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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Review] 따뜻함 속의 서늘함, 서늘함 속의 따뜻함 〈IM GOOD〉 [공연]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시원하게 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그리고 검정색 컨버스 슈즈를 꺼낸 것은 최근 한 일 중 가장 잘못한 일이라는 생각을 했던 날이었다. 벼락이 떨어지는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다가 집에 뛰쳐들어가고 싶은 마음을 겨우 참아내었다. 홍대 라이브홀에서 ‘진짜’ 인디음악을 듣는 것은 처음이라, 싱숭생숭하면서도 설레는 마음이 더 컸던 것이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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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원 에디터
2017.12.03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공.감.대] 감각10. 수학자의 언어가 된 시, 시인의 눈이 된 수학
이 책은 시인이 자신의 작품 속 ‘시어(詩語)’들의 양상과 시적 세계의 운동을 수학자의 안경을 쓰고 만져서 작업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수학자의 언어가 된 시, 시인의 눈이 된 수학 수포자였다. 고등학생 때 말이다. 음, 어쩌면 적어도 나에 한해서는 포기, 라는 말보다 정확한 표현이 '수혐자'일지도 모르겠다. 수학혐오자. 변명이 필요한 부분인데, 학문으로서의 수학이 싫었던 건 아니다. 그 당시에도 나는 우주적 상상력을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서 자연과학에 대한 꽤나 큰 동경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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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에디터
2017.11.28
리뷰
공연
[Review] 백조의 호수 : 발알못의, 발레를 통해 깨어난 감각에 대하여.
지난 11월 11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마린스키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가 모두의 기대 속에 공연되었다. 아트인사이트 문화 초대를 받기 전부터 꽤나 큰 기대를 갖고 있던 작품인지라 나 또한 기대가 큰 상태였다. 2014년 클래식 공연에 짧막하게 추가된 미니 발레극을 본 것을 마지막으로 발레와는 인연이 먼 채로 살아왔는데, 이번에 이렇게 좋은 기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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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에디터
2017.11.20
작품기고
[Hearing Heart] 서울의 밤, 걷기 예찬
마음 속의 고민을 펼쳤다가 접어가며 걷던 밤, 거리 불빛을 반사하며 일렁이는 청계천이 유난히 예뻐 보였다.
서울의 밤, 걷기 예찬 illust. by 정현빈 하이델베르크 철학자의 길, 교토 은각사 철학의 길, 산티아고 순례길은 셋 다 걷기와 사유가 결합된 장소라는 공통점이 있다. 풍경이야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공간의 차이를 불문하고 걸을 수 있는 길 자체가 유명해진 이유는 어디를 걷든 걷는 동안 얻을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일 것이다. 걷기만큼 외부로부터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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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빈 에디터
2017.10.05
리뷰
도서
[Review] 세상을 감각하는 법을 연습할 수 있었던 39통의 편지, 「인생의 일요일들」[문학]
어느 초여름 날 계획에 없던 계곡 나들이를 떠났을 때의 기억이다. 두고 온 물건이 있어 차에 가지러 갔는데, 주위는 고요하고 바람은 솔솔 불어 그대로 차에 드러누웠다.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위를 올려다보니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햇빛이 기분 좋게 쏟아져내렸다. 이어폰을 꺼내 루시드폴의 ‘어디인지 몰라요‘를 틀고, 눈을 감아보니 세상에 혼자만 남겨진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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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원 에디터
2017.09.29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공.감.대] 감각09. 누구에겐 좋은 사람
다만, 이제 내 스스로에게 원하는 것은 그저 ‘누구에겐 좋은 사람’이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과장되게 반응하거나 지나치게 겸손 떨지 말고.
누구에겐 좋은 사람 며칠 전이다. 오랜만에 만난 대학 후배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중이었다. 그간 쌓였던 사연들을 풀면서 별별 얘기에 웃고 진지해지고 서로를 걱정하며 떠드는 중이었는데, 불쑥 후배가 내 눈을 깊게 마주치면서 진심이라는 듯 말을 뱉는다. “언니는 정~말 생각이 깊은 사람이구나?” 예전 같았으면 담임선생님에게 특급 칭찬을 받은 꼬맹이처럼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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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에디터
2017.09.26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공.감.대] 감각08. 뒷모습이 머금은 것들
본능적으로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뒤태가 아니어도 사람의 뒷모습은 때로 진정어린 표정만큼이나 무방비한 모습으로 자기 모습을 나타낸다. 아주 사소하고 고요한 순간에 깜박, 빛난다.
뒷모습이 머금은 것들 어느날 친구가 찍어준 내 모습 친구에게 받은 사진이 있다. 내 뒷모습이다. 연인의 눈에 비친 사랑스럽거나 그럴싸한 뒷모습이 아닌 진짜 내 뒷모습. 버스에서 막 내려 휘적휘적 발을 뻗어 앞으로 나아가는 어딘가 모르게 씩씩해보이고 엉성해보이는 모양. 연출된 거 하나 없이 비율도 엉망인 이 사진이 이상하게 나는 계속 애정이 가서 한동안 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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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에디터
2017.09.12
리뷰
전시
[Review] 유니크하고 감각적인 앨리스를 찾아서, [ALICE :Into The Rabbit Hole]
앨리스 특별전이 열리는 갤러리아포레(GalariaForet). 이름에 걸맞게 서울숲 한가운데 위치해, ‘거대한 도심을 떠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쉬어 갈 수 있는 원더랜드’라는 이번 컨셉을 더 돋보여준다. 로비에서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탁 트인 공간을 바라보다보면 앨리스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다. 주말 오후, 그것도 날씨가 꽤나 좋은 날이어서 어느
by
최예원 에디터
2017.09.11
리뷰
도서
[Review] 글자, 오롯한 자신의 감각을 타인에게 전달하는 것 [문학]
대학생이 된 이후로 책을 손에 쥐는 것이 손에 꼽을 정도가 되었다. 하루 종일 글자 속에 둘러쌓여 살고 읽을 콘텐츠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 살고 있으면서 정작 그 ‘읽기’라는 행위의 가장 근본적인 책에는 눈길을 주지 않은 채 지나온 몇 년을 애석하게 느끼던 참이었다. 때문에 나는 오랜만에 잡는 이 종이책을 기다려왔다. 그 이유 뿐만이 아니라도 ‘오늘은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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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빈 에디터
2017.08.21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공.감.대] 감각07. 아날로그 트렌드 = 아날로그의 반격?
다시 말해 아날로그를 디지털적으로 소비한다면 과연 '아날로그의 반격'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의미 있는 것이라 말할 수 있는가?
아날로그 트렌드 = 아날로그의 '반격'? 사진 어플 Gudak Cam '아날로그'와 '4차산업 혁명'이라는 단어가 나란히 대세로 공존하고 있는 기이한 시대. 심지어 디지털이 일상을 정복한 이래 거의 멸종했다 여겼던 '아날로그'가 반격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기사들을 요즘엔 더 자주 접하고 있다. LP와 관련된 향수 짙은 게시물들이 자주 등장하고, 장롱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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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에디터
2017.08.09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공.감.대] 감각06. 연인과의 대화 2
“참지 말아줘. 표현해주고. 많이 얘기해주고. 나도 그럴게.”
연인과의 대화 2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이 있다. 보려는 사람, 보여주면 보는 사람, 그래도 보지 않는 사람이다." - 레오나르도 다빈치 - 4월, 문화역서울 284에서 <다빈치 코덱스 전>을 관람하고 전시구간에서 인상 깊게 보았던 문장을 인스타그램에 기록한 적 있다. 그날 연인은 게시물에 이런 댓글을 달았다. “그럼 나는 보여주지 않아도 기어이 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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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에디터
2017.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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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공.감.대] 감각05. 그 자리엔 항상 능소화가 있었다
뜨겁게 일렁이는 여름 거리를 휘적휘적 걷다 보면, 문득 길 한 구석이 환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그 자리엔 항상 능소화가 있었다. 멈춰가라고 말하는 것만 같은 꽃. 그 자리에서 툭툭 나부끼는.
그 자리엔 항상 능소화가 있었다 자취하고 있는 곳 근처에 능소화가 폈다. 멀리서 봤을 때 붉은 색이 짙어 장미인가 싶었는데 서양 능소화였다. 꽃잎이 작고 몸통이 길쭉한 게 꽃송이가 크고 흐늘거리는 우리 품종보다 매력이 덜했다. 그래도 1년 만에 보는 얼굴이 반가웠다. 담장에 복잡하게 엉킨 꽃 넝쿨과 눈을 맞추며 ‘너가 6월을 데리고 왔구나’ 되뇌었다.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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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서 에디터
2017.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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