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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리뷰] 무너진 경계, 거짓말처럼 흩어지는 진실의 파편들 - 연극 '내가 살던 그 집엔'
‘내가 살던 그 집엔’ 이 연극의 제목은 하나의 서늘한 선언이다. 집이 안온함과 귀속감의 상징이라면, 이 연극은 그 상징이 처음부터 이 여성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음을 고발한다. 그들은 온몸으로 집을 지탱했으나 주인이 되지 못했고, 집 안에 있었으나 권리를 행사할 수 없었으며, 도망치고 싶어도 도착할 다른 집이 없었다. 이 글은 그 부재의 공간에 무엇이 있었고 무엇이 없었는지를 따라가려는 시도다.
공연장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 연극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로비를 지나 문을 열면 무대와 객석을 구분 짓는 전통적인 경계는 지워져 있다. 어디가 무대이고 어디가 객석인지를 판단하려는 관객의 오랜 습관은 무력해지고, 자리를 찾아 앉는 행위 자체가 이미 이 연극의 세계로 진입하는 참여의 과정이 된다. 공간 한쪽에는 한자 여덟 팔(八) 모양의 비석이 쓰러져 있
by
신동하 에디터
2026.03.17
리뷰
공연
[Review] 연극은 신이고 배우는 사제라 - 연극 '삼매경' [공연]
서늘하지만 역동적인 한 폭의 불화, 그 끝에서 마주한 인생예찬
아트인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좋은 점 중 하나는, 다양한 글들을 통해 평소 접해보지 못했던 예술의 매력을 알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나는 <안트로폴리스>와 <이상한어린이연극 오감도>를 다룬 글들을 정말 재밌게 봤기 때문에, 언젠가 국립극단의 작품을 꼭 도전해보리라 다짐했다. 그 후 연극 <삼매경>의 예고편 영상을 보게 되었다. 영상을 틀자마자 느
by
임솔지 에디터
2026.03.16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당신의 문턱을 넘는 존재들에게: '초대'라는 가장 위험한 허락
똑똑, 문을 열어다오 내가 왔단다
지난 주말,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영화 〈씨너스: 죄인들〉을 봤다. 개봉한 지 한참 된 영화인데, 아카데미 시상식 기념 기획전으로 재개봉을 했댔다. 극장은 사람들로 꽉꽉 차 빈자리가 없었다. 영화의 배경은 1930년대, 흑인 노예제도의 잔재가 여전히 남아있는 미국이다. 극의 주요 인물인 스모크&스택 쌍둥이는 시카고에서의 갱단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by
양혜정 에디터
2026.03.16
리뷰
공연
[Review] 자신의 꽃밭에서 그는 왜 무덤이 되었나 - 튤립
전쟁과 제국주의가 뿌리 내린 아픔
이름을 앗아간 곳, 내 것이라곤 없는 땅에서 그는 묵묵히 꽃밭을 가꿨다. "그애가 올 거야, 그애가 올 거야." 그애의 이름은 쥬리프. 군인 출신에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 일한 야마토와 일본인 여성 에리코의 아들이다. 쥬리프를 기다리는 것은 쿠로. 조선인인데다 얼굴이 까마귀처럼 까맣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를 '조선 까마귀'라고 불렀다. 학교 정원사인 그를 '쿠
by
박수진 에디터
2026.03.16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루피처럼 말해보았다. “너 내 동료가 돼라!”
루피처럼 동료를 구해 첫 교환독서를 해보았다.
나는 책을 읽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이다. 어느 날, SNS를 하다가 ‘교환독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길로 나와 같이 해 줄 친구를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구해서 해보았다. 그리고 이 독서활동의 시간들을 정리하고 싶어 글을 적게 되었다. 원피스의 루피처럼 “너 내 동료가 돼라!” 교환독서를 할 친구를 구하며 많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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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민 에디터
2026.03.1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현재 가장 핫한 공연, 이머시브 연극 'Without You(당신 없이는)'의 관전 포인트 [공연]
공포를 넘어, 관객을 이야기 안으로 끌어들이다.
최근 SNS를 중심으로 심상치 않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공연이 있다. 이머시브 스튜디오 홍대점에서 상연 중인 Without You(당신 없이는)이다. 이하 ‘위드아웃유’로 표기하겠다. 평소 방탈출과 연극, 뮤지컬을 모두 즐겨온 나에게 ‘이머시브 연극’이라는 장르는 그 자체로 흥미로운 대상이었다. 좋아하는 요소들이 한데 섞여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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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에디터
2026.03.14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정신을 관통하는 오류를 바라보기 [미술/전시]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 서울대학교미술관
이 시대의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의 생각은 정말로 우리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일까?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 지난 12일, 서울대학교미술관에서 개최된 《오류를 거니는 산책자》를 보고 왔다. 서울 거주민이 아니기에 전시 하나를 정하는 일에도 꽤나 심혈을 기울이게 된다. 저장해둔 전시 리스트 중 이 전시를 고른 이유는 세 가지였다. 첫째, 일단 볼 것이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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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주 에디터
2026.03.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재조명 작업 - 9. 그날은 완전 시트콤이었지
시트콤 보다가 한번 써 보는 시트콤
[재조명] 어떤 대상의 의의나 가치를 다시 들추어 살핌 익숙한 대상과 사건들이 다시 새롭게 보이는 중입니다 이 글은 당연함에 가려졌던 그 가치를 재조명한 작업입니다 시트콤 <순풍산부인과>를 정주행하고 있다. 한동안 시청에 소홀했다가 머리 식힐 겸 몇 편 챙겨 봤는데 역시 명작은 명작이다. 순풍 식구들의 좌충우돌 사는 이야기는 지금 봐도 마음 한 켠을 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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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희 에디터
2026.03.13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술 대신 커피, 회식 대신 러닝 [문화 전반]
술자리 대신 러닝과 모닝 레이브를 선택하는 MZ세대
퇴근 후 치맥 한 잔 대신 러닝화 끈을 조여 매는 직장인들. 생크림을 지퍼백에 담아 달리면서 직접 버터를 만드는 '버터런 챌린지'가 SNS를 달구고 있다. 도시락을 싸고, 술자리를 줄이고, 대신 몸을 움직이는 MZ세대의 일상이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바뀌고 있다. 달라진 일상의 풍경 최근 러닝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버터런 챌린지’는 단순한 유행 그
by
김가영 에디터
2026.03.1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신데렐라가 왕자 대신 선택한 것 [도서/문학]
『해방자 신데렐라』를 통해 기존 동화의 결혼·신분 중심 서사와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자기다움과 자유를 선택하는 용기의 중요성을 독자에게 전달하고 성찰하도록 이끄는 글이다.
산책하다 우연히 들른 어린이 도서관에서, 리베카 솔닛(Rebecca Solnit)의 동화책 『해방자 신데렐라』를 읽게 되었다. 저자 리베카 솔닛은 예술 평론과 문화 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인권운동가로, 2010년에는 미국의 대안 잡지 <유튼리더>가 선정한 '당신의 세계를 바꿀 25인의 사상가'에 이름을 올렸다. 이 동화책은 국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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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온유 에디터
2026.03.12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가치 나침반 2° : 소외되는 고유한 감각
경험의 부재, 어떻게 감각할 것인가?
[가치 나침반] 시리즈는 우리가 인간다움을 지속하며 도래하는 내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문화예술을 나침반 삼아 그 방향을 해석합니다. 1) 격변하는 시대의 패러다임 최근 사회의 현안을 다룬 뉴스를 읽었다. 그건 바로 ‘소외 현상’. AI 등 기술이 나날이 고도화되며, 본래 인간이 가지고 있던 능력이나 직업이 대체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 게임 그래픽 디자
by
박정빈 에디터
2026.03.11
오피니언
음악
[Opinion] 3월에는 '스트라이크' 칠 수 있을지 고민된다면 [음악]
신스팝 밴드 The Strike 음악 소개
3월, 드디어 새 학기의 시작이 다가왔다. 새해는 진작에 시작됐지만 3월이 되어야만 본격적으로 한 해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더 와닿는다. 그래서일까. 3월은 도전하기도, 도망가기도 좋은 달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우물거리느라 발조차 떼지 못했다면 3월을 핑계 삼아 시작하기 좋을뿐더러, 두 달 동안 쌓아 올린 무언가를 그만두고 싶어질 때 깔끔히 정리해 볼 수
by
조은서 에디터
2026.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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