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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향기가 없는 존재, 사랑받지 못하는 삶 [도서/문학]
파트릭 쥐스킨트의 『향수』에서 향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던 그르누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결국 우리가 평생 찾아 헤매는 것은 서로의 존재를 알아보고 사랑하는 일인지 질문한다.
이따금 어떤 냄새를 맡으면 잊고 있었던 그리움이 찾아올 때가 있다.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의 체취, 혹은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그때와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없을 것만 같은 여행지의 공기 냄새가 그런 것들이다. 말로는 형용하기 어려운, 그러나 아주 짙은 농도의 감정을 느낄 때에는 언제나 냄새와 소리, 촉감 같은 감각들이 함께한다. 라캉의 정신분석학에서 신체에
by
서연화 에디터
2026.09.06
리뷰
공연
[Review] 인간과 비인간 동물의 경계 - 연극 '인간동물들' [공연]
연극 '인간동물들'의 무대는 비닐 커튼으로 둘러싸인 무균실처럼 꾸며진 공간이다. 그리고 연극은 그 공간의 문을 두드리는 듯한 비둘기의 충돌로 시작된다. 창문에 갑작스럽게 부딪힌 비둘기는 불쾌하지만 동시에 금방 기억에서 잊힐 별거 아닌 사건이다. 그러나 이 작은 충돌은 평화로워 보이는 인간의 일상에 균열을 만들어낸다.
우리는 알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한다. 낯선 존재는 우리에게 해를 끼칠지도 모르기에, 정확히 알 수 없기에 우리는 불안해진다. 인간은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세계, 해를 끼치지 않는다고 믿을 수 있는 익숙한 관계 속에 머무르고자 한다. 그리고 익숙함의 바깥에 남겨진 존재들은 위험하고 불쾌하며, 때로는 배제해도 되는 대상으로 여겨진다. 낯섦은 그렇게 두려움이
by
노미란 에디터
2026.09.06
문화소식
도서
[도서] 우리가 가진 슬프고 아름다운 것들
"이 책은 내가 일흔여섯이 되어서야 쓸 수 있던 이야기다." 세계적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마이라 칼만의 역작
"이 책은 내가 일흔여섯이 되어서야 쓸 수 있던 이야기다." 세계적인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마이라 칼만의 역작 51점의 정물화에 담긴, 누구나의 인생과 가족에 관한 이야기 * 해당 도서는 예스24에서 펀딩 중입니다. (마감 2026.09.13) 마티스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색채, 깊숙한 울림을 남기는 스토리텔링으로 유명한 '마술적 스토리텔러' 마이라 칼만
by
박형주 에디터
2026.09.05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버릴 수 없는 몸과 그 공포에 대하여 [도서/문학]
박서련 소설가의 「몸몸」 감상
연분홍색의 책. 그 위에 적힌 문장. ‘나는 이렇게 엉망인데 너는 나를 사랑하는구나.’ 주인공 ‘낌지’가 첫 남자친구와 여행을 갔던 밤 떠올린 생각이다. 튀어나온 배를 감추기 위해 레몬 디톡스 다이어트를 하고, 내내 굶다가 먹은 조개구이에 탈이 나서 모든 것을 쏟아내버리면서도 낌지는 그 여행의 목적을 달성했다. 자신을 죽도록 따라다니는 콤플렉스, 튀어나온
by
최승윤 에디터
2026.09.05
문화소식
도서
[도서] 어쨌든 미술관은 재밌다
세계 6개 미술관에서 처음 시작하는 그림 여행
세계 6개 미술관에서 처음 시작하는 그림 여행 미술관 산책의 묘미를 깨닫고, 그림이 보이기 시작하면 인생은 두 배로 즐거워진다 바쁘게 달려온 시간을 지나 이제는 조금 천천히, 오롯이 자신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이 있다. 분주하게 움직이며 많은 사람을 만나기보다 고요한 공간에 머물며 자신의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그런 이들에게 미술
by
박형주 에디터
2026.09.0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8월의 보고서 [문화 전반]
오디세이와 덕후
처음엔 쉽게 생각했지만 매주 글을 기고한다는 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말이 일주일이지,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다음 글을 고민한다. 그래도 차곡차곡 쌓이는 내 글들을 보는 것이 보람차다. 수많은 익명의 사람들과 내 일기장을 공유한다는 것은 한 주를 조금 더 알차게 보내게 한다. 다행히도 한동안 찾아볼 수 없던 괜찮은 영화들이 요즘 잇따
by
신수빈 에디터
2026.09.04
리뷰
공연
[Review] 무대 위의 낯선 몸짓이 결국 나의 삶처럼 느껴질 때 – 울티마 베스 ‘보이드’ / 제29회 서울세계무용축제 - SIDance2026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몸으로 드러난 인간의 감정은 낯설지 않았다
무용극을 처음 관람했다. 공연을 보기 전에는 무용극이라는 장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조금 막막했다. 영화나 연극처럼 대사와 명확한 이야기를 따라가며 이해하는 것이 익숙했기 때문이다. 공연이 시작된 직후에도 나는 무대 위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이해하려고 애썼다. 이 인물들은 어떤 관계인지, 지금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 이 장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계속
by
강효정 에디터
2026.09.04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지난여름의 플레이리스트 [음악]
지난여름 내내 반복해서 들었던 다섯 장의 앨범
어느덧 9월, 가을이 시작되었다. 아직 조금 덥긴 하지만, 쾌청한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가을이 왔음을 실감하게 만든다. 영원할 것 같았던 여름이 끝나고 나니, 올해도 어느덧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아직 여름을 보낼 준비가 안 됐는데, 가을은 어느새 성큼 다가와 있었다. 이대로 여름을 보내기 아쉬워, 지난여름 동안 질리도록 들었던 앨범들을 소
by
김희정 에디터
2026.09.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그저 관객인 줄 알았다
그것은 감상을 넘어선 뜨거운 마음이었다. 응원이었다.
나는 꽤 오래된 관객이다. 인생 전반에 걸쳐 문화예술은 빼놓을 수 없는 삶의 요소이다. 문화예술을 보고, 듣고, 즐기는 일은 걷거나 말하는 것보다 먼저였을지도 모른다고 장난처럼 말할 수 있을 만큼 집의 문화이기도 했다. 감사한 일이다. 집에는 LP 플레이어가 있고, 오래된 LP들은 지금도 방 한쪽 책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기억에 남아 있는 첫 공연과 전시
by
정서영 에디터
2026.09.04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하루키 소설에는 역사가 없다는 오해 [도서]
무라카미 하루키 지금 어디에 있니: 역사적 트라우마에 저항하는 단독자
나에게 하루키 소설이란 평상시에 하루키를 좋아한다고는 말하지만, 과연 나는 하루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하루키 소설의 주인공이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용기를 얻곤 했다. '어떤' 역경을 극복하고 성장하는지는 나에게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다. 주인공이 겪는 위기가 작품에서 표면적으로 서술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의미한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by
방지수 에디터
2026.09.0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검은 얼룩 너머 [문화 전반]
상처가 남은 땅에도 계절은 다시 오는가
지난해 나는 지역소멸에 관한 사진 프로젝트를 위해 두 달간 경북의 여러 지역을 찾아다녔다. 낯선 길을 달리고 마을을 걸으며 그곳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러던 중 경북에 큰 산불이 일어났다. 산불이 진압된 이후에 영덕의 한 어촌 마을을 재방문했을 때, 내가 알고 있던 풍경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산은 검게 타 있었고, 나무들은 불에 그을
by
김한비 에디터
2026.09.04
오피니언
사람
[오피니언] 사랑, 사랑! 사랑 [사람]
나의 하루를 무사히 보낼 수 있도록 했던, 삶의 길목에서 받았던 작은 말과 따듯한 마음들은 돌이켜 보니 모두 사랑이었다.
‘각박한 이 시대에도 사랑은 있을까’ 생각은 한다만 막상 나부터 회색도시에 사는 것처럼 요즘은 마음이 왠지 팍팍하다. 아마도 사랑이라는 것을 너무 크게 생각하기 때문인 걸까. 그렇다면 작은 것에서 사랑을 찾아보면 어떨까? 인스타 팔로잉을 보면 사랑이 생각난다. 나는 사람들의 인스타그램 팔로잉 목록만 보면 사랑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때가 있다. 특히 팔로워
by
채혜인 에디터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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