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안 굿판의 장단이 공연예술의 새로운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전통타악 창작단체 홍성현아트컴퍼니가 오는 10월 29일(목) 오후 8시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RE: 오리지널리티] 프로젝트의 완결작 ‘RE: Ascension – 해원(解願)’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동해안 무악을 바탕으로 전통타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해 온 [RE: 오리지널리티] 프로젝트의 마지막 무대다. 타악 중심의 음악적 실험에서 출발해 창작무용과 비디오아트로 표현 영역을 넓혀 온 지난 작업들을 하나로 결합한다. 굿 음악이 지닌 신명과 즉흥성, 축원과 해소의 의미를 소리와 움직임, 영상으로 풀어낸다.
전통의 본질로 돌아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다
[RE: 오리지널리티]는 홍성현아트컴퍼니의 음악적 뿌리인 동해안별신굿의 원류를 연구하고, 그 안에 담긴 음악적 특성과 예술적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온 시즌제 창작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명에 담긴 ‘RE:’는 전통의 본질(Originality)로 돌아간다는 뜻을 품고 있다. 이는 과거의 음악을 그대로 재현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전통을 이루는 고유한 원리와 표현 방식을 탐구해 오늘의 창작으로 이어가려는 시도다.
동해안 무악은 정교하고 변화무쌍한 타악 장단, 연주자 간의 긴밀한 호흡과 즉흥적 변주를 특징으로 한다. 동시에 굿판에 모인 이들의 안녕을 빌고, 고단한 삶을 위로하며, 공동체의 신명을 이끌어 온 음악이기도 하다.
홍성현아트컴퍼니는 이러한 특성에 주목해 굿 음악을 의례의 배경음악이 아닌, 독자적인 예술성과 동시대적 표현 가능성을 지닌 음악으로 조명해 왔다.
‘듣는 음악’에서 ‘추는 음악’, ‘보는 음악’으로… 세 시즌의 여정
[RE: 오리지널리티]는 2023년 시즌 1을 시작으로 음악과 신체, 시각예술의 관계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신작’을 통해 발표한 시즌 1은 동해안 무악의 타악적 특성에 집중했다. 장단의 구조와 연주 기법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며, 굿판 특유의 즉흥성과 역동성, 놀이적 즐거움을 현대 공연장에서 구현하고자 했다.
2025년 7월 선보인 시즌 2 ‘RE:tual Dance – 추는 음악’은 소리와 움직임의 관계를 탐구한 작품이다. 창작무용과의 협업을 통해 타악의 리듬과 에너지가 무용수의 신체를 거쳐 새로운 표현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을 살폈다.
같은 해 12월 발표한 시즌 3 ‘RE:Scene – 보는 음악’은 음악의 시각적 확장을 시도했다. 비디오아트와 영상 작업을 통해 소리를 이미지로 변환하고, 전시와 공연을 결합해 관객이 음악을 새로운 방식으로 감각하도록 했다.
세 시즌에 걸친 탐구는 음원과 정규앨범 발매로도 이어졌다. 홍성현아트컴퍼니는 공연과 음반, 전시를 넘나들며 동해안 무악의 다양한 표현 가능성을 모색해 왔다.
그리고 2026년 10월, 그 여정이 ‘RE: Ascension – 해원’에서 하나로 모인다.
음악과 춤, 영상이 하나가 되는 마지막 무대 ‘해원(解願)’
완결작 ‘RE: Ascension – 해원’은 동해안 무악에 담긴 의례적 의미를 오늘의 시선으로 되짚는다.
작품은 ‘해원(解願)’이라는 주제 아래, 굿 음악이 오랫동안 품어 온 정화와 해소, 축원과 위로의 의미를 현대 공연예술 무대로 확장한다.
이번 공연에서 타악은 무대의 중심을 이끄는 동시에 춤과 영상이 움직이는 출발점이 된다. 무용수의 움직임은 장단의 흐름을 신체로 드러내고, 비디오아트와 영상은 음악이 환기하는 이미지와 정서를 시각적으로 펼쳐 보인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발전해 온 세 시즌의 창작 요소가 하나의 공연 안에서 만나는 것이다.
공연은 ‘비래’, ‘푸너리즘’, ‘동강난살’, ‘흔들흔들’, ‘즉흥, 신기루’ 등 다섯 작품으로 구성된다.
첫 곡 ‘비래’는 고(故) 김용택의 구음과 소리를 바탕으로 동해안 무악의 청보 장단과 무가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공연에 모인 이들의 복을 빌고 안녕을 기원하는 축원의 메시지로 무대를 연다.
푸너리즘’에서는 푸너리 장단을 중심으로 동해안 무속 장단의 확장과 축소, 리듬의 변형을 역동적으로 풀어낸다.
이어지는 동강난살’은 동살풀이 장단을 해체하고 재구성한 작품으로, 액운을 끊고 풀어낸다는 의미를 음악과 춤에 담는다.
‘흔들흔들’은 세존굿의 사설과 무가를 바탕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애환을 표현한다. 마지막 ‘즉흥, 신기루’에서는 동해안 무악의 중요한 특징인 즉흥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드렁갱이 장단을 바탕으로 연주자들이 순간의 호흡과 기량을 펼치며, 무용과 함께 예측할 수 없는 음악적 흐름을 만들어 낸다.
축원으로 시작해 해소와 신명으로 이어지는 이 공연은 전통 굿 음악이 지닌 에너지를 오늘의 관객에게 전하는 동시에, 그 음악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 보여주고자 한다.
전통의 계승을 넘어, 살아 있는 동시대 예술로
이번 공연의 예술감독과 작곡, 타악 및 소리는 홍성현이 맡는다. 타악 연주자 신예인·장지훈·하진수, 피리와 태평소 연주자 천성대가 함께하며, 무용가 김문채·안유진·이진우가 움직임을 통해 음악의 표현 영역을 넓힌다. 연출과 총괄기획은 안희경, 영상 및 비디오아트는 YUL HAUS가 담당한다.
홍성현아트컴퍼니는 동해안 무악을 기반으로 전통타악의 고유성을 탐구하면서, 다양한 선율악기와의 협업 및 시각예술과의 결합을 통해 창작 영역을 넓혀 온 단체다. [홍성현의 초벌비], [RE: 오리지널리티], [1+1= THE ONE] 등의 프로젝트를 통해 전통음악의 새로운 표현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RE: Ascension – 해원’은 그동안 다양한 예술 장르로 재해석해 온 동해안 무악의 가능성을 한자리에서 확인하는 무대다. 전통의 본질에서 출발해 음악, 춤, 영상으로 확장해 온 [RE: 오리지널리티] 프로젝트의 여정은 이번 공연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공연은 10월 29일(목) 오후 8시 서울남산국악당 크라운해태홀에서 열리며, 약 60분간 진행된다. 취학 아동 이상 관람할 수 있으며, 입장권은 전석 4만 원이다. 네이버예약에서 예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