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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Opinion] 사슴 신은 꽃을 피우는 신이다 [영화]
<모노노케 히메>에서 자연과 인간을 바라보다
필자는 지브리의 영화를 아주 좋아한다.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악의 없는 세상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이다. 그 중 <모노노케 히메>는 의미가 남다르다. 보통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지브리의 작품이 동화적인 서사로 주목받은 것에 비해, <모노노케 히메>는 캐릭터 각자의 신념과 욕망이 뚜렷하게 부딪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잔혹
by
박소은 에디터
2023.09.21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책이라는 기생-종(種)의 생존 전략에 대한 우화
우리는 책이라는 기생종의 멸종을 위하여, 우리가 인간답게 살기 위하여 있는 힘껏 노력해야 한다.
들어가며 책이라는 기생종(種)의 가장 큰 특징은 증식성이다. 세계에서 책보다 더 빠르고 많이 증식하는 종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생물 종의 개체라면 정해진 수명이 있고 수명이 다하면 개체의 신체는 썩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것은 자연의 섭리이다. 그러나 책은 다르다. 물리적으로 3차원의 시공간을 점유하는 주제에 책의 수명은 개체별로 엇비슷한 평균값
by
양자연 에디터
2023.09.15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독서에 관한 세 가지 질문
독서는 왜 좋아야 하는가
세상에는 이유를 생각하지 않은 채 ‘원래 그러한 것’이라고 믿는 것들이 있다. 우리보다 더 오래된 사회의 관습이나 전통이 그 예다. 관습과 전통, 더욱 큰 사회 구조 속 모두 그러한 것이라고 믿는 명제들에 대하여 ‘왜’라는 질문은 쓸데없는 일로 여겨진다. 그러나 여기서 다시 물어야 할 질문이 있다. 우리는 책을 읽는 것은 책을 읽지 않는 것보다 좋은 것이
by
양자연 에디터
2023.09.01
리뷰
전시
[Review] 자연에서 태어난 것 같은 아름다움 - 미구엘 슈발리에, 디지털 뷰티 시즌2
밀고 당기고 쫓아가고 달아나며 느끼는 예술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작품과 감상자의 커뮤니케이션은 언제나 존재한다. 전자 미디어를 활용한 미디어아트에서 관객과 주고받는 인터랙티브는 단순히 유영하는 이미지를 바라보던 방식인 미디어아트에 새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작품에서 관객으로의 일방향에서 한 걸음 더. 전자 매체의 양방향성은 청각, 촉각을 일깨우는 것을 넘어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예술에서
by
한승하 에디터
2023.08.31
리뷰
영화
[Review] 안전에 대한 배반 - 2023 서울국제대안영상예술 페스티벌(nemaf) [영화]
무엇으로부터 안전한가
기술의 발전은 항상 인류의 기대를 배반한다. 그러나 그 배반 또한 인류의 욕망이라는 점에서,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류의 삶은 풍족해진다’라는 명제의 진릿값에 이제 ‘거짓’을 부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산업혁명 이후 강도 높은 노동에서 벗어나 풍요로움을 누리리라 기대했던 미래의 과학기술은 결국 제1차 세계대전을 일으켰고, 전례 없는 사상자 수를 기록했다.
by
양자연 에디터
2023.08.21
리뷰
도서
[Review] 왜 항상 여자들은 미쳐 있을까? - 여전히 미쳐 있는 [도서]
미쳐 있다는 것은 여성의 정체성인가
샌드라 길버트와 수전 구바가 돌아왔다. 페미니즘 비평의 중심에 있는 《다락방의 미친 여자》 이후 40년 만이다. 문학 비평에 관한 여러 자료에서 이제는 하나의 관용구처럼 등장하는 ‘길버트와 구바’는 이제 19세기 여성 작가들의 문학을 다루다 1950년대로 넘어왔다. 그리고 이들이 다시 글 쓰게 된 배경에는 2016년 제45대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by
양자연 에디터
2023.08.06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상품이 된 감정, 사유화된 모욕, 죽어가는 노동자
모욕이 사유화될 때, 감정노동자들의 문제는 개인적인 것이 된다
경제적 인간은 재화를 판다. 옆에서 서비스도 함께 판다. 그러다 못해 노동자의 감정까지 매대에 올렸다. 사기업의 서비스 업종뿐만이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과도한 감정 관리 능력이 전문적인 직업의식이 되었고, 이 기이한 경향성을 타고 소비자들은 왜곡된 재화(재화+서비스+감정)를 자신이 ‘정당하게’ 구매했다고 착각한다. 사회는 순조롭게 악화되는 중이다. 상품이
by
양자연 에디터
2023.08.05
리뷰
공연
[Review] 가창과 발화 사이에 존재하는 여성의 언어 -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 [공연]
비명과 노래, 불협화음과 폴리포니(polyphony)
〈베르나르다 알바〉는 스페인 극작가인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희곡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원작으로 하는 뮤지컬이다. 1930년대 초를 배경으로, 두 번째 남편 안토니오가 죽고 가장이 된 베르나르다 알바와 다섯 딸들이 8년 상을 치르며 억압되는 동안 벌어지는 파국의 일을 다룬다. ‘〈베르나르다 알바〉가 삼연을 올린다’라는 문장이 갖는 함의 2018년
by
양자연 에디터
2023.07.23
칼럼/에세이
칼럼
[칼럼] 인생 책의 빈자리 - 밀란 쿤데라를 추모하며
2016년과 다르게 내 인생 책의 자리는 아직도 공석이다
7월 12일, 현지 언론의 발표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쓴 밀란 쿤데라가 향년 94세로 프랑스 파리에서 긴 투병 기간 끝에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등 당시 급박했던 냉전 시대를 직접 겪으며 그 역사 속 무거움과 폭력에 대하여 다루던 쿤데라는 1968년 공산주의 체제에 반대하는 민주자유화 운동 ‘
by
양자연 에디터
2023.07.13
오피니언
문화 전반
[Opinion] 눌린 자국을 가진 채로 도끼를 든 여자 [문화 전반]
이제 누가 도끼를 든 여자를 미쳤다고 하는가?
심완선 평론가의 《우리는 SF를 사랑해》가 출간되기 전, 민음사에서는 6명의 SF 작가의 인터뷰를 뉴스레터 형식으로 공개했다. 그중 정소연 작가의 인터뷰 답변을 인용한다. “여성 인물을 주인공으로 설정할 때 현실성이 있으려면 어떤 식으로든 눌린 자국이 있는 인물이 된다고 생각해요. 어떨 때는 흔적이고 어떨 때는 꽉 닫힌 모양이죠. 억눌린 지점이 있는 인물
by
양자연 에디터
2023.06.30
리뷰
도서
[Review] 수많은 대립항 속 흐릿하게 비친 단 하나의 온전한 원초적 인간성을 향한 비행 - 도서 '마이그레이션'
인간의 야생성
책 <마이그레이션>을 읽는 과정은 주인공 프래니와 함께 카론의 강을 건너는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종말로 치닫는 저 너머로 가면서, 발은 배를 디디고 있지만 강물을 따라 그녀의 과거가 뒤죽박죽 섞인다. 프래니는 직접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는 대신, 과거를 통해 그녀가 누구인지를 알게 한다. 독자는 그래서 그녀가 열정적인 학자처럼 보였다가, 범죄자처럼
by
이승주 에디터
2023.06.28
리뷰
도서
[Review] 북극제비갈매기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서 - 마이그레이션 [도서]
끊임없이 이동하고 날아오르는 삶에 대하여
마이그레이션(migration). 이주 또는 이동. 제목부터 직관적이고 흥미로운 책이다. 살아있다는건 곧 끊임없이 어떤 순간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매 순간 어디론가 이동하고 또 이동하는 것은 어떤 철새 무리일 수도, 그들의 끄트머리를 쫓는 어떤 사람일 수도, 우리의 삶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사실 읽기 전부터 꽤 기대했던 책이다. 가끔은 머리가 아닌 가
by
박주연 에디터
2023.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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