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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사라질 것들에 대한 찬사 - 표기식 사진전: 빛은 어떻게 떨어졌길래 모두 다르게 반짝여서 [전시]
고요에 도달하는 시간
빛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빛을 받아내는 세계의 표정은 매 순간 달라진다. 그날의 바람과 해의 위치, 공기의 습도에 따라 물결의 모양이 바뀌고 계절을 건너는 나무는 어제와 다른 색으로 빛난다. 느리게 느껴지는 일상 속에서 변화는 빠르게만 느껴지고 우리는 그 차이를 쉽게 알아채지 못한다. 표기식은 무심코 지나치는 순간 앞에 멈춰 설 줄 아는
by
이상아 에디터
2026.10.01
리뷰
도서
[Review] 후회는 삶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도서]
가장 개인적인 가족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삶의 이야기가 된다.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의 원제는 ‘still life with remorse’이다. 직역하면 ‘후회가 깃든 정물화’. 미술에서 정물화를 뜻하는 ‘still life’는 한편으로 ‘고요한 삶’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겠다. 후회를 품은 고요한 삶. 세계적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마이라 칼만은 이 책을 두고 "이 책은 내가 일흔여섯이 되어서야
by
손혜림 에디터
2026.10.01
리뷰
PRESS
[PRESS] 우리에게 주어진 오늘을 들이키고 -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공연]
형식의 새로움과 뮤지컬의 본질을 동시에 잡은 공연 <콰이어 오브 맨>은 2027년 1월 3일까지 공연된다.
뮤지컬보다 쇼에 가깝다. 관객은 무대에 오르고, 배우는 객석으로 내려오며 관객도 공연의 일부가 된다. 캐릭터가 아닌 배우의 본명이 호명된다. 대본과 설정으로 시작된 공연은 배우의 진짜 이야기로 끝난다. ‘배우들을 가까이서 보고 이야기도 할 수 있어 재밌다’라는 평과 ‘내향인 학대’라는 양극단의 ‘웃픈(웃기고 슬픈)’ 평이 공존한다. 알콜이 아닌 음악과 춤
by
이진 에디터
2026.09.30
리뷰
도서
[Review] 슬픔 옆에 의자를 그려 넣은 사람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은 무엇일까. 삶의 회한보다 더 깊은 것은, 일상의 사소한 삶인지도 모르겠다.
살다 보면 이상하게도 별것 없던 날이 더 오래 기억날 때가 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는 잊었는데 그날 먹었던 음식은 기억나고, 여행의 목적지는 흐릿해졌는데 길에서 보았던 낡은 의자 하나가 머리에 남는다. 정작 기억해야 할 것은 놓치면서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장면이 오래도록 생각날 때가 있다. 마이라 칼만의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을 읽으면
by
최아정 에디터
2026.09.30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당신도 실수가 두려운가요? [사람]
무대공포증을 겪는 에단 호크에게 피아니스트 세이모어 번스타인이 건넨 말
나는 생각이 많다. 걱정도 많다. 어떤 일을 할 때마다 최악의 변수가 함께 떠오른다. 그런 기질 때문인지 생방송 정보 프로그램의 대본을 쓰던 시절, 나는 매주 피가 말랐다. 모든 문제는 일주일이라는 짧은 마감 기간에 있었다. 매주 벌어지는 별별 일들에 대처하기에 일주일(촬영일만 따지면 하루에서 이틀)은 너무나 빠듯했기 때문이다. 신기한 행동을 하는 동물을
by
윤선주 에디터
2026.09.29
리뷰
도서
[Review] 삶은 계속된다 -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마이라 칼만이 멈춘 사물 뒤에 숨겨둔 후회의 이야기
원제 『Still Life with Romorse』. 직역하면 '후회의 정물화'일 테지만, 'Still Life'라는 두 단어를 살며시 떼어본다. 정지된 사물을 그리는 정물화라는 의미 뒤로, '후회와 함께 여전히 이어지는 삶'이라는 문장이 들려온다. 일흔이 넘은 작가 마이라 칼만이 51점의 정물화로 우리에게 건네는 질문은 명확하다. "우리는 어떻게 회한과
by
오금미 에디터
2026.09.27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오늘의 정원에서 힐링을, 내일의 낙원에서 사유를 [미술/전시]
원화전 진행 중반에 서서 전시를 돌아보며
정중앙을 기준으로 두 개의 전시장 입구가 있다. 당신은 왼쪽을 선택할 것인가, 오른쪽을 선택할 것인가? 선택에 따라 전혀 다른 콘셉트와 분위기의 작품들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그라운드시소 이스트의 〈조은 원화전: 오늘의 정원〉과 〈이기훈 원화전: 내일의 낙원〉이다. 왼쪽을 선택한다 〈조은 원화전: 오늘의 정원〉은 전반적으로 따뜻한 느낌이었다. 햇살이 비
by
최수인 에디터
2026.09.2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자유언론은 오직 진실만을 위해 싸운다 [영화]
영화 《암살자들》 - 물려받은 펜은 진실을 기록하고있는가?
총성과 탄환, 진실을 기록하는 사람들 영화 《암살자들》이 대한민국의 대명절, 추석이 시작됨과 동시에 극장 스크린에 올랐다. 대한민국 현대사 중 가히 화제의 중심이 되는 사건인 ‘육영수 여사 암살 사건’에 대한 의혹과 미스터리를 기발한 상상력과 시대적 상황에 비롯한 추론으로 채워 완성도 있는 영화로 제작했다. 암살당한 영부인과 사라진 탄환, 풀리지 않고 침
by
문아휘 에디터
2026.09.26
오피니언
공간
[오피니언] 철학자가 백운시장을 보고 ‘비인간’에 대해 말한 이유 [공간]
가게와 골목, 오래 쓴 집기들은 그대로 있지만 사람의 활동이 멈췄다는 이유로 그 공간은 비었다고 여겨진다. 쓸모를 판단하는 기준도 대개 인간의 필요에 맞춰져 있다. 신유물론은 이 익숙한 시선에 질문을 건넨다. 인간의 삶은 수많은 사물과 환경에 기대어 이루어지고, 그 존재들은 사람이 움직이고 관계 맺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쇠퇴한 시장을 다시 살펴보는 일은 그곳에 남아 있는 존재들과 아직 발견하지 못한 관계의 가능성을 살피는 데서 시작할 수 있다. 생활용품의 강연 시리즈 ‘시장에 선 철학자’는 백운시장에서 이런 질문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이곳에서 새로운 활동을 꾸리려면 공간을 어떻게 쓰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떤 관계를 맺을지 생각해야 한다.
시장의 셔터가 내려가고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 그곳에는 무엇이 남을까. 가게와 골목, 오래 쓴 집기들은 그대로 있지만 사람의 활동이 멈췄다는 이유로 그 공간은 비었다고 여겨진다. 쓸모를 판단하는 기준도 대개 인간의 필요에 맞춰져 있다. 신유물론은 이 익숙한 시선에 질문을 건넨다. 인간의 삶은 수많은 사물과 환경에 기대어 이루어지고, 그 존재들은 사람이 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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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하 에디터
2026.09.20
리뷰
PRESS
[PRESS] 술과 음악과 웃음의 뜨거운 합창 -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 [공연]
신시컴퍼니 신작이자 관객 참여형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은 2027년 1월 3일까지 공연된다.
공연의 핵심은 현장감이다. 배우와 관객이 같은 시간에 한 공간에서 호흡을 주고받으며 존재하는 건 공연에서만 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다. 같은 이야기를 기반으로 작품을 만들더라도 드라마·영화 등 영상 매체와 공연은 전혀 다르다. 한 작품이더라도, 매 회차가 모두 똑같은 공연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관객 참여형 공연이나 이머시브 공연(Immersive
by
이진 에디터
2026.09.2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꿈은 운동이다 - 제자리에 있다는 것 [도서]
'제자리'라는 것이 존재할까?
제자리에 있다는 것 며칠 전, 처음 만난 사람들과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 있었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책 한권을 골라 와야 했다. 내가 고른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였다. 이 소설은 스스로를 색채가 없다고 여겼던 주인공 쓰쿠루가 사실은 자기 안에 색채가 있었음을 발견하는 과정의 이야기다. 나는 늘
by
방지수 에디터
2026.09.19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알프스산맥 가까운 숙소에서 자고 일어난 맑은 날 아침에 홍차를 마셔야 할 것 같았어 - 현대약품 제194회 아트엠콘서트 '유다윤 바이올린 리사이틀'
베토벤 하는 중, 듣는 중, 얼그레이를 떠올리는 중 - 현대약품 제194회 아트엠콘서트 '유다윤 바이올린 리사이틀' 리뷰
오랜만에 신영체임버홀에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마지막이 언제였더라. 이든콰르텟의 연주였는데, 다시 살펴보니 그게 작년 8월 21일의 일이다. 그 시점부터 지금까지 하는 일은 거의 변함이 없는데, 공연장을 이곳저곳 누비고 난 뒤 다시 찾은 여의도 근방의 공연장은 그 자체로 ‘오랜만이다’라는, 요 근래 만나지 못한 문장 하나를 건네주었다. 더운 듯하면서도 시
by
장유진 에디터
2026.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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