사적 스펙터클로 봉인하고, 그 위에 국가주의적 영웅 서사를 새겨 넣은 작품이다. 박정희 정권의 전폭적인 지원과 제국을 향한 학습된 동경이 결합하여 탄생한 이 영화는, 개인을 국가라는 거대 기계의 부품으로 포섭하는 일을 정당화하기 위해 다양한 미학적 장치들을 동원한다. 본고는 그 장치들을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1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봄을 듣는 순간들: 3곡으로 듣는 계절 [음악]
봄이라는 계절 속에서 음악이 어떻게 감정을 형성하고 확장시키는지를 세 곡의 노래를 통해 살펴본다.
봄이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특정한 노래를 찾게 된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거리에는 꽃이 피기 시작하면, 이상하게도 익숙한 멜로디가 먼저 떠오른다. 계절은 눈으로 먼저 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귀를 통해 더 먼저 스며드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봄이 오면 꼭 들어 보길 권하는 노래들이 있다. 단순히 그 노래 혹은 가수가 유명해서가 아니라, 봄이라는 계
by
송민주 에디터
2026.04.0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첫 페이지는 대개 나중에야 첫 페이지가 됩니다 - 제4회 서울예술상 : 스팍 포커스상 'A New Chapter' [공연]
돌아보니, 시작은 이미 열려 있었다 - 제 4회 서울예술상 스팍 포커스상 < A New Chapter > 관람 에세이
2026년 4월 7일 일기를 왜 쓰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지만, 글을 남겨두면—그것도 좀 길게—멀어진 시간도 어제처럼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러니 새로운 페이지를 넘긴 지도 벌써 1년이 되었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꽤 놀랐다. 그날은 오전부터 눈이 내렸고, 나는 까만 니트에 하얀 롱치마를 입고 있었다. 그래, 작년 3월 4일에는 소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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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진 에디터
2026.04.08
오피니언
공간
[Opinion] 누구든 자유로운 이방인이 되는 곳, 시모키타자와 [공간]
하염없이 방황하고 싶은 시모키타자와의 매력을 찾아서
'도쿄 여행지'라고 했을 때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지역들은 보통 다음과 같다. 시부야, 신주쿠, 이케부쿠로, 긴자 등등. 그런데 '시모키타자와'라는 이름은 아마 많은 이들에게 낯설 것이다. 신주쿠·시부야 지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동네인 이곳은 대도시나 유명 관광지는 아니지만 빈티지 마니아들에게 나름 잘 알려져 있다. 역에서 나서자마자 보이는 탁 트인 광장
by
조은서 에디터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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