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유니크하고 감각적인 앨리스를 찾아서, [ALICE :Into The Rabbit Hole]

다양한 테마의 앨리스를 만날 수 있는 즐거운 시간
글 입력 2017.09.1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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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특별전이 열리는 갤러리아포레(GalariaForet). 이름에 걸맞게 서울숲 한가운데 위치해, ‘거대한 도심을 떠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쉬어 갈 수 있는 원더랜드’라는 이번 컨셉을 더 돋보여준다. 로비에서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탁 트인 공간을 바라보다보면 앨리스가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다. 주말 오후, 그것도 날씨가 꽤나 좋은 날이어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전시장 앞은 사람들로 한가득이었다. 부디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전시를 제대로 관람하고 오길 바라는 마음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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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콘셉트인 ‘앨리스의 언더랜드’에서 들어서면, 전시에 오기까지 꾹꾹 눌러담았던 기대가 팡 터져나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몽환의 숲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대로 갖다놓은 듯한 테마로, 핑크색 조명이 아래에서 은은하게 새어나오고 독특하게 생긴 잎들이 화면을 가득 메운다. 흘러나오는 음악도 무언가 부유하는 듯한 느낌을 주어 본격적으로 앨리스의 원더랜드에게 입장하기 전 몸을 예열해주는 듯했다. 숲을 지나면 리듬감 넘치는 비트가 들리고, 비로소 토끼굴로 빠져들게 된다. 앞선 숲이 동화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이 한가득이었다면 래빗홀은 좀 더 ‘힙’한 앨리스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벽과 바닥에 여러 패턴과 색깔의 빛들을 투사하는 ‘프로젝션 맵핑’을 한껏 체험할 수 있었는데, 현실에서 이상한 나라로, 그리고 아기자기한 동화 속의 앨리스보다는 감각적이고 유니크한 앨리스를 만나러 떠나는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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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원더랜드에 입장하게 되면, 어디서부터 관람해야 할 지 모르는 스스로를 발견할 수 있다. 즐길 시간을 충분히 갖고 전시를 보는 것을 추천한다.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관객들도 많을 뿐더러, 오브제 하나하나 신기하고 재미있기 때문에 놓치지 않는 것이 좋다. 원더랜드에서 첫번째 탐방할 곳은 '거울 속으로'. 거울을 이용한 여러 가지 오브제들이 있는데,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Take a truth’라는 아트네온이었다. 거울을 통해 이 문구를 바라보면 완전히 다른 의미가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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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눈물샘’은 사실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 공간이 조금 비좁아 한명씩 나가서 사진을 찍어야해서,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멀거니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도 민망한 공간이었던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또 이런 풍경이 앨리스의 눈물로 가득차 물 속에 들어와있는 답답함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눈물샘을 나와 벽을 타고 이동하다보면 여러 컨셉의 앨리스를 감상할 수 있는 ‘ Alice? Alice! 모두의 앨리스’공간에 진입한다. 민속도로 만나는 앨리스, 작고 여리여리하지 않은 큰 체형의 앨리스, 패브릭 소재로 해석한 앨리스 등 작가들의 취향과 해석이 듬뿍 담긴 여러 색깔의 앨리스를 만날 수 있다. 가장 인기있던 테마는 단연 ‘앨리스의 방’이었는데, 긴 기다림 끝에 막상 들어가보니 왜 인기있는지 알만한 공간이었다. 루이스 캐럴이 살던 당시 소녀의 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빈티지함과 은은한 조명은 누구나 좋아할 것 같았다. 도토리숲에 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키키의 방을 좀 더 화려하게 꾸며놓은 것을 상상하면 좋을 듯 하다. 왼쪽 벽면에는 프로젝션 맵핑으로 계곡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여주어, 환상과 현실 그 어딘가 위치하는 앨리스의 마음을 읽어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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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했던 테마였던 ‘아무말 대잔치’ 존에 들어서면, 커다란 화면과 세 대의 컴퓨터가 놓여있다. 화면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대사가 덜 채워진 채로 나타난다. 관객들은 컴퓨터에서 ‘아무말’이나 입력해 이 문장들을 완성할 수 있다. 재치가 있던 없던, 문장을 완성하기만 하면 화면의 캐릭터들은 신나게 환호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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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포토존을 기다리느라 지쳤다면, 앨리스 뮤비룸으로 주저없이 들어가길 바란다.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앨리스가 뮤직비디오 속에서 기다리고 있다. 숲에 들어서는 장면에서부터 여왕을 만나고 기상천외한 일들을 겪는 장면까지 앨리스의 여정이 잘 반영되어 있는 영상이었는데, 재즈피아노 소리와 3차원, 4차원을 넘나드는 앨리스를 바라보다보면 ‘2017년 버전의 앨리스’를 이 공간에서 가장 깊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따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존들 외에, 전시장 필드는 대부분 인터렉티브 체험 공간으로 이루어져있다. 관객들이 다가오는 것을 감지해 활짝 펼쳐졌다가 수그러드는 꽃들, 자전거 페달을 밟아 감상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생일을 입력하면 선물을 주는 ‘비생일 선물가게’까지, 보는 이로 하여금 기분 좋아지게 만드는 여러 장치들이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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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전시회를 충분히 즐기기 위해선 몇 가지 관람포인트가 있다. ‘예쁘고, 즐겁고, 행복할 것!’  전시회를 다녀오고 나니, ‘사람이 없는 시간에 갈 것!’을 하나 더 추가해보고 싶다. 많은 관객 수에 지친 것은 아니지만, 오롯이 전시를 느끼고 오기에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일종의 테마파크라는 생각에 들떴었는데, 사실 그 정도로 전시장이 넓은 것은 아니다. 그래도 다양한 테마의 앨리스를 만날 수 있었던 즐거운 시간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각 존에 입장하기 전, 곳곳에 숨어있는 글귀들을 잘 읽어본다면 이 테마가 어떤 의미를 갖는 지 좀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너무 예쁜 것에만 중심을 두지 않아도 괜찮다. 충분히 예쁜 공간이 많기에, 사진을 찍고자 하는 관객이라면 이곳에서 인생샷을 건지지 못했더라도 저곳에서 더 신선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그러니, 조금 더 전시에 집중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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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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