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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Opinion] 목련에 숨을 불어넣는 일 - 연극 목련풍선 [공연]
연극 <목련풍선>은 누군가가 숨을 불어넣고 남겨둔 목련 풍선처럼, 극장을 나가는 관객의 마음속에 숨결 하나를 불어놓고 떠나는 작품이었다.
봄이 오면 목련 꽃잎으로 항상 하던 놀이가 있었다. 바로 목련 풍선을 부던 일이다. 깨끗한 목련 꽃잎을 주워서, 꽃받침을 살짝 잘라 살살 바람을 불어넣는 일. 사실 주변 어른들이나 친구들처럼 예쁘게 성공한 적은 없었지만, 나에게 목련 풍선은 봄이 오면 떠오르는 놀이 중 나였다. 나에게 놀이를 알려준 어른들, 그리고 친구들처럼 목련풍선을 세대를 넘어 사람과
by
노미란 에디터
2025.01.2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애도와 장례희망 그 사이 [문화 전반]
떠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남아있는 사람이 되기도 하는 삶
애도, 장례희망, 그리고 삶 인간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이 지구에 태어나 삶을 이루는 모든 존재는 몇 초 뒤에도 생명이 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진실을 저 멀리 한 편에 묻어두고 살아간다. 그러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곁을 떠나는 순간, 묻어두었던 그 진실이 불현듯 떠오르고, 우리는 마주하기 두려워했던 ‘죽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by
박지영 에디터
2024.12.2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온전한 애도의 과정 [공연]
소중한 존재를 온전히 놓아주기까지 - 연극 POOL
* 이 글은 연극 < POOL >의 중요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내가 유수풀 세 바퀴를 하루처럼 보낼 때 너의 한 바퀴는 일 년처럼 흐르고. 하나였던 우리는 구별되어 살아가겠지만 우리는 함께 보낸 시간만큼 서로를 공유하고 있단다."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낸 후에는 필연적으로 고통이 따라온다. 부재를 받아들인다는 것 자체가 고통스럽기에, 대부분의 사람들
by
노미란 에디터
2024.11.1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어떻게 죽음까지 사랑하겠어,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거지 [도서]
언젠가, 그 오랜 반복 끝에,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는 격언은 삶의 어느 부분에서나 접붙일 수 있는 말이다. 삶에서 만연한 고통을 (미세하게나마) 경감시켰던 즐거움의 경험론이 우리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도 하는 것. 다만 그 격언은, 적어도 ‘삶’의 영역 안에서만 적용될 뿐이다. 만약 피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죽음’이라면, 우리는 그 죽음을 인정하느라 급급해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즐기
by
차승환 에디터
2024.09.12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목화솜 피는 날 [영화]
눈물 나면 나는 대로 살라
“눈물 나면 나는 대로 살라” [목화솜 피는 날]에 나오는 대사이다. 최근 이와 비슷한 말을 들었는데 가슴에 박혀버렸다. 좋은 의미로 무너져 내렸다. 체내의 모든 수분이 증발하듯 한참을 쏟고 나니 나조차도 몰랐던 숨통이 트였다. 이 대사를 어디엔가 남기고 싶다. 이 영화를 어디엔가 남기고 싶다. [목화솜 피는 날]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개봉한
by
김윤 에디터
2024.07.13
리뷰
공연
[Review] 소록도와 장애도, 배제의 공간은 사라질 수 있을까 - 음악극 [섬 : 1933~2019]
우리 사회의 배제의 공간, 수많은 섬들을 육지와 연결할 수 있을까. 그리하여 그 누구도 고립되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1933년, 한센병 환자들은 ‘소록도’라는 섬으로 강제로 이주당한다. 한센인을 향한 따가운 시선과 터무니없는 소문, 일상적인 경멸과 폭력을 피하고자 제 발로 그곳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소록도는 그들이 떠나왔던 바깥세상만큼 잔인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강제노동과 감금, 그리고 끔찍한 시체 해부였다. 2019년, 발달장애 아동 지
by
한수민 에디터
2024.06.15
리뷰
공연
[Review] 애도는 끝나지 않는다 - 연극 '타조소년들'
애도는 영원히 끝나지 않는다. 로스가 남긴 우정의 흔적이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것처럼.
애도는 상실이 우리를 영원히 변화시킬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 들일 때 시작된다. 주디스 버틀러의 말이다. 그 변화를 기꺼이 감수하는 것, 어렵고 괴롭더라도 우리는 그 지점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이것은 애도가 영원히 끝나지 않음을 암시하기도 한다. 영원한 변화를 만든 사건은, 또 그 사람은 영원히 잊히지 못한다. 끝나지 않는 애도의 조건은 살아 있는 것이
by
오송림 에디터
2023.12.01
리뷰
공연
[Review] '애도'라는 이름의 여정 - 타조소년들 [공연]
망자가 남긴 무늬를 더듬고 간직하는 일
‘애도’는 슬플 애(哀)와 슬퍼할 도(悼)로 구성된 단어다. 즉 슬퍼하고 또 슬퍼하는 것, 그것이 애도인 것이다. 그러나 애도의 과정이 꼭 슬퍼야만 하는 것인가. 상실은 필연적으로 슬픔을 동반하기 마련이지만 그것이 슬픔만을 남기는가. 망자를 기린다는 건, 그가 떠나간 뒤 공백에 사무친 아픔을 느끼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가 남긴 자리, 남은 이들에게
by
김민서 에디터
2023.11.2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의 그 장면을 간직하고 싶다 [영화]
상실을 벗어나기 위한 잔잔한 몸부림
*독립영화의 장면을 간직하다 #2 밤의 광장, 명지와 현석의 대화 허둥대는 대화 여자와 남자가 바르샤바에서 만났다. 이들은 추억을 함께 나누었던 한국을 벗어나 이국적인 곳에서 마주하는 것에 새삼 낯선, 그렇지만 적당히 유쾌한 감정을 느낀다. 조금 전까지 간단히 식사하고, 야외의 한 테이블을 차지해 맥주를 한잔하고 있다. 명지와 현석의 대화가 본격적으로 시
by
류나윤 에디터
2023.08.08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애도하는 예술가 [문화 전반]
도리스 살세도, 폭력 속 희생자들과 남겨진 이들을 위해 기도하다
현재 스위스 바이엘러 파운데이션(Beyeler Foundation)에서는 콜롬비아 작가 도리스 살세도(Doris Salcedo)의 개인전이 진행 중이다. 그녀는 자신이 자라며 직접 듣고 본 일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어낸다. 그녀의 성장 시절 콜롬비아는 오랜 내전으로 사회정치적 범죄와 폭력, 유괴, 강간, 마약 거래 등 무법 행위가 만연해있었고, 그로 인
by
강수민 에디터
2023.07.13
리뷰
공연
[Review] Remember Me - 정:지 연출가전 페스티벌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바로 애정
반려견을 잃어버린 후 가출한 그 애가 5주 전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며 그 애의 룸메이트인 하진을 만나게 된다. 하진은 장례가 끝난, 그 애가 죽은 지 정확히 5주가 되는 날 가족들을 초대한다. 가족들은 하진과 이야기하며 잊어버렸던 기억을 되찾기 시작한다. # 기억을 못 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하고 싶지 않은 주말 극장에 도래했다.
by
임주은 에디터
2023.05.26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국가 애도 기간 공연 취소, 마땅한가? [공연]
사람마다 슬픔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다르다.
최근 이태원에서 비극적인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젊은 영혼들이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안타까운 일이다.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 정부는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였으며, 여러 공연과 프로그램 등이 잇따라 취소되었다. 국가 애도 기간은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사고가 일어났을 때, 국가의 중요 인물이 세상을 떠났을 때 등 사회로부터 전반적인 추모가 필요할
by
김윤비 에디터
202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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