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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Opinion] 참기름 향 가득한 선홍빛 연례행사 [음식]
추운 겨울날, 종로 3가 골목 안 작은 육회집에서 친구와 나누는 선홍빛 추억. 매년 같은 사진이 쌓여도 여전히 특별한 이유.
결혼식에 가면 항상 빠지지 않고 먹었던 음식이 있다. 바로 육회다. 왠지 모를 희귀한 느낌, 고기지만 가벼운 그 음식은 언제나 특별하게 느껴졌다. 외국에도 '타르타르'라고 하여 생고기를 먹는 요리가 있지만, 아무래도 나는 참기름과 배로 이루어진 한국식을 더 좋아한다. 추운 날이면, 외국 여행에서 돌아오면 언제나 생각한다. "육회를 먹으러 가자." 더운 날
by
김정현 에디터
2026.02.1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내일을 위한 오늘을 살 것 [사람]
미루고 미룬 일들을 해낸 뒤에 얻은 깨달음에 대해
오랫동안 미루고 미룬 일을 마침내 해냈다. 지갑만 달랑 챙겨 나가도 끝낼 수 있는 일들이었지만, 몇 달을 그리고 몇 년을 미뤘다. 그렇게 간단한 일을 왜 지금까지 미루었냐 묻는다면, 그 이유는 아주 많다. 논리적이지는 않지만, 내 나름의 사소한 이유들. 막상 투두리스트에서 지워지고 나니 미뤄온 시간이 낭비 같기도 하고, 또 후련하기도 했다. 마음 먹었을
by
강소정 에디터
2026.02.03
리뷰
도서
[Review] 100년 전의 화가가 오늘의 나에게 안부를 물었다 -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
시대를 건너 마주한 위로
"미술사는 인문학의 꽃이다." 추천사를 읽다 이 문장에서 손이 멈췄다. 왜 나는 예술을 좋아하는 걸까, 왜 사람들은 예술에서 위로를 받는 걸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여기 있었다. 미술은 예쁜 걸 감상하는 게 아니라,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들여다보는 일이니까. 우진영 미술사학자의 『근대와 현대 미술 잇기』는 그 '사람 이야기'를 한다. 작품
by
이소희 에디터
2026.01.11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나에게 필요한 영화, 여행과 나날 [영화]
여행의 이유는 말로부터 벗어나는 것
당일치기라도 좋으니, 어디로든 혼자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올해를 되돌아봤을 때 좋았던 순간도 많았고 나름의 성과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어딘가 공허한 마음은 어떤 방법으로도 채워지지 않았다. 원래는 대부분의 시간에 기분이 좋았지만, 요새는 가만히 있을 때 웃음이 잘 나지 않는다. 여행이 필요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여행을 가게 되는 이
by
원미 에디터
2025.12.29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이건 그만한 가치가 있는 모험 이야기 [공연]
물론 너희는 늘 내가 마음에 걸리겠지. 그리고 이따금 이 모험 이야기를 할 거야. 어쩌면 평생.
“마치 고개를 모래에 처박고 숨은 채 아무도 날 못 볼 거라 믿는 타조처럼” 타조는 위기의 순간마다 고개를 처박고 숨는다는 말이 있다. 머리와 눈을 모래에 파묻어 시야를 차단하면 남들도 자신을 못 볼 거라 판단하는 타조를 우리는 어리석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가끔은 진실을 알고 있지만 이를 마주하기 두려워 회피하는 것들이 존재한다. 가령 소중한 사람의 죽
by
임유진 에디터
2025.11.23
리뷰
공연
[Review] 반복되는 희망 고문을 끝낼 수 있을까 - 도어 넥스트 헤븐 [공연]
너에게 응한다면 나는 나에게도 응할 수 있을까
연극의 제목이자 배경이 되는 라이브바의 이름이기도 한 '도어 넥스트 헤븐'. 만약 한국어로 제목을 짓는다면 바의 이름이 ‘희망 고문’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그런 이름의 바에선 아무도 술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 창작극 '도어 넥스트 헤븐'이 오는 24일부터 12월 21일까지 대학로 카페 CIRCA1950에서 공연된다. 실제 카페 공간 전체를 무대로
by
채수빈 에디터
2025.11.11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나에게 돌아가는 시간 [문화 전반]
퇴근 후의 문화 생활은 몸과 마음의 리듬을 회복하고, 다시 나로 존재하게 하는 치유의 행위가 된다.
퇴근 후의 시간은 단순히 일이 끝난 이후의 여백이 아니다. 그것은 하루 동안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느라 지친 나 자신을 다시 개인으로 회복시키는 의식의 시간이다. 그러나 현대인의 일상은 점점 더 업무와 개인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 퇴근 후에도 메신저 알림이 울리고, SNS에서는 생산적인 저녁을 보내야 한다는 압박이 흐른다. 이처럼 쉼의 시간조차 효
by
송연주 에디터
2025.10.31
리뷰
공연
[Review] 자유의 말에 귀기울이기 - 레드북 [공연]
자유와 법의 관계로 살펴본 뮤지컬 <레드북>
*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무장해제 시키는 이야기 뮤지컬 <레드북>은 보수적인 19세기 영국 런던에서 금기시되던 여성의 욕망을 전면에 드러낸 글을 쓴 ‘안나’의 이야기로, 그 어떤 무뚝뚝한 사람이더라도 무장해제 시키는 간지럼처럼(간지럼을 안 탄다면 유감이고), 당시의 금기를 깨기 위해서인지 유쾌한 분위기로 그려져 있다. 그런데 나는 그 유쾌한 분위
by
안태준 에디터
2025.10.23
리뷰
공연
[Review] 안녕 내가 가장 사랑하는 나에게 - 뮤지컬 레드북 [공연]
사랑스럽고 유쾌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안나의 이야기
영국에서 가장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 그 당시 여성은 결혼을 통해서만 사회적 지위와 경제적 안정을 얻을 수 있었고, 법적으로 독립된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했다. 오로지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아내이자 어머니'라는 여성의 이미지만 이상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동시에 중상류층과 노동자 계급 사이 뚜렷한 계층적 분열이 있었다. 빅토리아 사회의 중상류층은 스스로를
by
이하영 에디터
2025.10.21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시를 모르는 나에게 [사람]
시를 이해하기보다, 느끼기로 했다
나는 문예창작학과 학생이지만 솔직히 시를 좋아하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먼저 시를 몰랐다. 내가 시를 쓰기 시작한 건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한 뒤였다. 그전까지 나의 관심사는 방송, 영상, 드라마처럼 실용적인 글쓰기였고, 시나 소설 같은 순수문학은 내 세계 바깥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첫 학기 시 수업은 나에게 거의 외국어처럼 들렸다. 내가 이 학과에 들어온
by
이소연 에디터
2025.10.21
리뷰
도서
[Review] 멈추어 서서 다시 숨을 고르는 법 -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성과와 스펙 경쟁에 지쳐갈 때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는 “잠시 멈춰도 괜찮다”는 위로를 건넨다. 성공만을 좇다 무너진 저자가 미술관에서 서 있는 시간 속에서 슬픔을 다독이고 다시 살아갈 힘을 찾는 모습은, 과제와 장학금 경쟁 속에서 흔들리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요즘 나는 늘 달리고 있었다. 전공 공부는 매일이 새로운 난관이다. 외우고 이해하는 일은 끝이 없고, 실험 레포트와 시험 준비가 겹치면 머릿속이 하얘진다. 여기에 생활비와 등록금을 감당하기 위해 알바를 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다. 서류를 작성하고 자기소개서를 고치면서 ‘내가 충분히 잘하고 있나’ 끊임없이 되묻는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티다 보면 문득, 앞으
by
박기영 에디터
2025.10.09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쓰는 마음을 헤아리는 일 [버킷리스트]
언젠가 '치유 글쓰기'라는 이름의 수업을 정식으로 열 수 있으면 좋겠다. 글쓰기를 통해 삶의 어떤 장면에 다시 빛을 비춰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 때, 조용히 내게 이런 말을 누군가 건네주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회사의 지원으로 올해 초부터 글쓰기 강연을 진행하게 되었다. 호기롭게 제안했지만 확신이 있지 않았다. 문예 창작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전문 작가로 등단한 이력도 없었으니까. 그저 글을 좋아했고, 수년간 글쓰기 수업을 찾아다녔으며, 종국에는 에디터 양성 과정을 수료하고 출판 편집자를 준비했던 경험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내가 해본 무언가를 누군가는 간절
by
오금미 에디터
2025.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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