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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공연
[Review] 이것도 시가 되려나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마음은 일목요연하지 않고, 오늘은 빈틈투성이에, 인생은 한 문장 안에서 완결되지 않는다.
1. 마음을 쓰는 일 정치(精緻)한 문장을 쓰는 것이 직업이다. 용어는 정확해야 하고, 인과관계는 한 문장 안에서 완결되어야 하며, 불필요한 수식어나 반복 없이 필요한 정보만 정제해서 과잉도 부족도 없어야 한다. 내가 돈 받고 하는 일이란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논리적 허점을 찾을 수 없어서 기어이 납득할 수 있게. 길고 장황해서 산만해지지
by
오은지 에디터
2026.06.23
리뷰
PRESS
[PRESS]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당신의 이야기, 뮤지컬 '죽음에 관하여' [공연]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건네는 위로
"여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야. 죽은 자들이 오는 곳이지." 네이버 웹툰 평점 9.9점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수많은 독자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겼던 시니·혀노 작가의 명작 웹툰 <죽음에 관하여>가 2026년 여름, 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고 무대 위에서 다시 태어난다. 이 작품은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영혼들의 이야기를 듣는 '신'과 그곳을
by
이유빈 에디터
2026.06.22
오피니언
미술/전시
침대 맞은편에 걸린 그림 [미술/전시]
2021년 겨울,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 로트렉의 《Le Lit》을 보고 이유 없이 편안함을 느낀다. 1년 뒤 오르세 미술관에서 실제 작품과 재회하며 자신이 이 그림을 정말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후 로트렉의 삶과 작품의 배경을 알게 되지만, 오히려 그림에 대한 애정은 더 깊어진다. 평온한 그림이 반드시 평온한 삶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게 된다. 지금도 침대 맞은편에 걸린 《Le Lit》을 보며, 예술은 이해보다 먼저 마음에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좋아하는 작품이 뭐냐는 질문을 받으면 늘 조금 난감했다. 미술을 전공했지만 선뜻 떠오르는 작품은 없었다. 어떤 작품이 좋냐고 물으면 그때그때 생각나는 그림을 말했을 뿐, 정말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은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 작품만큼은 오래전부터 머릿속에 남아 있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의 《Le Lit》. 처음 이 그림을 만난 건 미술관이
by
신수빈 에디터
2026.06.15
리뷰
PRESS
[PRESS] 악몽의 진실을 좇는 치유의 기록, 뮤지컬 '해몽가' [공연]
푸른 포스터 속 악몽의 실체를 좇는 왕세손과 해몽가의 치열한 진실 공방
어두운 밤, 푸른 달빛 아래 몽환적이면서도 서늘한 긴장감이 도는 포스터는 이 작품이 품은 신비로운 서사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뮤지컬 <해몽가>는 영화진흥위원회 중예산 한국영화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인 영화 <잠의 왕(가제)>(원작 하기호)의 시나리오를 토대로 무대화한 팩션 사극 뮤지컬이다. 정조가 불면증에 시달렸다는 역사적 기록을 모티브로, 트라우마로 인
by
이유빈 에디터
2026.06.12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살아있는 죽음을 바라보다 [미술/전시]
삶과 죽음은 하나의 언어로서 그의 작품 세계 전체로, 관람객들에게까지 그 의미를 확장한다
데이미언 허스트의 전시 소식이 알려진 후로부터 얼리버드를 포함한 티켓이 줄줄이 매진되곤 했다. 현대 미술계의 거장이라고 불릴 만큼 큰 주목을 받는 작가인 만큼 빠르게 방문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잠시 접어둬야만 했다.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몇 개월간 지니고서야 더 늦기 전에 드디어 전시를 관람하러 최근 국립현대미술관으로 향했다. 가장 성공한 상업 예술가라는
by
박정빈 에디터
2026.06.11
리뷰
공연
[Review] 고전의 빈칸을 다시 채우다 - 로테/운수 [공연]
죽은 남자들과 살아남은 여자들
작년 11월, 세계 고전문학 도장 깨기를 하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읽었다. 당시 책을 읽고 남겨두었던 메모를 다시 찾아보니 이런 내용이었다. 통찰력 있는 문장들이 많다. 애인이 있는 여자를 사랑한 일이 도화선이 되었을 뿐 보편적인 희망과 절망, 자살 심리에 관한 소설이라고 보면 어찌저찌 이해는 될 수 있겠으나... 사상이 좀 위험하다. 집착과 이기
by
김현진 에디터
2026.06.10
리뷰
공연
[Review] 고전은 누구의 슬픔을 기억하는가 - 로테/운수 [공연]
연극 <로테/운수>가 돌려준 여자들의 이름
대학교 때 들었던 교양 수업 중 아직도 기억하는 수업이 있다. 〈문학 속의 여성들〉이라는 제목의 이 수업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오필리아의 관점에서 다시 읽어보고, <안나 카레니나> 속 여성 인물들의 선택을 새롭게 분석하게 했다. 그때 처음으로, 내가 읽어온 수많은 이야기들 속에서 여성들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해 왔는지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많은 여성들은
by
채수빈 에디터
2026.06.08
리뷰
PRESS
[PRESS] 신 없는 세계에서 양심을 지키는 일 -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 [공연]
신을 부정하면서도 결국 신에 의존했던 무신론자, 이반 카라마조프의 지독한 모순과 파멸
뮤지컬 <브라더스 까라마조프>는 '밀실'이라는 폐쇄된 무대 위에서, 인간의 이성이 현실 앞에서 어떻게 처절하게 무너져 내리는지 집요하게 추적하는 서사다. 이 극은 원작 소설이 가진 방대한 재판 장면들과 법정 공판들을 과감하게 덜어냈다. 대신 네 명의 형제들이 뿜어내는 격렬한 호흡과 피아노 한 대가 이끄는 거칠고 타악기적인 넘버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죄책
by
이유빈 에디터
2026.06.0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빈틈의 기술 - '마이클'과 '백룸' [영화]
대중문화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원형을 스크린으로 옮길 때, 감독은 필연적으로 서사의 생략과 강조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서사의 빈틈은 양날의 검과 같다. 최근 개봉한 영화 〈마이클〉과 〈백룸〉은 이 서사의 빈틈이 어떻게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조군이다. 대중이 모두 아는 거대한 대상을 다룰 때, 서사의 빈틈이 결국 독이 되어버린 영화 〈마이클〉과, 정체를 숨긴 빈틈을 약으로 삼은 영화 〈백룸〉을 통해 그 차이를 살펴보고자 한다.
대중문화에서 이미 널리 알려진 원형을 스크린으로 옮길 때, 감독은 필연적으로 서사의 생략과 강조라는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이때 발생하는 서사의 빈틈은 양날의 검과 같다. 최근 개봉한 영화 〈마이클〉과 〈백룸〉은 이 서사의 빈틈이 어떻게 완전히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조군이다. 대중이 모두 아는 거대한 대상을 다룰 때, 서사
by
김수민 에디터
2026.06.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낭만주의적 불능 -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 [도서/문학]
불가능하기에 시를 쓴다
박지웅 시인의 시집 『빈 손가락에 나비가 앉았다』를 관류하는 하나의 이미지는 상실, 부재, 결핍이다. 그는 버려지거나 사라진 것, 나아가 이미 죽은 것에 대한 자신의 사유를 담담한 어조로 고백하지만 이러한 이미지는 슬픔과 절망의 풍경으로 박제되지 않고 그 너머에 가닿는다. 상실과 부재가 현실의 언어와 감각을 재구성하고 그 의미를 변주 및 증폭하는 순간을
by
유민 에디터
2026.06.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어떤 꿈은 같이 꿔야 완성된다
한국어만 꿈을 '꾸다'라는 동사와 함께 쓴다고 한다. 꾸다라는 동사가 먼저 생겨났고 이후 '꿈'이라는 명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꿈이 뭐냐는 질문은 외롭다. 보통은 혼자 꾸는 것이니까. 나는 주기적으로 꿈의 어원을 찾는다. 어느 언어도 완벽한 어원을 제공하지는 못하지만 대부분 꿈이 '보다'와 연결되거나 '하다'는 동사와 병행되는데 한국어만 꿈을 '꾸다'라는 동사와 함께 쓴다고 한다. 꾸다라는 동사가 먼저 생겨났고 이후 '꿈'이라는 명사가 만들어진 것이다. '꾸는' 행위가 없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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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빈 에디터
2026.06.02
리뷰
도서
[Review] 눈에 축제를 안기는 상상 여행 -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화가의 내밀한 삶을 따라 걷는 파리의 작은 미술관
"현명한 여행자는 상상만으로 여행을 한다." 서머싯 몸이 쓴 이 문장은 예술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이해하는 것 같다. 여행과 상상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을 최선을 다해 더듬어보는 행위다. 그런 의미에서 미술관에 관한 책은 상상 여행의 제곱이 된다. <파리의 작은 미술관>을 읽으며 직접 걷지 않은 골목, 들어서지 않은 문, 보지 않은 벽화를 따라
by
채수빈 에디터
2026.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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