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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간만의 편지
2023년 봄, 막내딸이.
막상 편지를 쓰겠다고 마음은 먹었는데 글의 첫머리를 떼기가 이렇게 힘이 든 것도 오랜만이다. 가끔은 수신자를 상정하고 쓰는 글이 오히려 더 막막하구나 싶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엄마한테 편지 썼던 게 언제인가 생각을 해 봤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꽤 오래 지난 듯해서 좀 민망하더라. 심지어 마지막으로 편지를 주고받던 시기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때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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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4.20
리뷰
도서
[Review] 현실을 비추는 거울 - 미래과거시제
실현가능한 오싹함
SF가 현실을 건드리는 순간 우리는 낯선 감각을 느끼게 된다. SF에서는 일상적인 배경을 일그러뜨림으로써 현실에 대한 새삼스러운 자각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인지적 소외라고 부른다. 이전의 SF가 우주, 지하세계, 혹은 아예 다른 차원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면 팬데믹 이후의 SF는 비교적 가깝고 더 그럴듯한 이야기의 수준으로 진화했다. 전염병으로 멸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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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13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아직 존재하지 않은 이름 [사람]
명분 없는 감정과 관계의 이름
언니는 관계에 대해서 너무 깊이 생각하고 마음을 많이 쏟는 것 같아.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예상치 못한 만큼 솔직해지는 날들이 있고, 그날은 가깝게 지내던 대학 동기 한 명에게 내가 사람을 대하는 방식을 저 밑바닥부터 긁어서 홀린 듯 털어놓게 된 날이었다. 나는 누군가 알게 된다면 기겁하며 한 발 물러날 정도로 잔걱정을 많이 하는 편이라는 것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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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4.13
리뷰
전시
[Review] 실험의 팡파레, 팝아트 - 데이비드 호크니 & 브리티시 팝아트
불쾌함과 실험의 경계는
팝아트를 학문으로 접한 것은 학부 졸업반 교양 수업 때였다. 전통적인 가치와 태도에 대한 도전과 실험적인 변화 등이 특징이기에 보는 재미도 크다. 그 그림이 그 그림처럼 느껴지는 중세시대와는 달리 그림 자체가 작가별 상징을 가리키는 팝아트는 시험 답안을 쓸 때 매우 도움이 됐던 기억이 난다. 벌써 수년 전의 이야기가 된 기억을 품고 다시 팝아트를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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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1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해 줘
미워하는 마음 없이
예년보다 빨리 피고 진 벚꽃 지구를 사랑하는 작가가 쓴 여행 에세이의 제목이다. 정세랑 작가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작가이며, 드물게도 돈을 주고 산 여행 에세이지만, 해가 갈수록 제목을 말하기에는 마음이 무거워진다. 사랑과 아낌은 동의어가 아닌가. 지구인들이 사랑해야 할 지구를 왜 아무도 아끼지 않지. 계절이 흐려지고 있다. 벚꽃과 매화, 개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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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0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당신의 감성을 보여주세요 [문화 전반]
자연스러운 취향
취향과 감성 바야흐로 자기표현의 시대다.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의 보급, SNS 플랫폼의 확산과 함께 누구나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영상을 올려 자신의 삶을 공유할 수 있다. 더 이상 전문가에 의해 잘 짜여진 이야기만이 콘텐츠로 다뤄지는 것이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고, 학교와 회사에 나가고, 주말에 소소한 휴식을 누리는,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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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4.0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는 너로부터 유래했어
나는 여전하다 그 수많은 변화로부터
좋아하는 풍경. 나는 엄마와 아빠의 취향과 함께 자랐다. 꽤 많은 부분을 그들로부터 빌려왔기에 내 세포뿐 아니라 대부분의 유래도 거기서 찾는다. 그 외에는 자잘하고 어리숙한, 귀여운 역사다. 나는 중학교 친구한테서 눈을 찡그리며 웃는 버릇을 들였고 만나던 이로부터 차례대로 그들이 쓰던 향수, 자주 쓰는 브랜드, 가게들에 대한 취향을 옮아왔다. 나도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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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3.04.0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그냥 그런' 사람 [사람]
뜨뜻미지근
그닥 성실한 편은 못 되는지, 일기처럼 무언가를 꼬박 쓰는 일이 몸에 배어있진 않다. 기억력도 그닥이라 웬만한 일상의 일들은 바로바로 머리에서 지워버리고 생활하는 순간이 더 많다. 그런 성향을 스스로도 알고 있으니, 휘발되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에는 대충 휘갈겨서라도 무언가를 남기거나 음식 사진을 찍듯 단순한 사건의 기록만이라도 남겨두려고 한다. 대부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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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3.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슬픔을 떼어서 먹고 [도서/문학]
고통의 조각들
고통이라는 퍼즐 조각 이현정·하미나, 『상처 퍼즐 맞추기』, 동녘, 2022. 요즘은 변화에 대해 자주 곱씹는다. 너무 무게를 잡는 서두인 듯도 하지만, 이런 심오한 주제를 자꾸 상기시키는 크고 작은 계기들이 있었다. 먼저 작게는 나이, 계절 같은 것. 학기 단위로 한 해를 양분하는 시간 감각에 익숙한지라, 3월에 들어선 지 한참 지난 지금에서야 올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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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3.2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이기적인 내가 아끼는 얼굴 모르는 그대들에게
묵묵히 걷기만 한다면야, 나는 말 걸기를 멈추지 않겠습니다. 얼굴도 모르지만 부디, 우리 함께 살아가기로 해요.
나는 사람들의 감정과 기분에 쉽게 동요되고는 한다. 함께 있는 누군가의 기분이 좋아 보이면 같이 들뜨고, 반대일 때는 덩달이 풀 죽고는 한다. 그 사람이 얼른 기운 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안절부절못하기도 한다. 내가 이타적인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 사람 때문에 나까지 축 처지는 게 싫은 이기심 탓이다. 그런 내가 가장 취약한 것이 누군가의 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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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빈 에디터
2023.03.16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최대한 2순위의 존재 [사람]
나는 왜 서울을 떠나왔나
1. 얼마 전 서울에서 방을 빼고 본가로 내려왔다. 넓지도 않은 방에, 단촐하게 생활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 차곡차곡 늘려온 세간 살림이 차 한 대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 언제 이렇게 짐을 늘려왔던 것일까. 쌓인 박스 더미를 보며, 시골쥐가 꽤 열심히 상경 생활을 버텨보려 했구나, 새삼스러운 생각을 했다. 막상 이곳에서의 생활을 정리하자니 어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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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수빈 에디터
2023.03.14
리뷰
음반
[리뷰] 현실의 비현실 노래하기 : 행복회로 부수는 중
평범하게 살고 싶지 않다면 나노말을 찾으세요
‘나노말’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걸 연상하게 되는가? 나노말은 2020년 [행복 회로 돌리는 중]이라는 앨범으로 처음 데뷔한 인디 팝 밴드다. 2인조 밴드였던 그들은 부산 씬에서 주로 활동하다 2022년 한 명을 더 영입하여 인천에 본거지를 두고 홍대 씬에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독창적인 사운드로 평범하지 않은 팝 음악을 한다고 본인들을 소개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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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빈 에디터
2023.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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