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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엽기적인 그녀 [영화]
필름 카메라 사진 속 거친 노이즈의 앤틱함을 사랑해 마지 않는, 순수한 사랑을 믿고 말하는 영화가 그리운 당신에게 추천할 영화
누군가 내게 좋아하는 영화를 물으면 머리가 새하얘지는 경험을 몇 번 한 적 있다. ‘뭐였더라...’ ‘뭐더라..' 분명 좋아하는 영화가 있었는데, 꼭 막상 질문을 받으면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면서 시간을 지체하면 상대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곤 했다. 그런 경험이 꽤나 답답하게 느껴졌던 탓에 메모장에 좋아하는 영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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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혜인 에디터
2025.12.0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가장 조용한 절망이 흐르는 곳 [도서/문학]
사랑이라는 위스키에 취해버린 세명의 남녀. 그 종착지를 향해
세상이 무너지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누군가는 아주 천천히 금이 가고, 누군가는 한순간에 무너진다. 이혁진 작가의 『광인』은 그 금이 가는 과정 전체를 하나하나 정면으로 응시하는 소설이다. 이 작품은 거대한 폭력이나 비극적인 사건과 다르게 더 조용하고, 더 잔인한 방식으로 인간이 얼마나 부서질 수 있는지에 관한 현실을 다룬다. 그리고 작가는 그 현실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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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은 에디터
2025.11.15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우연한 풍경 [여행]
경이로움은 늘 내게 불현듯 찾아왔다.
지상으로 내리쬐어 하얗게 번져가는 햇살, 그 빛을 머금고 일렁이는 청색. 일상적이지만 동시에 바쁜 삶 속에서 주의 깊게 듣지 못했던, 그리하여 비일상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잔잔한 소음. 나는 이런 경치를, 찰나를, 시간을 사랑한다. 처음부터 그러했던 것은 아니다. 몇 년 전 열심히 곳곳을 여행하겠노라 결심했던 나는 그때부터 가급적 여러 공간으로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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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원 에디터
2025.11.03
리뷰
PRESS
[PRESS] 당신 곁의 한국 정원 - 돌과 나무와 물이 만들어내는 풍경 이면의 이야기
신지선 작가의 신간 『당신 곁의 한국 정원』
한국 정원 연구가 신지선 작가의 『당신 곁의 한국 정원』은 낯설게만 느껴지는 한국 정원과의 거리를 좁혀주는 따뜻한 안내서다. 경복궁과 창덕궁 같은 고궁부터 담양의 명옥헌, 경주의 독락당, 구례의 운조루 등 별서와 민가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전국의 정원을 직접 발로 누비며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쉬운 언어와 풍부한 해설로 풀어낸다. 정원을 관찰하는 일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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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아 에디터
2025.10.29
리뷰
공연
[Review] 성, 관계에 대하여 - 제 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Bad Spicy Sauce
매콤하게 전복된 해부학적 풍경
"Bad Spicy Sauce", 듣기만 해도 몸에는 아주 안 좋고 맛은 아주 좋을 것 같은 이 소스. 9월 10일에 개막한 제 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에서 국내 복합예술단체 SAL이 지난해에 이어 선보이는 "색정만리"의 두번째 작품에 붙은 이름이다. 시리즈의 이름마저 색정만리라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하랴. 공연은 성과 관계에 대해 아주 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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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수 에디터
2025.09.28
리뷰
공연
[Review] 과잉과 공백 사이에서 - 제28회 서울세계무용축제
육체의 화학적 흔적을 탐색하는 실험
올해로 28회를 맞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 2025)는 유네스코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국내 대표 현대무용 축제다. 9월 10일부터 28일까지 서울 곳곳의 공연장에서 열리며, 한국을 포함한 13개국이 참가해 3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올해는 ‘광란의 유턴’이라는 특집을 통해 동시대 사회·정치적 후퇴 현상을 무용 언어로 성찰하려는 시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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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린 에디터
2025.09.27
오피니언
여행
[오피니언] 포르투, 작은 기쁨이 큰 여유가 되는 곳 [여행]
포르투에서의 하루
내가 포르투를 여행지 리스트에 넣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샹 루이스 1세 다리 위에서 바라본 주홍빛 노을이 빛나는 야경? 푸른 아줄레주 타일로 장식된 성당? 알록달록 파스텔톤 건물들이 늘어선 골목길? 혹은 맛있는 포르투 와인과 음식? 하지만 막상 처음 도착했을 때, 나는 들뜬 마음과는 거리가 멀었다. 난생 처음 겪은 수하물 지연 때문이었다. 캐리어가 사라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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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정민 에디터
2025.09.10
리뷰
전시
[Review] 19세기 나폴리로 시간여행을 떠나다 -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 [전시]
그 시절 나폴리의 아름다운 감흥을 느낄 수 있는 전시
책이 수백 년 전 사람들의 생각과 가르침을 전하며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라면, 그림은 그들의 삶을 생생히 체험할 수 있는 하나의 시간 여행 수단이다. 회화 전시를 보러 간다고 하면, 아직도 몇몇 사람은 '사실 그림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솔직히 말해 회화 전시는 여전히 쉽지 않다. 전시를 많이 보고 접해도 문득 그림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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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채희 에디터
2025.08.24
리뷰
전시
[Review] 초상과 풍경, 그리고 빛의 기록 - 이탈리아 국립 카포디몬테 19세기 컬렉션: 나폴리를 거닐다 [전시]
이번 전시는 총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부 ‘Female Images. 그녀들을 마주하다’, 2부 ‘Interiors. 각자의 방, 각자의 세계’, 3부 ‘Gioacchino Toma, evoking the state of mind. 토마의 시선’, 4부 ‘Exteriors. 빛이 있었고, 삶이 있던 곳’. 각각은 19세기 나폴리 사회가 품은 가치와 이상, 개인의 감정과 공동체의 삶을 다층적으로 보여준다.
나는 마이아트뮤지엄을 특히 좋아한다. 대규모 기획전뿐 아니라 세계 곳곳의 유명 미술관과 협업하여 실제 원화를 국내에 들여오는 전시를 자주 선보이기 때문이다. ‘복제’가 아닌 ‘실물’을 본다는 감각은 어떤 도록이나 스크린 속 이미지로는 도저히 충족되지 않는다. 유화의 질감, 화가의 붓질, 파스텔의 번짐, 종이 위 연필 선의 강약까지도 오롯이 느낄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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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세민 에디터
2025.08.23
리뷰
전시
[Review] 기록과 응시, 책장을 넘기는 사진의 시간 - 포토북 속의 매그넘 1943–2025 [전시]
뮤지엄 한미 삼청본관에서 열린, 포토북 속의 매그넘 1943–2025는 세계적인 사진가 집단 매그넘 포토스의 80여 년에 걸친 시선을 포토북이라는 형식으로 엮어낸 전시다. 단순한 사진 전시를 넘어, 포토북이라는 매체가 지닌 물성과 서사, 역사적 기록의 숭고함을 체감할 수 있는 귀한 기회였다. 사진의 예술성과 기록성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었던 이번 전시는 사진예술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시각언어로 남겨진 세계사의 조각들과 마주하게 한다.
한미사진미술관의 본관이 삼청동으로 이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언젠가는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국내 최초의 사진 전문 미술관이자 개관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문을 연 ‘뮤지엄 한미’. 그 이름부터 어딘가 단단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어 처음 가보는 날엔 괜히 설레기까지 했다. 익숙한 삼청동의 골목을 지나 언덕 끝에 다다랐을 때, 도심과는 살짝
by
노세민 에디터
2025.08.05
리뷰
영화
[Review] 선잠에 들어 바라본 천국의 풍경 - 영화 '이사'
소마이 신지 감독이 그린 부모와 자식의 관계
<이사>는 소마이 신지의 영화 중 <태풍클럽>, <러브호텔>, <세일러복과 기관총> 이후로 4번째로 보게 된 작품이다. 그의 영화는 다른 감독들이 결코 흉내내기 힘든 그 특유의 느낌이 항상 존재한다. 매우 독창적인 장면들의 연속이라 항상 새로운 쾌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그만큼 어렵게도 느껴지는 순간들도 많다. 이러한 이해하기 힘든 정서가 흥미로 다가오는 영
by
오태규 에디터
2025.07.16
리뷰
전시
[Review]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시간의 여정 -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전시]
한자리에서 접하는 서양미술사 400년의 흐름
고흐, 피카소, 모네, 앤디 워홀… 미술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도 익숙한 이름들. 이름만으로도 마음이 설레는 작가들이 한데 모였다. 거장들의 원화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망설일 이유가 없는 전시, <모네에서 앤디워홀까지>. 처음에는 단지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보기 위해 간 전시였지만, 서양 미술사의 교차점과 한 세기 미술사의 핵심 장면들을
by
박아란 에디터
202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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