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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장례 일기: 구두의 무게를 기억할 것
장례 일기 3일: '너무 삶적인' 것과 '너무 죽음적'인 것
“큰일 났어.” 작은이모가 말했다. 엄마는 무슨 일이 생겼냐며 돌아봤고, 작은이모는 빨간 약통을 흔들어 보이며 덧붙였다. 비타민이 가루가 아니라 알약이야. 엄마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놀랐잖아, 큰일 난 줄 알고. 작은이모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야, 아빠 돌아가신 마당에 이것보다 큰일이 어디 있냐.” 엄마는 대답 없이 수육과 마늘종을 집어
by
임예영 에디터
2025.08.29
리뷰
공연
[Review] ‘편하게 말해봐요’ 멀리서 온 따뜻한 위로 - 뮤지컬 ‘르 마스크’ [공연]
가면, 절망을 치유하고 삶을 재건하다. 뮤지컬 <르 마스크>
예술은 고통을 치유할 수 있을까. 완전한 치유는 아니더라도, 예술을 통해 아픔의 일부는 잊을 수 있다. 많은 이들은 예술이 만들어낸 아름다움을 보고, 듣고, 느끼며 마음을 위로받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이 가진 힘은 그만큼 강력하다. 아름다움의 첫 번째 사전적 의미는 ‘모양이나 색깔, 소리 따위가 마음에 들어 만족스럽고 좋은 느낌’이다. 눈에 보이거나 귀에
by
이진 에디터
2025.08.28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근거 없이 나를 믿어줄 때 펼쳐진 마법 [공연]
위키드는 얘기한다, 한 번쯤 날개를 펴라고
내면의 목소리를 듣기 쉽지 않은 때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휴대폰을 집어 드는 것이니까. 양치질을 하는 순간에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습관처럼 알고리즘이 선정해 준 쇼츠를 넘긴다. 영상을 볼 때도 못 참고 댓글 창을 연다. 기발한 댓글들에 킬킬대다가도, 익명의 다수가 남긴 댓글 속에서 나도 모르게 내 의견을 검열하곤 한다.
by
채수빈 에디터
2025.08.26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오래 오래 봐요, 우리 [사람]
'오래보자'는 말을 듣고서 떠오른 나의 옛 인연들, 그리고 하게 된 작은 다짐
"오래오래 봐요 우리." 한 명의 동생이자 친구인 A에게서 이 말을 들은 지 얼마나 되었을까. 안 지 오래되지 않은 친구 B에게서 또 한 번,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 말이 들을 때마다 좋다고 했고, ‘그래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누군가에게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말이라서 그럴까, 익숙한 듯 반사적으로 답을 서둘러 보내놓고는 미묘하게 잔상이 남아
by
채혜인 에디터
2025.08.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법정에도 꽃은 핀다 [영화]
니시카와 미와의 <멋진 세계>가 묻는 세계를 주홍글씨로 바라보다.
* 이 글은 영화 <멋진 세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라벨이 붙은 사람들 모두가 입을 모아 다름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름이란 생각보다도 날카로운 것이어서 걸핏하면 상처를 입히고 만다. 그래서 인간은 본능적으로 나와 다른 존재를 경계한다. 일종의 필터링 작업이다. 편견과 차별의 본질은 결국 편 가르기다. ‘네 편’과 ‘내 편’
by
이지선 에디터
2025.08.2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스케일의 마법, 현실의 균열 - 론 뮤익 [전시]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들고, 당연한 것을 의문스럽게 만드는 그의 방식
호주 출신의 조각가 론 뮤익(Ron Mueck)은 영화 특수효과 분야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극사실주의 인체 조각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온 작가다. 이번 전시에서 그의 대표작들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를 보여주었다. 론 뮤익의 하이퍼리얼리즘 조각 앞에 서면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존재감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 만난 그의 작
by
오지영 에디터
2025.08.20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
삶의 방향성을 스스로 찾아나가자
꽃집은 7월, 8월이 비수기이다. 물론 엄청 잘 되는 꽃집은 비수기와 성수기의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지만 그것은 극소수의 꽃집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일반적으로는 더운 날씨, 적은 기념일, 여름휴가로 인해 성수기 때보다 한가하다. 재작년, 작년 그리고 올해 3년 차 운영을 하면서 나는 이 시기에 체력도 떨어지고 컨디션도 떨어진다는 것을 알았다. 더위에 취
by
김지연 에디터
2025.08.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끄는 법에 대하여 - 터미널 [영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을 그려낸 영화 터미널
* 이 글은 영화 ‘터미널’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모차르트 클라리넷 트리오 ‘Kegelstatt' 오랜만에 가족과 휴가를 보냈다. 몇 달 만의 만남이었다. 휴가 이틀 차, 우리는 영화를 보기로 했다. 영화관에 도착해 최근 상영작을 살펴 보는데, 쉽게 의견이 모이지 않았다. 각자 보고 싶은 영화가 달랐기 때문이다. “이건 너무 무서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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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수 에디터
2025.08.17
오피니언
만화
[오피니언] 내 인생 절반 줄 테니까 네 인생도 절반 줘! - 강철의 연금술사 (2) [만화]
등가교환의 법칙
* 해당 글은 <강철의 연금술사> 2003년판 애니메이션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등가교환의 법칙 “사람은 무언가의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무언가를 얻기 원한다면 그와 동등한 대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연금술에서의 등가교환의 원칙이다. 그때의 우리들은 그것이 세상의 진실이라고 믿고 있었다.” 애니메이션 초반에 등가교환의 법칙은 마치
by
조수빈 에디터
2025.08.16
리뷰
도서
[Review] 마음 속 알을 깨는 방법 - 데미안 [도서]
헤르만 헤세가 쓰고 전혜린이 번역한 데미안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작품에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 있다. 2N살의 나는 한창 지적 허영심이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이기도 했고, 저 말에 혹한 나머지 어렵디어려운 세계 고전 명작시리즈 전권 독파하기를 목표로 줄기차게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데미안도 워낙에 유명했던 책이었기 때문에 그때 당시 읽었던 기억이 있다. 2N살의 나는 책이란 깊은 깨
by
김예원 에디터
2025.08.13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우리의 존재가 취약하다 여겨지지 않을 때까지 [미술/전시]
전시 《기울인 몸들》과 미술관의 접근성
생명은 저마다 다른 형태를 지니며 살아간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아직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 사회에서 ‘다름’이란 때로는 누군가에겐 취약함이 되고야 만다. 그저 나로서 살아갈 뿐인데도, 그것이 곧 약점이 되는 시대. 그러니 좀처럼 이해하고 싶지 않은 시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개최된 전시 《기울인 몸들: 서로의 취약함이 만날 때》는 이러한 시대
by
오정원 에디터
2025.08.1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8월은 뜨거운 예술의 달 [문화 전반]
8월을 배경으로 하는 예술 작품 4선
8월이 시작되었다. 뜨거운 열기에 취해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른 채 땀만 흘렸는데, 어느새 7월이 끝났단다. 지구가 끓어감에 따라 최근에는 9월까지도 후덥지근한 날씨가 지속된다지만, 여전히 나에게 여름의 정수는 7월과 8월에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중에서도 8월은 늦여름의 유독 뜨거운 열기, 아스팔트 바닥에서 피어나는 아지랑이, 붉다 못해 빨갛
by
양혜정 에디터
2025.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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