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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당신] 어항에 담긴 여름 [서간문]
그런 여름을 유리 어항에 두고 여름이 좋아하게끔 가장 햇빛이 잘 드는 곳에다 놓고 싶다. 두고두고 바라보면서, 존재만으로도 계절을 느끼게끔. 우리의 기억이 너무 뜨거워 녹지 않도록, 어항에 넣어 여름의 모든 기억을 흐르게 두고 싶다. 떠나보내지 못해 넣어버린 나의 여름. 그 생기 어린 반짝임이 그리워질 계절이 점점 다가온다. 곧 마지막 여름을 보낸 자리에는 나이테가 옅게 남았겠지. 잘 지내 여름아.
새 푸른 초록의 잎사귀 사이로 새어 나오는 오렌지빛의 노을. 지는 노을에 집중하다 보면 모든 게 느리게 보인다. 저 멀리 지나가는 퇴근길의 차들은 노을의 별 같이 보이고, 사람들에게 잔뜩 닿은 노을빛은 사람들의 온기를 잔뜩 머금은 진한 호박색의 빛. 저물어간다는 마음에 갑자기 여름이 아련해 보이는 걸까. 혹시 오늘이 마지막 여름밤일까, 하루아침에 떠날
by
황수빈 에디터
2025.08.31
리뷰
영화
[Review] 우리들의 진짜 영웅이 돌아온다 – 영화 ‘슈퍼소닉’
오아시스, 그들은 누구인가
고등학생 시절 급식을 같이 먹던 친구는 항상 말했다. “오아시스는 신이야!” 그 애의 플레이 리스트는 항상 락 스피릿 가득한 음악으로 채워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오아시스는 일종의 성역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그 시절 나에게 락밴드 음악은 그저 귀를 아프게 하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는 미지의 영역에 불과했지만 그토록 수많은 점심 시간이면 어김없이 오아시스
by
박다온 에디터
2025.08.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름을, 끝까지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을 돌아보며
여름이 나를 뒤돌아본다. 여름의 풍경이 낯선 얼굴처럼 그려지다가도 어느새 작은 창을 열어 나를 환기한다. 그럴 때 나는 내가 여름 내내 해왔던 일들을 향해 물끄러미 얼굴을 내민다. 또렷한 것도, 괄목할 것도 없지만 무언가 일을 했다. 나의 의지만으로 시작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여름이 나에게 시킨 일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니까 여름은 당신이 이 세상에 보
by
유민 에디터
2025.08.31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친구 따라 하지 말고, 나부터 챙기기 -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 [도서/문학]
친구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을 알려주는 성장 청소년 소설.
* 본 글에는 책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의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체리새우: 비밀글입니다’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청소년 도서이긴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보면 첫 페이지부터 학창시절로 타임워프를 시켜주는 책일 것 같다. 현역 학생이 읽으면 학교 안에서 친구들과의 관계에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 주인공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해석한 이 책
by
김소연 에디터
2025.08.3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버리지 않기
나는 해야 한다 그러므로 할 수 있다
S는 그날 나에게 그간의 행동들이 다 의미 없어졌다고 말했다. 몇 달 동안 애 쓴 것의 결과가 고작 이거였더라면 진작 관뒀을 거라고. 여러가지 사정이 겹치기는 했지만 그후로 S를 다시 보지 못했다. S를 생각하면 그의 초조함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사소한 일로도 고민하고 염려하고 불안해했다. 이유를 물어보면 자기도 모르게 걱정부터 앞선다고 했다. 아마 그
by
박수진 에디터
2025.08.31
리뷰
공연
[Review] 서로의 상처를 껴안는 이들 - 르 마스크
이름을 묻는 것은 당신의 존재를 알고 싶다는 것
나는 몸에 흉터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유전적으로 있는 자국이다.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사람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것이랬다. 어릴 때부터 크게 신경 쓴 적 없었다. 어디가 아픈 것도 아니고, 거슬리지도 않았으니까. 그런데 초등학교에 가서 그것으로 상처받는 일이 하나 생겼다. 한 친구가 어쩌다 그걸 보게 됐는데, 그거에 대해 반 전체에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by
박수진 에디터
2025.08.3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중력을 이해한다고 해서 추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 연극 '2시 22분' [공연]
돌이켜보면 샘의 주장은 대부분 인용이다. 과학계에서, 천문학에서는, 연구에 따르면, 책에 나와 있듯이… 본인이 공부해 온 이론에 사로잡혀 급기야 눈앞에서 일어나는 초현실적인 현상도 못 본 채 해 버린다. 여기서 모순이 생긴다. 그가 펼친 주장 중 오답은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샘의 삶의 답은 아니다. 다른 누군가의 정답일 수는 있어도. 샘의 답은 아니다.
* 연극 <2시 22분>의 줄거리 및 결말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연극 <2시 22분>은 130분 동안 공간적 배경이 바뀌지 않는다. 무대는 단 하나. 한 부부의 집 거실. 시간적 배경도 마찬가지다. 반나절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등장인물도 단 4명이다. 남편이 출장을 가 있던 지난 며칠간 새벽 2시 22분이면 귀신 소리가 들리
by
김지은 에디터
2025.08.30
오피니언
음악
[Opinion] 낭만을 아는 아저씨의 플레이리스트 [음악]
각기 다른 음악적 색과 매력을 가진 네 밴드를 중심으로
낭만을 아는 아저씨. 이 문장을 보는 순간 어떤 느낌이 드는가? 이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이미지는 짧게 다듬은 수염을 기른 채 깔끔한 셔츠를 입고 와인 바 구석에 앉아 올드 팝송을 듣는 중년 남성이었다. 다짜고짜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사실 이 표현이 누군가 내 음악 취향을 두고 한 말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나는 남성
by
강채연 에디터
2025.08.30
리뷰
공연
[Review] 가면의 의미 - 뮤지컬, 르 마스크
해피엔딩은 아닐지 몰라도, 그럼에도 그들은 나아간다.
1918년,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놓인 파리. ‘레오니’는 부상병들의 가면을 제작해 주는 마담 레드의 ‘초상가면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다. 불편한 다리 때문에 허드렛일만 하던 그녀는 우연한 계기로 귀족 출신의 부상병 ‘프레데릭’의 가면 제작을 맡는다. 어렵게 얻은 기회를 놓칠 수 없던 레오니는 너무 무리하지 말라는 마담 레드와 페르낭의 당부에도 불
by
이중민 에디터
2025.08.30
리뷰
공연
[Review]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는 초상가면 스튜디오 - 뮤지컬 '르 마스크'
편하게 말해봐요, 당신의 진심을
뮤지컬 <르 마스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얼굴에 상처를 입은 군인들을 위한 맞춤가면을 제작한 조각가 ‘안나 콜먼 래드’가 설립한 실제 장소 ‘초상가면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작품의 두 번째 넘버로도 등장한 ‘초상가면 스튜디오’는 군인들의 부상 전 사진을 참고하여 편하게 착용할 수 있는 가면을 제작해 군인들이 무사히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by
최수영 에디터
2025.08.30
사람
Project 당신
[Project 당신] 닿을 수 없는 당신에게 보내는 첫 번째 편지 [서간문]
그만큼 당신을 사랑했던 손녀의 작은 투정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지금은 마음껏 가고 싶은 곳을 자유롭게 다니고 계세요? 오늘은 참으로 날씨가 오락가락했어요. 쨍쨍한 햇빛에 속수무책으로 땀이 줄줄 흐르다가도,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어요. 밀려난 게 억울했는지, 해가 더 맹렬하게 내리쬐다가 또다시 비가 오고. 마치 날씨가 겨루는 것 같았어요. 근데 있잖아요. 이 날씨가 참 익숙하더라구요. 마지막으
by
곽미란 에디터
2025.08.30
리뷰
공연
[Review] 아픔을 아름다움으로 빚는 사람들 - 르 마스크 [공연]
초상 가면 위로 피어난 우정과 치유의 이야기
"Bonjour!" 마담의 유쾌한 인사와 함께 극장 안은 100여년 전 파리의 어느 스튜디오로 변신한다. 에펠탑이 보이는 배경과 그 시절 프랑스를 연상케 하는 의상, 섬세한 무대 소품들이 시선을 끌었다. 뮤지컬 <르 마스크>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부상병들을 위해 실제 운영되었던 '초상 가면 스튜디오'라는, 역사적으로 흥미롭고 참신한 소재를 바탕으로 한다
by
김현진 에디터
20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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