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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뭐가 그리 슬펐냐면) 배가 아팠거든요.
처방일기
지난겨울엔 배가 아팠다. 진단명은 소화불량일 것이다. 원체 소화기관이 약한 데다 몸이 찬 편이라 음식물은 목구멍을 지난 순간부터 나를 괴롭혔다. 식도, 위, 창자 아무튼 어딘가가 얹힌 느낌은 아무래도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극심한 구토 욕구와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편안히 누워 쉴 수도 없을 만큼 나의 위장은 가득 들어차 있었다. 못된 심보의 식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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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원 에디터
2025.08.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름을, 끝까지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을 돌아보며
여름이 나를 뒤돌아본다. 여름의 풍경이 낯선 얼굴처럼 그려지다가도 어느새 작은 창을 열어 나를 환기한다. 그럴 때 나는 내가 여름 내내 해왔던 일들을 향해 물끄러미 얼굴을 내민다. 또렷한 것도, 괄목할 것도 없지만 무언가 일을 했다. 나의 의지만으로 시작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여름은 당신이 이 세상에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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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 에디터
2025.08.3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평안에 이르렀나 [서간문]
희망이라는 단어에 빈칸이 많아도 괜찮아. 채워 넣지 못한 시간들이 있다고 해서 삶이 실패로 기울진 않아.
서른을 지나면서 나는 '평안'이 어떤 느낌인지 알게 되었어. 처음에는 "20대보다 생각보다 괜찮네"하고 지나쳤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의미는 조금씩 깊어졌지. 열아홉의 너는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 같았고, 스물의 너는 끝없이 솟구치는 불꽃이었지만, 그 불꽃은 금세 식어버렸어. 재 속에서 여전히 무언가를 찾고 있었고, 세상은 빠르게 달려가는데 너의 발걸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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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금미 에디터
2025.08.31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나의 반쪽이에게 [서간문]
반쪽이 반쪽에게
나와 똑 닮은 효원아, 안녕.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게 정말 얼마만인가 싶어. 거의 매일 붙어있는 우리는 편지를 전하기 보단 늘 마주보고 대화하길 좋아했으니까. 지금도 내 앞에 앉아 할 일에 열중한 모습인 너를 두고 이 편지를 쓰려 하니 아주 어색해. 그래도 생각해보면 넌 나에게 꽤 종종 편지를 써주었던 것 같아. 그것도 매번 예상치 못한 선물과 함께. 모
by
신지원 에디터
2025.08.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버리지 않기
나는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S는 그날 나에게 그간의 행동들이 다 의미 없어졌다고 말했다. 몇 달 동안 애 쓴 것의 결과가 고작 이거였더라면 진작 관뒀을 거라고. 여러가지 사정이 겹치기는 했지만 그후로 S를 다시 보지 못했다. S를 생각하면 그의 초조함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사소한 일로도 고민하고 염려하고 불안해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게 걱정부터 앞선다고 했다. 아마 그
by
박수진 에디터
2025.08.31
문화소식
공연
[공연] 언더독 The Other Other Bronte
브론테 자매를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내다
영국이 주목하는 작가 사라 고든의 국내 초연 브론테 자매를 새로운 시선으로 풀어내다 오는 9월 25일, 더줌아트센터가 영국 극작가 사라 고든(Sarah Gordon)의 화제작 [언더독: The Other Other Brontë(이하 언더독)]을 국내 초연으로 선보인다. [언더독]은 2024년 3월, 영국 내셔널시어터에서 첫 무대를 올려 관객과 평단의 뜨거
by
박형주 에디터
2025.08.30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다른 눈으로 바라보려는 사람, 서예은 에디터
새로운 시선을 만들어가다
@arachne.snap 사진은 보는 순간 머릿속에 특정한 인상을 남기지만, 글은 시간을 들여 읽어내야만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사진과 글은 서로 반대의 영역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만드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좀 다르다. 한 장의 직관적인 사진 뒤에는 의도한 콘셉트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한 사진작가의 지난한 시간이 쌓여 있다. 한 편의
by
김소원 에디터
2025.08.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닿을 수 없는 당신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서간문]
그만큼 당신을 사랑했던 손녀의 작은 투정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지금은 마음껏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다니고 계세요? 오늘은 참으로 날씨가 오락가락했어요. 쨍쨍한 햇빛에 속수무책으로 땀이 줄줄 흐르다가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어요. 밀려난 게 억울했는지, 해가 더 맹렬하게 내리쬐다가 또다시 비가 오고. 마치 날씨가 겨루는 것 같았어요. 근데 있잖아요. 이 날씨가 참 익숙하더라구요. 마지막으
by
곽미란 에디터
2025.08.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회개하는 마음으로 [서간문]
미안하다는 말이 늦었다.
잘 지내지? 안부를 물은 지 좀 오래된 것 같아. 편지는 더더욱 그렇고. 편지는 참 무섭지. 베일에 꽁꽁 싸인 진심을 단번에 꺼내놓게 하잖아. 이 편지를 쓰려고 앉자마자 마치 고해성사를 하러 온 신도의 마음이 되어버렸어. 물론 난 종교가 없으니, 고해성사를 해본 적도 없지만. 종교도 없는 내가 웃기게도 요즘 회개의 시기를 갖고 있어. 내가 지나온 길들을
by
김효주 에디터
2025.08.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편지 [서간문]
한 명의 불만족자가 또 다른 불만족자에게
앞서, 편지의 목적은 하고 싶은 말을 전달하는 데에 있다. 지금 가장 보내고 싶은 말은 결국 내가 처한 상황과 고민들과 지극히 맞닿아 있다. 이처럼 자기 본위의 목적에 기인하지만, 그렇더라도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나 이외의 타인에게, 그저 단 한 명이라도 의미가 발현된다면, 이 편지는 잘 도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지금껏 살아온 순간들을 과거
by
강민경 에디터
2025.08.30
문화소식
영화
[영화] 홍이
지긋지긋했던 우리가 다시 만났다
지긋지긋했던 우리가 다시 만났다 서로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엄마와 딸 9월 24일 개봉을 확정 지은 영화 <홍이>는 돈 때문에 평생 미워할 수도, 사랑할 수도 없는 엄마와 강제 동거를 시작하게 된 홍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단편 영화 <자유로>(2017)와 <좋은날>(2021)을 통해 중년 여성의 삶을 깊게 탐구하던 감독 황슬기의 장편 데
by
박형주 에디터
2025.08.2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봄눈 — 유영에게 [서간문]
2025년의 8월은 무척이나 무덥습니다. 거긴 여전히 봄이겠죠?
유영, 올해도 봄눈을 보았나요? 우리가 처음 이름과 이름으로 인사를 나눈 게 2022년의 어느 계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늦겨울과 초봄 사이 언저리였겠거니 짐작하지만, 명확한 기억은 없네요. 시간이 이렇게도 빠릅니다. 벌써 25년의 8월도 끝이 다와가니, 적어도 2년의 시간은 확실히 지나왔네요. 어느새 나와 당신은 동갑이 되어 있습니다. 그때의 나는
by
장유진 에디터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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