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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기고
The Artist
[언어가 머무른 자리] 지워져서는 안 되는
기억해야만 하는
살아있는 존재라 할지라도. 역사에서 지워지면, 그는 처음부터 없는 존재가 된다.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하며, 그 역시 스스로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황제펭귄, <검술명가 막내아들> 14권 6화 中 illust by 아현(雅玄) 어제부로 모든 과제와 발표가 끝났다. 이제 종강까지 남은 것은 시험 뿐이다. 겨울방학, 이번 학기 시간표를 계획할 때였다. 내 시
by
손가인 에디터
2026.06.13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역사가 덜컹거리던 순간, 가정법이 남긴 흔적 -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공연]
그 순간, 역사가 여러 가능성들로 덜컹거렸습니다
‘역사’에서 가정법이 성립할 수 있을까? ‘만약 ~했다면’, 혹은 ‘~하지 않았더라면’이라는 말들. 이미 일어난 사실을 다루는 역사학자에게 가정법은 의미 없는 것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가정법의 역사’는 생각할수록 꽤나 흥미롭다. ‘만약 명량해전 직전 이순신 장군이 돌아오지 않았다면?’, ‘만약 이번 시험에서 한 문제만 더 맞았더라면?’.
by
박선주 에디터
2026.06.07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이 분노는 어디에서부터 온 것인가 - 드라마 '성난 사람들' [드라마]
드라마 <성난 사람들>을 통해 살펴보는 분노에 대한 이야기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BEEF)>은 현대인이 마주한 ‘근원적인 화’의 정체를 추적한다. 극 중 에이미와 조지는 서로를 아끼는 부부이지만, 그들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심연이 존재한다. 조지는 에이미의 내면에 도사린 어떠한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며, 그 감정을 이성적인 대화와 긍정적인 사고로 ‘해결하려고’ 한다. 반면 에이미와 지독한 도로 위 난투극
by
김승주 에디터
2026.05.1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질주하는 삶이란 섹시한 것 – 뮤지컬 '렘피카' [공연]
타마라 드 렘피카의 파란만장한 인생
* 해당 글에는 뮤지컬 <렘피카>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6월 20일 코엑스아티움에서, 아시아 최초로 상연된 뮤지컬 <렘피카>가 막을 내린다.이 작품은 한국에 내로라하는 뮤지컬 디바들이 출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격동의 시기를 살았던 여성 화가 타마라 드 렘피카의 삶을 그리는 뮤지컬 <렘피카>가 6월 20일까지, 코엑스아티움에서 상연된다.
by
김승주 에디터
2026.05.05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기록과 증언, 그 위로 - 연극 '빵야' [공연]
작가와 장총이 들려주는 기록과 증언의 의미
손때 묻은 물건에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손과 손을 거치고 흔적을 남기며 그것은 거대한 역사가 되기도 한다. 그 이야기를 끝까지 파고드는 건 흔히 예술가, 혹은 역사가의 일이라고 여겨진다. 사물(혹은 사람)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탐구하고, 그것이 거쳐온 발자취를 분석하는 것. 이러한 행위는 그것의, 혹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이 아닐까. 시공간을 넘
by
박선주 에디터
2026.05.02
리뷰
공연
[Review] 하나의 목소리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 이야기 - 돔박아시, 고이래 [공연]
연극 「돔박아시 고이래」를 보고 난 후
프로덕션IDA의 근현대사 시리즈 세 번째 작품 <돔박아시, 고이래>가 4월 3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번 공연은 2025년 11월 제주 BelN극장에서의 초연을 시작으로 대학로 공연까지 이어졌다. 제주의 오랜 역사와 시간이 서울 한복판, 그것도 문화예술의 중심지인 대학로에서 펼쳐졌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연극 <돔박아시, 고
by
임유진 에디터
2026.04.13
리뷰
공연
[Review] 쓰러진 비석 아래, 묻혀진 이름들을 위한 무대 - 연극 돔박아시, 고이래 [공연]
학살자의 이름이 새겨진 비석이 서 있는 동안, 희생자들의 이름은 발 아래 묻혀 있었다. 연극 〈동백아가씨 고이래〉는 주인공 대신, 그녀를 둘러싼 인물들의 죄책감과 두려움의 이야기로 제주 4·3의 진실을 완성해 나간다. 아직도 이름 짓지 못한 그 역사 앞에서, 우리의 백비는 오늘도 비어 있다.
무대 한가운데에는 동상처럼 우뚝 선 비석이 있었다. 연극은 그 비석을 쓰러뜨리는 고이래로부터 시작된다. 조용히 해녀로만 살아온 고이래는 왜 갑자기 비석을 쓰러뜨린 것일까. 주변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그럴 이유가 없다"고. 그리고 형사 강선웅은 이를 집요하게 쫓는다. 그러나 이내 드러나는 것은, 고이래를 둘러싼 모든 인연이 이미 그 이유를 알고 있
by
김정현 에디터
2026.04.11
리뷰
공연
[Review] 아름다움 뒤에 가려진 아픔 - 돔박아시, 고이래
숨길 수밖에 없었던 당신들의 아픔, 잊지 않겠습니다.
작년 12월 퇴사 후 3개월의 취업 준비 기간을 지나, 올해 4월 마침내 이직에 성공했다. 그것도 첫 정규직이었다. 그동안의 작은 걸음들이 모여 만들어낸 결과였다. 채용 공고를 살피던 중, 한 기관의 이름이 유독 눈에 들어왔다. 늘 직무나 회사의 방향, 연봉을 기준으로 선택해왔던 나에게, 이름에 이끌려 지원하게 된 것은 처음이었다. 내 마음을 끌어당긴 곳
by
경건하 에디터
2026.04.10
리뷰
도서
[Review] 그들은 왜 죽어야만 했는가 - 위험한 그림들 [도서]
미술은 이들을 고스란히 품어 써내려간다
전쟁이 한창이다.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조차 흐릿해진 채, 전쟁은 추하게 이어지고 그 속에서 국가 전체가 고통받고 있다. 고통 뿐인 전쟁에서 가장 비참한 이는 방패막이로 전선에 내몰리는 어린 군인들과, 무차별적인 폭격 속에서 목숨을 잃는 민간인들이다. 주변 국가는 전쟁으로 경제적, 물질적 손해를 입는다지만, 참전국의 시민들은 보금자리와 가족, 친구, 그리고
by
길유빈 에디터
2026.04.10
리뷰
도서
[Review] 입체적 순간의 아픈 진실 - 위험한 그림들 [도서]
21세기, 신이 보낸 새로운 등에
취미로든 직업으로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는 말이 있다. 의미 없는 부분은 없다. 작가가 작품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혹은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그리기로 마음 먹고 이를 묘사하는 모든 단계에서 아무 생각 없을 리가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작은 부분이더라도 모든 건 의도가 있다. 개인의 주관적 감정이나 상상력을 표현하는 작품이 있
by
이다혜 에디터
2026.04.09
리뷰
도서
[Review] 역사와 삶, 그리고 종교의 판화. 레이디 제인 그레이 - 위험한 그림들 [도서]
역사 속 순간을 포착해낸 위험한 그림들
신비평 시대 이후 현대의 미술 작품들은 작가 개인의 의도나 작품 속 명확한 서사와 독립해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거의 많은 그림들은 그렇게 동작하지 않았다. 사진기의 등장 이전, 세상의 형체를 또렷이 기록할 수 있는 것은 그림뿐이었기에 그림과 미술은 '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아름다움에 몰두하였다. 당시 사람들은 교회나 성당, 궁전, 왕립미술관 등 한
by
양예지 에디터
2026.04.09
리뷰
도서
[Review] 목격하고 체험하는 명화 - 위험한 그림들 [도서]
연대기의 강박에서 벗어나 한 인간, 한 시대가 극한의 선택 앞에 섰던 순간의 이야기
20개의 명화, 20개의 역사를 담고 있는 책이 도착했다. 오랜만에 읽는 비문학으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표지 때문이다. 자신의 아들 황태자 이반을 죽이고 정신이 든 이반 4세의 크게 확장된 눈에 공포와 절망, 좌절과 죄책감이 담긴 일리야 레핀의 <이반 4세와 그의 아들, 1885>을 보고는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보면 안 되는 것을 보는 것 같은 두려
by
정서영 에디터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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