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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 [영화]
이슬람 가정에서 자란 '할라'가 찾아가는 삶의 여정
주인공 ‘할라’는 전통적인 이슬람 가정에서 자랐다. 가족들과 함께 파키스탄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평범한 10대로 살고 싶은 마음과, 종교적 의무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는 할라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는 단순했다. 다른 문화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은 무엇이며, 어떻게 역경을 헤쳐 나가는지 궁금했다. 지난달 아프리카 영화제에서
by
이지은 에디터
2023.06.2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흉측한 얼굴과 일그러진 내면 너머 사랑의 결여 [공연]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속 팬텀 분석
지난번 크리스틴을 다룬 오피니언에 이어, 이번에는 팬텀을 다루고자 한다. 팬텀은 이 뮤지컬의 핵심적인 캐릭터이지만, 어찌 보면 이 스토리의 빌런이라고도 정의할 수 있는 남자이다. 좌중을 압도하는 위엄을 가지면서도, 잔혹한 사건을 벌이는 난폭함을 지녔으며, 마지막에는 연민을 가지게 만드는 면모까지 있어 상당히 입체적이고 복합적인 인물이라고 볼 수 있다. 1
by
김민성 에디터
2023.06.22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세부의 얼굴들 - 3 [여행]
차갑게 식어가는 돌에게, 그런 돌을 닮아가는 단단한 손에게
숙소에서 가까운 어느 거리에 들어서자 한국 간판들이 하나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김치찌개, 돼지갈비 맛집. 정말 세계 속의 한국이구나. 나는 괜히 반갑고 뿌듯한 마음으로 거리를 훑었다. 낡은 가게 앞에는 꼬치를 굽는 연기가 무람없이 날렸고, 무더운 날씨에 좌판 위에서 축 늘어진 생선들을 파리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었다. 망고와 바나나, 오렌지와 두리안을
by
차승환 에디터
2023.06.14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고도와 굴뚝,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완전한 변형 -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 [공연]
기다림의 숭고함
1. 고도와 굴뚝, 비극적이고 아름다운 완전한 변형 부조리극은 인간의 실존이나 어떤 존재 가치를 높은 곳에서 찾지 않는다. 한때 인간의 지성과 이성은 ‘신적인’ 자리에 놓였지만, 인류의 오랜 역사와 지식의 발전은 그것들이 얼마나 순진한 집단망상이었는지를 알게 하였다. 베게트는 남프랑스에서 전쟁으로부터 피신해있을 때 이 작품을 썼다. 무의미한 말장난이나 시
by
이승주 에디터
2023.06.08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굴뚝에 속고 또 속으며. ‘굴뚝을 기다리며’ [공연]
관람 중보다 관람 후가 더 재밌는 연극.
‘굴뚝을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게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오마주한 부조리극이다. 각색과 연출을 맡았던 이해성은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진심이 극에 녹아들어 있다. 이 연극의 가장 큰 특징은 씬과 대사가 반복되면서도 미세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거다. 이러한 점은 고만고만한 하루가 계속되지만, 그 안에서도 조금씩
by
강득라 에디터
2023.06.08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세부의 얼굴들 - 2 [여행]
이야기 둘.
이야기 둘. 세부의 드라이버들은 폭풍처럼 차를 몰았다. 차가 달리기 시작하면 바퀴가 밟고 지나가는 울퉁불퉁한 길의 표면이 내 몸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처럼 온몸이 떨렸다. 나를 태운 차는 다른 차를 앞질렀고, 어떤 차는 다시 나의 차를 앞질렀다. 드라이버가 기어를 바꾸고 엑셀을 밟을 때마다 무언가는 내 뒤편으로 밀려났다. 우리의 차가 중앙선을 넘나들며 속력
by
차승환 에디터
2023.05.25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우연과 사람이 만나 예술이 될 때 [영화]
우연은 항상 최고의 조력자다. 우리의 온전한 모습은 예술이 될 수 있다.
"우연은 항상 최고의 조력자였거든" 영화감독 바르다와 사진작가 JR이 만나 여행을 떠난다. 프랑스 마을을 방문하며 사람들의 얼굴을 찍는다. 이들은 아주 특별한 트럭을 몰고 다닌다. 즉석 사진 부스처럼 사람들이 들어가면 5초 뒤, 옆에 위치한 대형프린터에 사진이 출력된다. 대형 크기의 사진은 곳곳에 붙여진다. 건물과 집, 담벼락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공간에
by
이지은 에디터
2023.05.13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세부의 얼굴들 - 1 [여행]
그녀는 검게 탄 얼굴로 햇살처럼 환하게 웃었다
이야기 하나. 새벽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했을 때 감돌던 설렘은 피로에 짓눌려 눅눅해지고 있었다. 좁은 좌석에서 옅은 잠을 자서인지 몸이 무거웠다. 승객들이 통로를 따라 바쁜 걸음을 옮겼다. 잠깐 화장실에 다녀오니 대부분 한국인인 여행객들이 입국 심사를 기다리며 긴 줄을 만들고 있었다. 한참이 지나도 그 줄의 길이는 좀처럼 줄지 않았다. 비행기 탑승 인원을
by
차승환 에디터
2023.05.13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내 세계가 막을 내릴 때 나는 그런 얼굴을 했다
몸만 큰 어른이 넘어지는 과정, 프란시스 하
청춘을 다루는 영화를 보면 자꾸 몸을 비비 꼬게 된다. 너절한 모습의 청춘을 가감 없이 보여줘서 공감성 수치 탓에 얼굴이 달아올라 보았고, 턱도 없이 아름답기만 한 성공을 그린 스크린 아래서 콧방귀를 뀌어본 적 있다면, 이 뒤틀리는 감각을 무어라 짚어낼 수 있을지 알지도 모르겠다. 무엇이라 이름 붙이면 좋을까. 실패를 다룬 영화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을
by
조수빈 에디터
2023.05.04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나를 직조하는 얼굴들
얼굴이 가진 선명한 힘
선택의 순간에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낯선 사람이 길을 물을 때, 왠지 독특한 옷을 입은 사람이 지나갈 때, 발발거리며 산책을 즐기는 강아지가 지나갈 때, 동물성 성분의 음식을 먹을 때, 밤에 잠 못 이룰 때, 마음이 가라앉을 때, 영화를 볼 때, 옷을 고를 때, 진로를 고민할 때, 문장을 쓸 때, 춤을 출 때. 선뜻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갈피를 잡
by
정해영 에디터
2023.05.02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데미안이 될 것인가, 크로머가 될 것인가 [공연]
알에서 깨어나려 투쟁하는 새. 알은 곧 하나의 세계. 태어나려는 자. 하나의 세계와 투쟁하라.
데미안은 떠났다. 싱클레어는 알에서 깨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했고, 서서히 알의 표면에 균열을 일으키며 얼굴을 허공으로 내밀고 있을 것이다. 지난달 26일, 뮤지컬 <데미안>은 막을 내렸지만, 데미안과 싱클레어가 우리에게 남긴 조각들은 생생하게 날이 섰다. <데미안>은 이분법적 잣대를 부수고자 한다. ‘선도 악도 아닌, 어른도 아이도 아닌, 남자도 여자
by
정은지 에디터
2023.04.03
리뷰
도서
[Review] 등대를 둘러싼 낭만의 재정의 - 세상 끝 등대
굴곡이 있기에 아름다운, 나는 낭만을 더욱 확장된 의미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바다 위 낭만적인 보호자 ‘세상 끝 등대’. 책의 제목이 등대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등대에 대한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야기가 가득할 줄 알았는데 웬걸 없어져가는 등대의 현실, 등대에 얽힌 이야기, 등대지기들의 즐겁고도 쓸쓸한 일상이 담담하게 풀어져 있었다. 낭만이 곧 아름다움이라고 여겼던 내게는 다른 전개로 느껴졌다. 하지만 책을 다 읽
by
고지희 에디터
2023.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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