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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추리소설을 시각화한다면 [영화]
완벽한 미스터리 뒤에 숨은 위선의 풍자극, <나이브스 아웃>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이다.
[Knives Out]은 라이언 존슨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2019년작 미스터리 영화다. 유명한 추리 소설가가 자신의 생일 파티 뒤 숨진 채 발견되면서 시작되는 이 영화는,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등장한 탐정 브누아 블랑이 가족들 사이에 얽힌 갈등과 비밀을 하나씩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화려한 캐스팅과 영리한 서사를 동시에 담으면서도, 그 핵
by
김세진 에디터
2026.06.26
오피니언
공연
[오피니언] 수만 개의 변수를 거쳐 그 움직임에 도달하기까지,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 [공연]
뮤지컬 <전설의 리틀 농구단>이 나에게 준 것
그저 ‘운이 좋았던’ 상록구청 농구팀은 부전승으로 대회에서 성과를 거두게 된다. 무려 48대 1. 그 무수한 확률을 뚫고 어쩌다가, 우연히, 겨우 이뤄낸 성취. 어떤 이는 그 부전승이 그동안 성과 하나 없었던 농구팀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도 말한다. 실제로 부전승은 극 중에서 새로운 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동시
by
임유진 에디터
2026.06.26
리뷰
도서
[Review] 눈 앞의 환상 대신 찰나의 진실을 움켜쥔 의지 - 모네, 빛의 순간들 [도서]
관습적인 색채를 거부하고 평생 가난과 고통 속에서도 찰나의 진실을 붙잡기 위해 투쟁한 거장, 클로드 모네의 집념 어린 예술 세계와 드라마틱한 삶의 궤적을 100점의 명작과 함께 복원해낸 깊이 있는 연대기
우리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본다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대상을 ‘아는 대로’ 받아들인다. 태양이 지평선 너머로 기울 때, 대지는 붉게 달아오른 사막의 색을 띠지만 우리의 뇌는 여전히 ‘산은 초록색, 바위는 회색’이라는 고정관념의 데이터베이스를 출력한다. 지식과 시각이 충돌하는 이 기묘한 경계선 위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눈앞의 생생한 풍경 대신 머릿속의 안
by
송연주 에디터
2026.06.26
리뷰
공연
[Review] 삶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 -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는 처음으로 시를 써 내려가는 할머니들이 등장한다. 70대가 넘어서야 문해 학교에서 한글을 배우기 시작한 영란, 춘심, 인순, 분한은 "늙으면 죽어야지"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하루도 빠짐없이 학교로 향한다. 글자를 배우는 일은 쉽지 않지만, 새로운 글자를 익혀 나가는 과정은 설렘이기도 하다.
문학의 갈래 중 하나인 시는 자연이나 인생에 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글이다. 시를 쓰는 과정에서 사람은 세상을 바라보며 느낀 감각과 생각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고,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뮤지컬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에는 처음으로 시를 써 내려가는 할머니들이 등장한다. 70대가 넘어서야 문해 학
by
노미란 에디터
2026.06.26
오피니언
영화
[오피니언] 반대로 나아가는 영화, 콜럼버스 [영화]
도시가 말을 거는 영화
콜럼버스는 반대로 나아가는 영화다. 각자가 있었던 곳의 정반대로 나아가는 사람들. 가지고 있던 마음의 반대로, 지금 상태의 반대로, 내가 머물던 곳의 반대로 걸어가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반대의 방향이 확실히 더 나은 곳을 향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원래 내가 있어야 할 곳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콜럼버스를 떠날 수 없는 남자 '
by
정주원 에디터
2026.06.26
리뷰
영화
[Review] 여름을 담고, 사랑을 현상하며. - 영화 '여름의 카메라' [영화]
여름은 빛나는 사람들의 것이므로
첫사랑은 마음을 간질이는 단어다. 가슴 부풀어 오를 듯한 이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벅차올라, 끝내 '좋아해'를 도화선 삼아 입 밖으로 터져 나올 것만 같다. 터져 나온 사랑의 언어들을 필름에 녹여내는 것, 이것이 <여름의 카메라>가 사랑을 조망하는 방식이다. 시놉시스 “너를 보면 셔터 소리가 들려” 아빠와 함께 사진을 찍는 걸 좋아했던 ‘여름
by
노유나 에디터
2026.06.25
리뷰
도서
[리뷰] 환상과 신화를 걷어낸 자리에서 드러나는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은 현대 건축사에서 가장 많이 오해된 텍스트다. 바르셀로나의 구불구불한 곡선, 햇빛에 부서지는 트렌카디스 모자이크, 동화 같은 장식 앞에서 사람들은 기꺼이 매혹된다. 하지만 이 시각적 스펙터클은 그의 건축이 지닌 지적, 신학적 깊이를 가리는 장막이 되었다. 오랫동안 가우디는 아르누보의 이단아, 직관에 의존하는 미스터리한 천재, 중세에 갇힌 몽상가로 치부되었다. 조지 오웰은 스페인 내전 중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보고 "세계에서 가장 흉측한 건물"이라고 썼고, 파블로 피카소는 "지옥에나 가라"며 경멸을 퍼부었다. 하지만 현대 건축 이론과 신학적 미학의 교차점에서 그의 작업을 재평가하면, 가우디는 표면적인 장식주의자나 피상적인 자연주의자의 굴레를 벗어던진다. 가우디 시복 공식 조사자인 아르만드 푸치의 문헌 고증과 1960년대 조지 R. 콜린스의 구조적 재평가는 가우디를 '신의 건축가'라는 낭만적 신화에서 끌어내려, '신학적 의도를 가진 합리적 설계자'의 자리에 놓는다. 환상과 신화를 걷어낸 자리에는 형태적, 재료적 진실성을 극한으로 밀어붙인 독창적인 아방가르드 모더니스트가 서 있다. 본 서평은 가우디의 건축이 도달하고자 했던 지향점이 '구조적 합리주의'를 통한 창조주와의 지적 협력에 있었음을 다시 살펴본다.
# 글을 열며 안토니 가우디의 건축은 현대 건축사에서 자주 오해되어 왔다. 바르셀로나의 곡선과 트렌카디스 모자이크, 동화적인 장식은 강한 인상을 남기지만, 그 화려함은 때로 그의 건축이 지닌 신학적 의도와 구조적 치밀함을 가린다. 가우디는 오랫동안 아르누보의 이단아, 직관에 의존한 천재, 중세적 신비주의에 빠진 몽상가로 평가되었다. 조지 오웰은 사그라다
by
신동하 에디터
2026.06.25
리뷰
영화
[Review] 서울은 민트 - 하나 코리아 [영화]
소외된 누군가의 존재할지라도 그 사실만큼은 결코 소외되지 않는 세상을 바라본다. 그건 아마도 낯선 곳에서 처음 서울을 민트로 본 것처럼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는 작은 시도에서 시작될 것이다.
* 해당 리뷰는 영화 ‘하나 코리아’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영화 '하나 코리아'는 탈북 여성의 정착 과정을 그린 실화 모티브 영화다. 덴마크 출신 감독 프레드릭 쇨베르는 약 5년에 걸쳐 30여 명의 탈북민을 인터뷰하며 작품의 기틀을 다졌고, '기생충' 오스카 레이스의 통역가로 주목받은 샤론 최(최성재)가 공동 각본에 참여해 언어적 뉘앙스를
by
백승원 에디터
2026.06.25
리뷰
영화
[Review] 그 시선이 닿는 자리 - 영화 '여름의 카메라'
누군가를 바라본다는 것의 의미
카메라는 참으로 신기한 매체임이 틀림없다. 렌즈를 통해 포착된 대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는데도, 오히려 더 선명한 것은 찍는 사람이니 말이다. 사진에서 드러나는 바라보는 자의 시선은, 가끔은 지켜보는 사람이 더 부끄러울 정도로 노골적이며, 그래서 더 아름답다. 그리고 '여름의 카메라'는 바로 그 '시선'으로 시작해 끝나는 영화다. 영화는 자신의 절반만 한 가
by
유지현 에디터
2026.06.25
리뷰
도서
[Review] 서거 100주년 만에 나온 '본격적인' 전기 -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
가우디의 옆집에 살던 이웃보다 그를 더 잘 알게 될지도 모른다
유명한 예술가들은 종종 생전에 인정받지 못하고 궁핍한 삶을 보내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곤 한다.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폴 고갱, 더 말할 것도 없는 빈센트 반 고흐 등등. 그들이 빛나는 재능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고독 속에서 생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미래를 아는 사람들에게 안타까움을 자아내곤 한다. 반면 생전에 충분한 명성과 업적을 인정받으며 대성공한
by
이지연 에디터
2026.06.24
리뷰
도서
[Review] 찰나의 빛이 남긴 오래된 위로 - 모네, 빛의 순간들
삶의 감각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클로드 모네의 전 생애
처음 클로드 모네의 그림을 직접 마주한 곳은 일본 나오시마섬이었다. 조용한 공간 안에서 빛을 머금은 듯 펼쳐진 모네의 그림은 설명보다 먼저 감각으로 다가왔다. 환하고, 고요하고, 아름다웠다. 그때 내가 알고 있던 모네는 아주 단순했다. ‘빛의 화가’, ‘인상주의’, ‘수련’. 미술사를 깊이 알지 못해도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름, 그리고 누구나 아름답다
by
이소희 에디터
2026.06.24
리뷰
공연
[Review] 온 세상이 시 -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 [공연]
폐지를 앞둔 팔봉마을 문예학교를 다니는 네 할머니들의 우당탕탕 시인 도전기
* 본 후기는 공연의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시나~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 우리는 가시나~ 가장 시를 쓰기 좋은 나이~. 공연을 다 본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내내 흥얼거린 노랫말이다. 가사에 나와 있듯 <오지게 재밌는 가시나들>은 나이가 꽤나 있는 가시나들이 시를 쓰는 이야기다. 이 공연을 보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제목이 너무 흥미로웠
by
이도형 에디터
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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