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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에세이] 상대의 세계가 궁금해질 때
굴 국밥과 낯선 언어가 담긴 친절한 세계
상대의 세계가 궁금해질 때 연애는 시작된다. 새파랗게 추웠던 어느 겨울날 J를 처음 만났다. 우리는 성수동의 바 테이블에 나란히 앉아 백차와 보이차를 마셨다. 처음 만난 순간부터 나는 속도 제한 없이 J의 세계로 달려가고 싶었다. 그가 서울에서 구천 킬로 떨어진 도시에 태어나 내 옆에서 차를 마시는 그 순간까지, 그가 살아온 모든 이야기가 궁금해서 견딜
by
최은지 에디터
2023.12.25
오피니언
음악
[Opinion] 서늘한 아이슬란드 빙하조각을 담은 연주, 비킹구르 올라프손 [음악]
비킹구르 올라프손 내한을 다녀온 후.
어느 한 분야에서 정점을 달린 이가 등장하는 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소위 말하는 ‘대가’가 등장하면 그 이후의 예술가들은 그의 아류작이 되거나 그의 스타일을 따르지 못한 실패자가 되고는 한다. 전혀 다른 사조를 개척하는 이들이 나타나기 전까지 이전의 예술은 부흥기의 영광을 질질 끌어가며 내리막을 걷기도 한다.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게 좋은 작품들은 늘 등
by
김유라 에디터
2023.12.18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사랑을 하는 사람의 얼굴은 참 아름다워요 [영화]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 사랑하는 자들의 이야기
어떤 작품을 감상할 때마다 꼭 마음에 와닿는 장면이 있다. 감정의 호수에 돌을 던지듯, 무언가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장면은 그 울렁임을 기억해 삶의 중간에 문득문득 끄집어낸다. 그래서 다시 그 영화를 보게끔, 나를 스크린 앞으로 이끈다.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받은 장면이 더 이상 새로움을 주진 않을 것이라는 의구심과는 달리, 참 신기하게도 나의 마음은 금
by
원정민 에디터
2023.12.15
리뷰
공연
[Review] 연노란빛 손수건 - O Band 음반발매 공연
산들바람에 땀을 식히는 듯이. 연노란빛 손수건에 얼굴을 부비는 듯이.
금요일은 애매하게 비가 내렸다. 다행히 빗길은 전부 피했지만, 이상 고온에 뒤섞여 후텁한 기운으로 온통 진득했다. 땀으로 진자리를 뒤적인 듯, 이미 젖은 옷 위로 마치 축축한 조끼를 덧입은 느낌, 양복 재킷은 손에 들기에도 매우 찝찝했다. 여러모로 피곤하군, 어제 막 영월에서 돌아왔고 이런 저런 일(지난 에세이 참고)을 겪었으며, 회사에서는 긴급한 일로
by
서상덕 에디터
2023.11.05
작품기고
The Artist
[늘햅삐] 밤톨 햅삐
가을이 좋아
데굴데굴 가을이 좋아
by
한대성 에디터
2023.10.09
리뷰
PRESS
[PRESS] 다시 살아갈 용기가 필요할 때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으로 오세요
마음속 상처를 치료하고 마음을 정화하는 공간, 빨래방
마음이 답답하고 삶이 팍팍하다고 느껴질 때 따뜻한 포옹을 기다리게 된다. 가까운 친구나 가족의 품을 상상한다. 그러나 당장 달려갈 수 없을 때, 차마 모든 것을 털어놓기 어려울 때, 예상치 못한 존재가 나타난다. 한 곡의 음악, 한 폭의 그림, 그리고 이야기가 우리를 온몸으로 감싸 안아준다. 이러한 온기를 한 번이라도 느껴본 사람이라면, 또 한 번의 위로
by
이수현 에디터
2023.09.10
리뷰
공연
[Review] 멸종의 얼굴, 스고파라갈 [연극]
쉽지 않음을 알지만, 함께 살아가는 한세상이기에 더불어 살피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Prologue.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살기에도 숨가쁜 세상이다. 매일 수행해야 할 업무가 있고, 어떤 날에는 내키지 않아도 지켜야하는 인간 관계 탓에, 살기 위해 해야 하는 운동 탓에 나와 주변을 성찰’하는 시간은 부족해져만 간다. 너무 많은 생각은 이따금 해로울 수 있다는 것에 동감한다. 그러나 아무런 성찰 없이, 처음에는 선택했을지 모르나 이제는
by
차소연 에디터
2023.09.04
리뷰
도서
[Review] 반짝이는 바다 너머, 라울 뒤피의 진짜 얼굴 - 이것은 라울 뒤피에 관한 이야기
삶은 나에게 항상 미소 짓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언제나 삶에 미소 지었다.
바다 가까이 사는 사람들을 동경한 적 있다. 마음이 무거워질 때마다 자주 바다에 기댔기 때문이다. 터덜터덜 바다에 버리고 오는 마음이 많아질수록, 몇 걸음만 걸으면 바다에 도착하는 삶에 대해 생각했다. 그럴 수 있다면 보다 넓고 여유로운 사람이 되었을지 모른다는 상상이었다. 주위에 여러 이유로 바다 근처를 맴도는 사람들이 있었다. 천성인지, 아니면 바다를
by
최주현 에디터
2023.09.01
리뷰
공연
[Review] 동굴 속에 갇힌 이들의 격정적인 춤사위 - 베르나르다 알바
자유의 욕망을 풀어낸 플라멩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 - 베르나르다 알바 1930년대 초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한 마을. 두 번째 남편 안토니오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의 재산을 상속받게 된 베르나르다 알바는 늙은 어머니와 다섯 명의 딸을 강압적으로 통제하는 가장이 된다. 죽은 남편 안토니오의 8년상을 치르는 동안 가족들을 그녀의 통솔 아래 권위적인 압박과 감시로 절제
by
홍승민 에디터
2023.07.19
리뷰
도서
[Review] 추상적인 숫자는 각 개인의 얼굴이기에 - 다크투어, 내 여행의 이름 [도서]
타인의 고통을 여행으로 마주하는 방법
여행의 목적은 다양하다.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견문을 쌓으려고 하는 이, 휴양지에서 마음껏 쉬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 혹은 여러 유물과 유적지를 찾아다니며 배움을 쌓으려고 하는 사람들까지. 이때 이 여행의 공통점은 ‘즐거움’이다. 많은 것을 보고 겪으며 재미를 얻는 것은 대다수 사람이 여행을 원하는 이유이다. 그런데 만약 여행을 떠나는 이유가 타인의
by
이지혜 에디터
2023.07.16
사람
ART in Story
[Interview] 연극의 쓸모를 발굴하다 – ‘프로젝트 뉴 플래닛’ 최아련 대표
연극으로 사회에 말 걸기
전 세계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자기 집 침대에 누워서 지구 반대편 이야기를 자막으로 감상하는 시대, 인공지능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한다는 2023년. 연극은 꽤 비효율적인 일처럼 보인다. 그래도 연극은 계속되고 있다. 연극을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은 오직 극장이라는 한정된 시공간을 사람과 사람이 공유할 때만 벌어지는 일이 있다고 믿는다. 본래 연극이 하
by
김소원 에디터
2023.06.30
오피니언
여행
[Opinion] 세부의 얼굴들 - 4 [여행]
조셉. 9살이라고 했다.
거리에 저녁이 내려앉자 사람들의 표정은 점차 어둠 속으로 지워지고 있었다. 북적이는 거리에서 흐릿해지는 얼굴 위로 여러 얼굴이 겹쳐 보였다. ‘싸요. 싸.’ 어설픈 한국어로 호객하는 어른들, 창문이 없는 지프니에서 거리의 한국인을 향해 해맑게 손을 흔드는 아이들. 한국어로 가득한 거리에서 한국인을 향해 호의를 건네는 모든 얼굴들을 향해서 나는 괜찮다며 손
by
차승환 에디터
2023.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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