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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문학
[Opinion] 도서관이라는 우주 - 보르헤스의 '바벨의 도서관' [도서/문학]
보르헤스의 도서관이 무한한 육각형 진열실이라면, 나의 도서관은?
“다른 사람들이 ‘도서관’이라고 부르는 우주는 육각형 진열실들로 이루어진 부정수, 아니 아마도 무한수로 구성되어 있다.” 보르헤스, 《픽션들》, 민음사(2019), 97쪽 무한한 수의 육각형 진열실이 빼곡하게 붙어 있는 도서관을 상상하자. 방문자는 육각형 진열실의 통풍구로 위아래 무한한 층을 볼 수 있다. 각 진열실은 모두 똑같은 구조를 가진다. 스무 개
by
양자연 에디터
2023.04.18
리뷰
PRESS
[PRESS] 모래死장, 모래전쟁
모래의 죽음, 이대로 바라봐야 할 것이 아니다.
언제 마지막으로 모래를 밟아보았는가 시원한 바닷바람이 짠내와 함께 불고, 넘실거리는 바닷물이 모래사장을 횡단하면 그곳에 발을 넣어본다. 발가락 사이를 부드럽게 움켜쥐는 고운 모래들이 발에 달라 붙는다. 그 감촉이 간지러워 발을 탈탈 털어내고 황급히 바닷물에 다시 발을 넣었었던, 어린 시절. 어렸을 때 동네 한 두 개씩 있는 놀이터에 가면, 항상 모래밭이
by
윤지원 에디터
2023.04.12
오피니언
사람
[Opinion] 지루함에 대하여: 피곤하게 지루하기 [사람]
피곤함인지 지루함인지 구분 불가능할 때
주5일 동안 출근을 하고, 주말 이틀 동안은 글을 쓴다. 퇴근 후 집에 돌아오면 밥을 챙겨 먹고, 좋아서 읽는 책과 읽어야 하는 책과 글을 쓰기 위한 책을 골라 쌓아둔다. 다음 주에는 무엇에 대한 글을 쓸까 고민하며 도서관에 가기도 하고, 글 주제에 대한 생각이 나지 않으면 미뤄둔 채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이 언제나 성공하지는 못한다.
by
양자연 에디터
2023.04.10
리뷰
도서
[Review] 그림을 본다는 것과 그림을 읽는다는 것 - 도서 '내가 읽는 그림'
그림 보기보다 깊고 비평보다 가벼운 감상을 위하여
재미있는 주제의 미술 전시회 포스터를 보면, 우리는 보통 친구에게 ‘같이 전시회 보러 가자’라고 말한다. SNS에서도 내가 전시를 보고 왔다고 쓰고, 작품을 봤다고 말한다. 동사 ‘보다’에는 ‘작품을 감상하다’라는 뜻이 있으니 당연하다. 그러나 BGA 백그라운드아트웍스에서 나온 책의 제목은 《내가 읽는 그림》이다. 일상적인 상황에서 ‘그림을 읽는다’라는
by
양자연 에디터
2023.04.10
리뷰
도서
[Review] 언어 놀이와 동시대성으로 보는 SF - 배명훈 소설집 '미래과거시제' [도서]
언어의 생성과 동시대성의 재현
SF는 무엇을 다루는 장르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손쉽게 ‘과학’이나 ‘우주’, ‘스케일이 큰 세계관’이라고 답하곤 한다. 그러나 진짜 SF의 맛은 우리가 백 퍼센트 이해할 수 없는 자연법칙이나, 아직도 다 밝혀내지 못한 우주의 비밀이나, 행성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점철된 우주에서 뛰노는 거대한 세계관보다는 작디작은 것, 우리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된 것, 바
by
양자연 에디터
2023.04.04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아비투스가 자기 계발 신화와 만날 때 [문화 전반]
아비투스가 계급 상승의 수단이 될 수 있는가
자기 계발. 이 네 글자 단어는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단어의 잘못은 아니고, 이 단어를 사용하는 맥락이나 어감, 그리고 이 단어를 계속 꺼내게끔 만드는 시대에 있다. 마력을 지닌 이 단어를 보고 있자면, 누군가 내 뒤에서 칼이라도 들고 뛰어오는 것 같은 두려움과 조급함이 밀려온다. 그러니 이건 지긋지긋하기보다는,
by
양자연 에디터
2023.04.0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뇨끼를 먹으며 하루를 더 살아보기로 했다
우울을 자연스레 흘려보내는 법
우울함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순간에 찾아온다. 이 녀석은 눈치채지 못한 어느 순간에 갑자기 마음을 파고들곤 한다. 하루는 집에 가는 길에 내 몸의 모든 것들이 저 깊은 곳으로 천천히 빠져드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 한없이 가라앉아 버스에서 음악을 듣고 있다가, 내가 이 세상에서 잠깐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가라앉는 것이 익숙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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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에디터
2023.03.31
오피니언
미술/전시
[오피니언] 지구로부터 나온 우리 [미술/전시]
Drift: In Sync with the earth 전시를 향유하며 쓴 전시 소개 및 해석 글입니다.
# 지구로부터 나온 우리 우리는 앞에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물을 때가 자주 있다. “저게 뭐죠?” 그것보다 더 드물게 일어 날 법한 일이지만, 이런 물음을 묻게 되기도 한다. “당신은 도대체 뭐죠?”. “나는 도대체 뭐지?” 이 물음은 ‘나’ 라는 관념의 존재 덕분에 비로소 가능해진다. 나의 관념 없이는 이 물음이 성립하지 않는다. ‘나’의 관념은 이 물
by
박현빈 에디터
2023.03.30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불가해성으로 바틀비 바라보기 [문화 전반]
이해하지 않는 편을 택하는 것으로 타인을 이해하는 법
우리가 2023년의 대한민국에서 《필경사 바틀비》를 읽는다고 할 때, 그 행위가 가질 수 있는 의미는 무엇이 있을까? 1853년 허먼 멜빌의 단편 소설을 읽는 것, 자본주의 체계에 대한 저항의식을 읽는 것, 규율사회의 폭력성을 읽는 것, 우울 및 신경증의 병리학적 증상을 읽는 것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사실 우리는 하나의 소설을 읽고도 모두 다 자신의 내면
by
양자연 에디터
2023.03.28
오피니언
미술/전시
[Opinion] 자연을 생각한다는 말에 숨은 뜻 [전시]
나탈리 카르푸셴코와 드리프트가 담담히 전달하려는 이야기
“환경을 위한다.”, “자연을 지키고 보존한다.”라는 말은 자연을 생각한다는 마음에서 온다. 보통 우리가 누군가를 생각한다고 함은 자아가 아닌 타자를 의도적으로 의식의 수면 위로 끌어 올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환경을 위한다.', '환경 오염을 줄인다.', '동식물을 보호한다'는 사고 아래 깔린 숨은 의미는 '내가 아니라 자연스레 위해 보기는 어렵지만 그
by
김하영 에디터
2023.03.27
리뷰
도서
[Review] 감각의 힘, 감각을 이끄는 것의 이야기 – 감각의 박물학 [도서]
우리가 마주할 신비하고 경이로운 순간들
나의 감각을 채우는 것 “You fill up my senses, like a night in a forest, like the mountains in springtime, like a walk in the rain, like a storm in the desert, like a sleepy blue ocean, you fill up my senses,
by
강지예 에디터
2023.03.26
리뷰
공연
[Review] 처음 본 발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닮아있었다 - 유니버설발레단 코리아 이모션
그래, 발레는 '자연물'과 같았다.
어릴 적 친하게 지내던 지인은 유독 발레를 좋아했다. 단순히 좋아하는 정도가 아닌 사랑이었다. 예술고등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던 그 지인은 입시가 끝나자마자 가장 먼저 발레 학원을 찾아갔고, 직접 토슈즈를 신기 시작했다. 그 지인 덕분에 나는 내 인생에서는 듣도 보도 못했던 발레에 대해 갑작스럽게 접하게 되었고, 매번 발레학원에 간다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
by
김푸름 에디터
2023.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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