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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아픔의 전달자들 [도서/문학]
작별을 기억하는 법
세상의 아픔은 기이할 정도로 끊이지 않는다. 매년 돌아오는 4월, 지금 제주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이미지로 뒤덮였지만, 나는 다시금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꺼내 펼쳐본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주인공 경하의 매우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된다. 우리는 2014년 한강이 집필한 소설 『소년이 온다』의 존재를 알기에 경하를 작가 한강과 동일시할
by
이수미 에디터
2025.04.07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월매의 꿈을 통한 도교적 상상력과 유교 윤리 [도서]
완판 84장 본 『춘향전』에서 월매의 도교적 예지몽(태몽, 청룡 꿈)은 기생의 딸 춘향의 고귀한 출신과 몽룡과의 운명적 만남을 정당화하는 핵심 장치이다. 이는 유교적 '열'을 중시하면서도 비합리적 요소를 수용하여 서사의 깊이를 더하고, 당대 유교와 도교/무속이 혼재된 문화상을 반영하며 작품의 오랜 생명력에 기여한다.
오랜 세월 한국인의 사랑을 받아온 고전 『춘향전』. 그중에서도 완판 84장 본은 춘향의 어머니, 월매의 역할을 독특하게 조명하며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특히 월매가 꾸는 두 번의 중요한 꿈은 단순한 삽화를 넘어, 주인공인 춘향의 성장과정에 영향을 미치고 몽룡과의 관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장치로 작동한다. 유교적 가치관이 중심이 되는 서사 속
by
오해인 에디터
2025.04.03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잘되지 않아도 괜찮아 - 이중 하나는 거짓말 [도서/문학]
연결과 위로에 관하여
["규칙은 간단해. 다섯 문장으로 자기를 소개하면 되는데, 그중 하나에는 반드시 거짓말이 들어가야 해. 소개가 끝나면 다른 친구들이 어떤 게 거짓인지 알아맞힐 거고. 그럼 나머지 네 개는 자연스레 참이 되겠지?"] (14p) 소설 <이중 하나는 거짓말>은 작년 8월에 출간된 이후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올라, 반년이 흐른 현재까지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by
김현진 에디터
2025.03.07
오피니언
도서/문학
[오피니언] 늦여름의 복숭아를 위하여 [도서/문학]
셸리 리드의 장편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은 한 소녀가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사의 힘도 뛰어나지만, 자연에 대한 섬세한 묘사가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기에 이 책의 향취를 더욱 깊이 느끼고 싶다면 다가올 여름까지 아껴두기를 권한다.
셸리 리드의 장편소설 『흐르는 강물처럼』은 한 소녀가 사랑을 깨닫고, 그 사랑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봄을 생각하는 한 명의 사춘기 소녀, 조금 이르게 복숭아가 만개할 여름을 기다려본다. 토리의 사춘기(思春期) 『흐르는 강물처럼』은 1940년대 미국 콜로라도주의 아이올라에서 시작된다. 주인공 빅토리아(이하 토리)는 어머니를 일찍이 사고로 여
by
백승원 에디터
2025.03.06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미래를 향해 총을 쏘는 킬러 [드라마/예능]
<데이 오브 더 자칼>, 세련된 첩보물을 찾고 있다면.
*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데이 오브 더 자칼>은 1960년대 샤를 드골 대통령 암살을 의뢰받은 살인청부업자 자칼의 이야기를 담은 원작 소설 <자칼의 날>을 현대식으로 재해석 한 드라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영화로만 두 번 제작됐는데 드라마로 한 번 더 만들어질 만큼의 매력이 뭘까,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1편만 보고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좋
by
신민정 에디터
2025.02.2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TO THE POOR - 가여운 것들 [영화]
이 오랜만인 문장들이 다 너를 향하게 되어 기뻐.
벨라 벡스터에게 안녕, 벨라 정말 오랜만에 글을 써보는 것 같아. 그리고 이 오랜만인 문장들이 다 너를 향하게 되어 기뻐. 엔딩 크레딧에 가까워질 때, 유유히 정원에 앉아 책을 읽는 너 그리고 너의 약혼자와 조금은 특별한 (머리와 몸통이 다른) 반려동물들이 나의 여운을 더 강력하게 만들어 줬어. 그 어떤 순간보다 행복하고, 따수운 색감 속에서 너가 아주
by
임주은 에디터
2025.02.27
오피니언
만화
[Opinion] 그 시절 우리들에게, 그때 우리가 조아한 [만화]
그 시절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인소의 법칙
2000년대 초를 강타한 문화가 있다. 활자로 모든 것을 표현한 '인터넷 소설'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 시절 학생이었다면 이를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나도 밤에 잠들기 전 MP3로 인터넷 소설을 보곤 하였다. 오글거리는 내용과 대사가 대부분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빨려 들어가는 엄청난 몰입감으로 손가락이 멈추지 않았다. 당시 가장 친했던
by
조은정 에디터
2025.02.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흰 그림자 밖으로 한 걸음, 황정은 [도서]
아무도 아닌, 아무것도 아닌
아무도 아닌, 을 사람들은 자꾸 아무것도 아닌, 으로 읽는다. 『아무도 아닌』 을 넘겼을 때 나오는 첫 문장이다. 2005년 경향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황정은은, 필요한 말을 빼고 모두 지웠기에 더 시적인 소설가이다. 그는 아무것도 없이 하얗고 폐쇄적인 세계 속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그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써 진짜 소외를 완성한 사람들. 황정은은 그
by
양예지 에디터
2025.02.2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유일한 주인공을 가진 이야기의 힘 [도서]
주인공 카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책.
주인공 카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책. 일을 시작하고부터 바쁘다는 핑계로 전처럼 진득하게 책을 읽는 것이 쉽지 않다. 출퇴근 길 혹은 자기 전, 짧은 시간 동안 하는 독서가 대부분이기에 가볍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단편집을 선호하곤 한다. 그러나 유일한 주인공을 가진 장편 소설에는 단편집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강렬한 몰입감이 있다. 한 인물을 오롯이 이
by
김현지 에디터
2025.02.1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발을 떼면 붕괴하는 이상한 나라, 김사과의 세계 [도서]
폭력과 분노로 세상에 대해 말하다, 김사과의 단편들
다음 두 단편 「정오의 산책」,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이상한 일이 벌어지는 오늘은 참으로 신기한 날이다」는 김사과의 『02 영이』에 수록되어 있다. 1. 「정오의 산책」 「정오의 산책」은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 신화』를 연상시키는 바 있다. 소설은 한의 아무리 열심히 바위를 굴려도 점점 수렁으로 바위가 굴러가기만 하는, 고통스러운 삶을 설명한다. 그의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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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지 에디터
2025.02.15
리뷰
공연
[Review] 비극의 아름다운 표현 - 베르테르
소설의 비극을 가슴 깊이 느껴볼 수 있는 뮤지컬
언젠가 독일에 가면 이 책을 꼭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괴태의 가장 서정적인 비극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어린날의 나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소설이다. 저렇게 똑똑하고 지성이 넘치는 인물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서간체 형식으로 대부분 진행된 이 소설의 표현법이 인상적이기도 했다. 이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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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헌 에디터
2025.02.14
오피니언
도서/문학
실패하며 사랑하기
세 모녀의 삶과 마음에 대하여
보이지 않는 마음 ‘마음’이란 어떤 경로로 생겨나 한 사람의 내면에 자리를 잡게 되는 걸까. 내가 말한 것과 말하지 않은(혹은 말하지 못한) 것들이 모여 ‘내 마음’을 이룬다고 할 때, 좀더 은밀하고, 까탈스럽고, 사사로운 마음을 만드는 것은 후자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발설하지 않았으나 오랫동안 생각으로 품고 있던 말. 신속히 입 밖으로 털어낸 말이 아니
by
박수은 에디터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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