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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부부의 결혼생활 [도서/문학]
도리스 레싱, <19호실로 가다>
이것은 지성의 실패에 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롤링스 부부의 결혼생활은 지성에 발목을 붙잡혔다. 결혼했을 때 두 사람은, 결혼한 다른 친구들보다 나이가 많은 편이었다. 세상물정을 알 만큼 아는 20대 후반. 두 사람 모두 씁쓸하기보다는 달콤한 연애를 여러 번 겪었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진 것은(두 사람은 정말로 사랑에 빠졌다) 서로 알고 지낸 지
by
김예은 에디터
2025.08.26
오피니언
[Opinion] 빈 곳을 향해 걷는 사람 [도서]
시인은 산책하고, 또 유영한다. 시를 쓴다.
산책은 단순한 걷기와는 다른 일이다. 산책에는 언제나 목적이, 아주 사소한 것부터 꽤나 깊은 것까지의 다채로운 목적이 존재하며, 어떠한 공간과 그곳에 할당하는 시간이 있다. 목적과 공간과 시간. 이것은 인간의 삶을 구성하는 요소이거나, 혹은 삶 그 자체이다. 따라서 산책을 한다는 것은 잠시 동안 삶의 모양을 그려보는 일이다. 이것은 시가 하는 일과 정확히
by
차승환 에디터
2025.06.12
리뷰
PRESS
[PRESS] 안간힘의 무게 - 나쁘게 눈부시기
망가지는 일에도 완성은 필요하지요
2018년 “낯선 이미지들의 병치를 통해 세대적 감각을 드러낸다”는 평을 받으며 제19회 박인환문학상을 수상한 서윤후 시인의 새로운 시집이 출간되었다. 2021년 『무한한 밤 홀로 미러볼 켜네』이후 4년 만이다. 사랑보다 상처를 앞서 배운 소년의 복잡한 내면, 죽음을 앞둔 노인이 보낸 여름 해변에서의 자취, 일상과 관념을 오가며 선보인 묵직한 통찰, 슬픔
by
주영지 에디터
2025.06.06
오피니언
[Opinion] 슬픔의 구멍 들여다보기 [도서]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진실이 때로는 우리를 살린다는 것.
삶은 기쁨과 슬픔의 연속이다. 오롯이 기쁜 삶도, 날마다 슬픈 삶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어쩐지 기쁨의 날들보다 슬픔의 날들이 더 많다고 느끼는데, 그것은 절대적 횟수의 차이가 아니라(실제로는 기쁜 일과 슬픈 일의 횟수가 정확히 동일하거나, 혹은 기쁜 일이 더 잦을 수도 있으므로), 감각적 깊이의 차이다. 동일한 크기라면 우리 마음은 기쁨보다는 슬픔을 향
by
차승환 에디터
2025.03.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마음이 차가울 땐 빈 공간에 오세요, 이병률의 '눈사람 여관' [도서/문학]
우리는 앞을 모르는 채 살아가고, 살아오며 느낀 감정과 장면에 점수를 매겨 나만의 모토를 앞세운다. 감정 몰래 서두르다 지치지 말자. 과거가 떠오르면 열렬히 생각하고 마음을 써도 괜찮다. 잊어도, 잊지 않아도 괜찮다. 생각 이후의 마음을 오롯이 따뜻하게 보듬어줄 수 있다면.
1. "마음이 차가울 땐 빈 공간에 오세요." 문학과지성사 시인선 434, 이병률 시인의 시집 『눈사람 여관』을 읽은 뒤의 생각이다. 우린 얼마나 꽉 찬 인생을 살고자 하는 걸까. 홀로서기의 외로움을 알면서도 홀로 설 수밖에 없는 아이와 어른들에게, 함께 하는 공간은 매우 소중하다. 어른이 되며 더욱 줄어드는 여가 시간으로 인해 밤 늦게 침대에 누워 보상
by
구예원 에디터
2025.03.08
리뷰
영화
[Review] 신은 존재합니까? 두 지성의 고품격 토크, 프로이트의 라스트 세션 [영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와 존중 가득한 대화의 참맛
["신은 인간을 대상화한 존재이다."] - 루트비히 포이어바흐, 『종교적 본질』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의식을 강타한 몇 문장이 있다. 위는 매 시간 고통에 몸부림치며 필기하거나, 녹음을 믿고 스르륵 잠에 빠지곤 했던 극상 난이도 수업 고전사회학이론에서 유일하게 건져낸 문장. 헤겔의 변증법이며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이며 그게 다 무언데요. 이걸 진정으로 이해해야
by
차소연 에디터
2024.08.20
리뷰
도서
[Review] 소송은 진행 중 - 카프카의 마지막 소송 [도서]
자기혐오, 무국적성, 불완전의 유해 속에서
어느 여름날 '변신'이 남긴 기억 카프카가 남긴 유산이 얼마나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소송을 불러일으켰는가-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 전에. 카프카의 ‘변신’을 마주했던 첫 기억을 먼저 더듬어본다. 진을 빼놓던 입시 공부 틈으로, 공식적 딴짓의 장이었던 달콤한 주말의 인문학 동아리 시간. 별일 없으면 문과를 선택하겠지 싶었던 고1 여름 어느날, 그의 ‘변신’을
by
차소연 에디터
2024.07.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미동하는 사랑의 시 [도서]
이토록 미약하게만 흔들리는 사랑의 변주곡
사랑을 무엇이라 정의하는 일은 쉽지 않지만, 그렇게 어렴풋이 (혹은 다양하게) 정의된 사랑을 완전히 뒤집는 일은 더욱 어렵다. 사랑의 고정된 관념을 뒤집고 깨부수는 작업을 예술적 실험이라고 한다면, 새로운 사랑에 대한 파격적 실험보다 정의된 사랑을 위한 안전한 변주를 선택하는 이들의 수가 압도적인 것은 그러한 까닭이다. 오늘날 우리가 읽는 사랑은 대체로
by
차승환 에디터
2024.05.23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누가 누구보고 가엽대 - 가여운 것들 [영화]
삶이라는 레이어, 그 위를 겉도는 판타지성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닮은 바다 위로 푸른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뛰어든다. 삶에 비관한 그녀의 끝은 영화의 시작이 되고, 한 여성의 죽음을 통해 한 여성이 다시 태어난다. ‘천재적이지만 특이한 과학자 갓윈 백스터에 의해 뱃속 태아의 뇌를 이식받아 새롭게 되살아난 벨라 백스터. 벨라는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으로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을 떠난다.’ 짧다면 짧
by
차수민 에디터
2024.04.01
리뷰
도서
[Review] 숄 - 결코 평범한 단추가 아니라는 것
그는 그녀가 어떤 존재인지 거의 이해한 것이다. 결코 평범한 단추가 아니라는 것을.
숄은 매서운 추위에서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을 주는 동시에 로사가 마그다를 숨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고, 마그다가 굶주림을 해소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스텔라가 마그다에게서 숄을 빼앗은 순간, 태어난 내내 침묵 속에 살던 마그다는 처음으로 울부짖는다. 마그다가 처음으로 내뱉은 생명의 증거는 일순간 죽음으로 그를 데려갔다. 이러한 상황 앞에서 로사
by
김지연 에디터
2024.01.03
리뷰
PRESS
[PRESS] 인덱스 - 지성사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색인의 역사 / 데니스 덩컨
아무렇게나 던져 놓은 옷더미에서 오늘 입을 옷을 찾는 것과 망망대해 같은 정보의 바다에서 하나의 단어를 뽑아내는 건 비교 불가다.
가히 대 알고리즘의 시대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뉴스 플랫폼 가릴 것 없이 알고리즘에 목숨을 건다. 플랫폼을 이끌어가는 운영자건 그걸 쓰는 사용자건 관계없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면 더더욱 목숨을 건다. 알고리즘의 간택을 받아 좀 더 많은 사람에게 자신의 콘텐츠를 노출해야만 하니까. 그 알고리즘의 시작이 색인이다. 정보가 너무 없어서 문제이던 시대에서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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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에디터
2023.12.02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거침없이 노래하는 사람, 싱어송라이터 김지성을 만나다
오늘도 열심히 노래하는 그의 이야기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면 상대방을 둘 중 하나로 분류하는 습관이 있다. 하나는 나와 비슷한 사람, 또 하나는 나와 다른 사람. 물론 어떤 부분에서는 닮고 어떤 부분에서는 다른 게 대부분의 사람들이지만, 살다 보면 나와는 달라도 너무 달라서 신기한 이들도 종종 만나고는 한다. 오늘 소개할 친구 역시 그런 사람 중 한 명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자기만의 이야기
by
장유정 에디터
2023.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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