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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따뜻함으로 채우고 싶었다
며칠 전 내가 티포트에 부었던 끓는 물보다 내 자신에게 선사하는 끊이지 않는 따뜻함으로 가득 채워 나의 존재를 더 깊게 힘껏 우려내본다.
추운 공기로 가득한 집 안에는 온기가 없다. 빠져나간 사람들의 흔적 또한 온데간데없다. 이제 나 자신만이 존재한다. 익숙한 공간 속에서 나 자신을 다시 만나다. 밤새 굳어진 몸을 깨우기 위해 스트레칭 전 유리 티포트를 꺼낸다. 티포트의 텅 빈 내부는 마치 지난밤 나를 에워싼 차가운 공기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메마른 티백을 넣고 이곳에 따뜻한 온기를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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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미 에디터
2022.01.02
리뷰
전시
[Review] 소명과 사명 : 샤갈 특별전, Chagall and the Bible
또 다른 빛을 향해
성탄절을 하루 앞둔 날, 나는 어느 노년 화가의 마지막 작품 앞에 섰다. 그림을 그리는 중인 화가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 속 화가 앞엔 캔버스가 놓여 있고, 포옹 중인 남녀가 보인다. 그리고 여자는 꽃을 들고 있다. 마르크 샤갈(Marc Chagall, 1887-1985), 러시아 태생이자 프랑스에 정착한 화가이다. 다채로운 색감과 몽환적인 화풍을 바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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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미 에디터
2021.12.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믿음
이제서야 내 마음 한 켠이 따뜻해져 옴을 느낀다.
나는 항상 그에게 그랬다. 그가 내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나를 기억하지 않는다며 항상 미워했고 스스로 토라졌다. 그저 나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다가가 함께 하길 원했다. 우리 서로 따뜻함으로 함께 할 수 있음을 그도 잊지 않기를 바랐다. 때때로 그런 내 마음이 거절 당할 때는 그 이유를 모른 채 말로 형용 못할 정도로 아팠다. 이제서야 같은 하늘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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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미 에디터
2021.12.19
리뷰
전시
[Review] 날것들의 아름다움 - 초현실주의 거장들
로테르담 보이만스 판뵈닝언 박물관 걸작展
사실 우리들 모두에게는 본능이 있다. 그것이 공격적인 것이든 성적인 것이든, 혹은 그 외에 어떤 특정한 것이든 말이다. 그러나 그것들의 대부분은 흔히 사회에서 용납되지 않는 형태를 띠고 있다. 정신분석학의 대가 프로이트가 말하는 의식 세계 속에서 금지된 모든 본능적 충동들은 예술 사조 중 특히 초현실주의 속에서 날것의 형태로 무참히 뿜어져 나왔다. 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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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미 에디터
2021.12.12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로봇은 인간을 위협할 수 있을까 [도서/문학]
극도로 발전한 과학, 로봇이 인간을 해치는 날이 올까?
“미래에는 인류가 로봇한테 정복당할 수도 있다는 경각심을 주는 영화” 어린 시절, 윌 스미스 주연의 영화 <아이, 로봇>을 본 나의 감상은 저러했다. 로봇에게 모든 편의를 받으며 편하게 살아가는 미래. 주인공만이 유일하게 AI의 수상쩍은 행동을 의심하며 살인사건을 파헤친다. 영화 후반에는 인간의 명령을 거부하는 로봇, 그리고 그 위에서 명령하고 있던 슈퍼
by
이채원 에디터
2021.12.03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빗살무늬토기
화려한 백자보다 깨어진 흔적들마저 불완전하기에 더욱 아름다운 '빗살무늬토기'
어떤 유물 한 점과 마주치다 우연히 거울 앞에 선 순간 내 눈 앞에 '토기 한 점'이 눈에 들어왔다. 고개를 갸우뚱하며 무엇인가 싶어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흡사 박물관 선사 고대실 전시실에서나 보던 '빗살무늬토기'이다. 내 모습, 처음부터 그러진 않았을 텐데?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본다. 각각 다른 크기와 모양으로 깨진 조각들은 그동안의 나의
by
권은미 에디터
2021.11.21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나만 보기에는 아쉬운 드라마 [드라마/예능]
또 일낸 넷플릭스, <조용한 희망>
넷플릭스 미니시리즈 <조용한 희망> 중 10월 1일,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미국 내에서 시청률 1위를 달성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미니시리즈 .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부, 파출부를 뜻하는 MAID라는 원제가 아닌 완전히 다른 제목인 <조용한 희망>으로 공개됐다. 미혼모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 영화, 드라마가 희망찬 적이 거의 없어서 일까 고작 28살에 3살 된
by
신민정 에디터
2021.11.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가루 분, 먹을 식
오로지 분식을 먹기 위해 무작정 떠난 이야기
‘분식 (粉食) : [명사] 밀가루 따위로 만든 음식을 먹음. 또는 그 음식.’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인천으로 무작정 떠났다. 첫 방문은 아니고 4년 전에 한 번 다녀간 적이 있었던 제법 유명한 집이다. 수원에서 2시간이 넘는 쉽지 않은 여정을 달려간 것은 단지 이곳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이유 하나뿐이었다. 도착하자마자 가게 입구의 높은 계단이 여전히 나
by
권은미 에디터
2021.11.07
작품기고
The Artist
[거북이의 손그림] happy halloween!
trick or treat!
illust by loa / Copyright 2021. Loa All Rights Reserved. trick or treat!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예요
by
윤수현 에디터
2021.10.31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밋지는 참지 않긔! [드라마/예능]
바람난 남편이 그렇게나 원했던 무대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열 받아서 참을 수가 없다.
* <마블러스 미시즈 메이즐>에 대한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누가 자기 결혼식에서 축사를 할까요? 누가 그래요? 피로연 한가운데 서서 빈 속에 샴페인을 세 잔이나 마시고 나서요. 사실 배가 많이 고팠어요, 이 드레스 입느라고 3주 내내 제대로 된 식사를 못 했거든요! 아무튼, 누가 그럴까? 바로 저예요. 아름다운 밤이에요, 꿈만 같아요! 아버지에겐
by
최은민 에디터
2021.10.31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영주 부석사 안양루에 올라 [여행]
벌써 올해로 영주 부석사에 세 번째 오르는 길이다.
벌써 올해로 영주 부석사에 세 번째 오르는 길이다. 끊임없이 가파르게 펼쳐진 계단을 오르다 보면, 마침내 무량수전에 도달하기 직전 한 누각이 맞이한다. 즉 '안양루(安養樓)'였다. 올해는 자연스레 이곳에 조금 더 머물렀다. 부석사에 오른 후 안양루의 절경 누각 곳곳에는 여러 시문 현판들이 걸려있었는데, 그중 방랑 시인 김삿갓 김병연(金炳淵 1807~186
by
권은미 에디터
2021.10.2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해답의 폭력, 그리고 가스라이팅 [영화]
무작정 주는 것이 사랑은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만큼 주었는데 알아주지 않는다는 불만과 함께 자신의 방식을 사랑으로 확정짓는 이들이 많다. 그것은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자기가 생각한 무언가를 해답이라 여기며 강요하는 해답의 폭력이다. <곡성(THE WAILING, 2016)>은 그 행태를 꼬집는다.
무지의 공포와 해답의 폭력 사람의 악독함 중에서도 가장 저지르기 손쉬운 악독함은 사랑을 지어내는 것이다. 특별히 일부러 상대의 결핍을 노려 지어낸다면 훨씬 질이 악해진다. 없어서 갈구하는 이들에게, 이루고자 염원하는 이들에게 기대는 확신처럼 건네진다. 그것을 이용하여 위장한 답을 주려는 사람들, 기형적 믿음을 설파하는 사람들의 악질적 폭력은 요즈음처럼 혼
by
이규현 에디터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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