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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올해는 대충 살아보겠습니다
아무 노트에다 끄적여보는 새해 다짐
요즘 노트북 앞에서 멍때리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지금도 메모장을 켜고 여기까지 타이핑을 치는데 정확히 1시간 3분이 걸렸다. 이처럼 시간을 정확히 세어볼 수 있는 건, 내가 카페에 들어와 음료를 주문한 시간이 영수증 위에 떡하니 적혀 있기 때문이다. 63분이라는 시간 동안 노트북 화면 속 커서는 가만히 앉아 있는 나보다도 성실하게 깜빡였고, 그 앞에서
by
백소현 에디터
2026.0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와 너에게
뭐 하나 움직이지 않고선 이루어지는 게 없었다. 근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움직이는 뭐든 된다는 것이고, 25년에도 그 뭔가 된다에 시작부터 했던 것 같다.
나는 매년 1월 1일 일 년 뒤에 볼 나에게 편지를 쓴다. 근데 이번 연도는 뭐라고 쓴 지 한 움큼도 기억이 나질 않는다. 유독 짧게 느껴지지만 또 잘 짜인 실을 풀어보면 한 해에 정말 많은 일이 있음을 깨닫는다. 누군가 그랬다. 20대는 눈 깜빡하면 끝난다고, 맞는 말인 것 같다. 20년의 20살을 맞이한 푸릇한 기쁨이 엊그제 같은데 이게 벌써 5년
by
황수빈 에디터
2026.0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겨울 한 모금
코코아 밤으로 건네는 겨울의 안부
연말이 오면 연례행사처럼 하는 일이 있다. 바로 코코아 밤 만들기. 딱히 엄청난 레시피가 있는 것도, 누군가의 부탁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어느덧 3년째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코코아 밤을 만들고 있다. 초콜릿을 녹여 반구를 만들고 코코아 가루와 마시멜로를 담아 예쁜 코코아 밤을 만든다. 초콜릿 펜과 스프링클로 귀여운 눈코입을 그려내면 완성이다. 자주하는 일
by
김지민 에디터
2026.0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우리를 메꾸는 것은 그런 마음들
오래오래 기억하고 싶은 마음 찾기
유난히 지난 한 해 동안에는 마음이 쓰린 일들이 많았다. 나 개인적으로도 순탄한 해가 아니어서 그랬는지, 내가 보는 세상은 평소보다 고요하게 가라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거리를 걷고 버스에 올라타는 짧은 순간에도 웃음보다 한숨을 내쉬는 이들이, 한숨조차 내쉴 여력이 없는 텅 비어버린 무표정이 눈에 먼저 띄었다. 세상사 행복한 일만 가득할 수는 없는 법이지만
by
허희원 에디터
2026.01.0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올해를 마무리하며 읽는 세 편의 시
작년에 이어 올해의 마무리도
올해의 끝을 응시한다. 끝이 끝을 거듭 부정하여 나는 무엇을 끝맺고자 하는지 모르는 채로 버려진다. 눈을 감고 뒷걸음질 친다. 그러다 뜀박질을 시작한다. 이내 가쁜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는 일을 멈추고 누군가와 무심하게 악수를 한. 올해 내가 했던 일의 전부, 지나온 것들의 잔상이다. 나에게서 멀어지는 것에 대한 사념이 내 두 발을 흐리게 한다. (....
by
유민 에디터
2026.01.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혼자 남겨질 세상을 사랑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사랑하고 기록하고 도전하는 열정이 마음에 여물길.
졸업영화제에 갔다. 내가 졸업한 지가 벌써 일 년이 지났다니, 또 거의 한 해가 흘렀다. 졸업 뒤엔 어떤 삶이 기다릴까 기대도 걱정도 했었는데, 많은 일이 있었지만 다시 또 어느 평범한 하루가 지나고 있었다. 후배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한 구절이 있다. 선생님은 캠코더로 세상을 기록을 하고 있었고 지켜보던 어린아이는 선생님이 왜 찍는지에 대한
by
황수빈 에디터
2026.01.01
작품기고
The Artist
[마음의 영속] 봉합되지 않은 인간 - 김윤하 개인전 '엉기고 술렁이는 몸'
신체는 언제나 미완의 형태로 ‘되기’를 반복한다
인간은 언어와 체계 속으로 편입되는 순간 더 이상 온전한 전체로 존재하지 못하고 분열된다. 질서에 맞추기 위해 몸은 체계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상실을 겪으며, 내부에서 끝내 인식하지 못하는 붕괴의 틈을 지니게 된다. 이 균열은 특정 개인의 예외적인 경험이 아니라 인간 존재에 보편적으로 잠재된 구조적 조건에 가깝다. 인간의 감각은 근원적으로 자
by
김윤하 에디터
2026.01.0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아무런 날과 어떤 날들
상술이면 어떠한가 내 마음이 그러고 싶다는데
아무런 날과 어떤 날들 달력이 소란스러워지는 마지막 달 연말이 되면 몸도 마음도 바빠진다. 왠지 최근 만남이 뜸했던 지인과 만나야 할 것 같고 성탄절에는 맛있는 디저트를 챙겨야 할 것 같고 25일이 지나기 전에 연말 분위기를 만끽해야 할 것 같아서 마음이 조급해진다. 1년 내내 대체로 한가하지만 이 시기에는 약속을 잡기 전에 되는 주말과 아닌 주말을 구분
by
장미 에디터
2026.01.01
작품기고
The Artist
[별바라기] 12. 닿지 않는 곳
빛도, 손길도 닿지 않는 가장 깊은 곳
'멎어버릴 것 같아.' 애초에 보지 말아야 했을 숨이었을까. 들이켜지 말아야 했을 눈물이었을까. 엊그제의 형상이 점점 흐릿해져 간다. 바깥세상의 그림자가 지워진다. 파도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그를 덥석 물고 삼킨다. 하염없이 세상으로부터 달아난다. 그들에게서, 그리고 내게서. [illust by EUNU] 억누른 숨이 점차 무거워진다. 어느새 거세던 파도조
by
박가은 에디터
2025.12.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영화와 함께한 7개월, 직접 꾸리는 상영회
배급아카데미 6기 후속과정 상영회 후기
배급아카데미는 인디그라운드가 주관하는 독립예술영화의 배급/홍보마케팅 교육을 통해 독립영화 유통배급 환경 및 프로세스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교육과정이다. 3개월간 진행된 후, 매 기수마다 다른 후속과정을 진행하는데 우리 6기는 이번년도 '다시쓰는 희노애락 상영회'를 진행했다. 상영회까지 무사히 잘 마친 후, 뒤늦은 소감을 작성해 보았다. 함께한 모두
by
정주원 에디터
2025.12.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한 해를 되돌아보며
몇 년 전 대학 친구에게 당시 유행이었던 토이 카메라를 생일선물로 받은 적이 있다. 그 이후로 종종 친구들을 만나거나 오랫동안 들여다보고 싶은 추억이 생기면 그 작은 카메라로 그 순간순간을 기록하고는 했는데, 문득 방 속에 자리잡은 그 카메라가 눈에 밟혔다. 올해가 끝나간다는 명목하에 카메라의 메모리를 열어보니 미쳐 잊고 있었던 올해의 순간들이 꽤 모여 있었다.
벌써 2025년의 마지막 주가 끝나간다. 매년 느끼는 바이지만, 그럼에도 올해는 또 유독 빠르게 지나간 한 해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처음으로 학교라는 공간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맞이하며 혼란에 빠져 보기도, 그럼에도 꾸준히 달에 한 번은 어떠한 주제라도 글을 써왔다는 작은 기쁨과 새롭게 생긴 관심사들에 집중하고 경험해 보기도 한 그런 한 해였던
by
김유정 에디터
2025.12.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2분기와 3분기 사이에서
다가올 3분기는 매우 긴 여정이 될 거다. 그러니 더 착실한 준비가 필요할 테지. 계속 잃어버리겠지만 적어도 스스로의 존재만큼은 잃지 않도록.
세 달 전쯤이었다.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팀장님을 오랜만에 만났다. 언제 한번 밥이나 먹자던 약속을 미루고 미루다 드디어 실현했다. 간단히 식사나 하고 말 줄 알았는데 팀장님은 대뜸 공연을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알고 보니 팀장님 지인이 아마추어 밴드 공연을 하는데 그 공연의 티켓을 얻어온 것이었다. 공연은 홍대의 작은 공연장에서 진행되었다.
by
이중민 에디터
202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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