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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Essay] 초록의 잔상
사계절 친구들에게
"오늘도 많이 웃으시고, 행복한 여름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작년 5월, 부산행 KTX가 대전역을 지나던 참이었다. 어느 역무원이 승객들의 행복을 빌었지만, 객실의 그 누구도 화답하지 않았다. 엷은 미소와 주름진 표정 여럿이 기차 칸을 채울 뿐이었다. 새벽부터 기차에 몸을 실은 탓일까. 햇볕 아래서 착실히 건조되고 있었다. 행복, 겨우 두 음절밖에 되지
by
이유빈 에디터
2025.11.30
오피니언
도서/문학
[Opinion] 서울의 달빛 [도서/문학]
완전무결한 몌별
나는 약솜을 사기 위해 주차장 건너편에 있는 약방으로 달려갔다. 그 여자를 위해서 어디론가 마냥 달리고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달리고 있는 몸에 썩은 감정들이 달라붙은 자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약솜을 사 가지고 왔을 때 달라붙을 자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약솜을 사 가지고 왔을 때 그 여자는 없었다. 찢어진 통장의 종잇조각들만 마음의 쓰라린 파편
by
손예주 에디터
2025.11.07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일본 스릴러가 남기는 불쾌한 잔상 [영화]
<오디션>과 <차가운 열대어>가 보여주는 인간의 추악한 욕망
일본의 공포·스릴러 영화에는 특유의 축축하고 눅눅한 불쾌함이 깔려 있다. 단순한 공포심을 넘어, 인간 내면 깊숙한 곳을 건드리는 그 기묘한 분위기가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최근에 본 두 편의 일본 영화도 그랬다. 오늘은 인간의 추악한 욕망을 정면으로 드러낸 두 작품을 소개하고자 한다. <오디션>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영화 <오디션>은 “끼리끼리끼리끼리…
by
김지현 에디터
2025.10.13
작품기고
The Artist
[번지고 물들어서] 초여름의 잔상
분홍빛 뺨을 간지럽히던 바람과 너의 시선
illust by ESOM 2022.06.10 꽁꽁 얼어붙은 날들이 지속되는 가운데 무심코 꺼내본 여름날의 기억 한 조각. 여러 추억을 뒤적여보며 겨울이 그치고, 봄이 찾아오며 싱그러운 여름날이 다시 오기를 기다려본다.
by
이상아 에디터
2024.12.20
리뷰
공연
[리뷰] 전쟁과 현대, 그 고통의 공명 - 붉은웃음
연극 '붉은웃음'은 1904년 전쟁과 2024년 고독사를 교차시켜, 시대를 초월한 고독과 고통을 그린 작품이다. 전쟁과 현대 사회의 청년들이 겪는 공통된 상처는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고통과 절망을 드러낸다.
연극을 보아야겠다는 결심은 작품에 대한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작품을 알게 되고 '붉은웃음'이라는 제목이 가진 의미가 궁금해졌고 연극의 시놉시스를 보고 나니 더욱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연극 '붉은 웃음'은 1904년 전쟁의 광기 속에서 고통받는 형제와, 2024년 작은방에서 고독하게 생을 마감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무대는 바닥에 깔린 흙 위로 왼쪽은 쓰
by
김서영 에디터
2024.12.04
리뷰
영화
[Review] 삶이란 소동과 잔상 – 퍼펙트 데이즈 [영화]
곧 사라져버릴 이 찰나가 너무 허무해서, 그래도 볼 때마다 벅차오르게 아름다워서, 그는 울며 또 웃는다.
적막하고 단조로운 일상의 장면 도쿄의 청소부, 히라야마. 모든 것이 시끄럽게 돌아가고 날마다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에서, 그의 일상은 적막하고 단조롭기만 하다. 그는 길거리를 청소하는 동네 아주머니의 빗자루 소리에 잠에서 깬다. 가꾸는 식물에 정성스레 물을 준 후, 가볍게 단장하고는 외출 준비를 마친다. 나가기 직전 잊지 않고 챙기는 필름 카메라. 그에겐
by
권기선 에디터
2024.06.28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여행이 내게 남긴 태양의 잔상
해파리로 죽지 않아도 빛이 날 수 있다면
얼마 전 여행을 다녀왔다. 이는 현재까지 내가 태어난 곳으로부터 가장 멀리 떠난 여정이 되었다. 한국에서 스페인까지의 거리는 대략 구천에서 만킬로미터가 된다고 한다. 13시간의 비행 끝에 다다른 그곳에서 열흘이 채 안되는 날 동안 머물렀다. 나의 첫 유럽여행은 패키지 투어로 이루어졌다. 밥그릇에 담긴 밥알의 숫자를 세는 사람처럼 어딘지 강박적이고, 쓸데없
by
고민지 에디터
2023.09.29
오피니언
사람
[Opinion] 그 해 여름 [사람]
나는 내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
입추(立秋)를 이틀 앞둔 8월, 여름의 끝자락에 서 있다. 여전히 바이러스는 들끓었고 월동 준비하듯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내일을 기대하기 힘든 하루가 되돌아오더니 다시 한 번 계절이 바뀌었다. 지난여름을 회고하면 휴가 한 번 떠난 적이 없거늘, 과실을 거둔 느낌이다. 시원한 계곡을 찾는 대신 도서관에 들러 책을 대여했고 손꼽아 기다린 전시회로 향했다.
by
이보라 에디터
2022.08.05
오피니언
공간
[Opinion] 생긴게 뭐가 중요하냐 [공간]
책만 많음 됐지.
우리 학교 도서관은 외관이라 할 것이 따로 없다. 도서관 건물이 독립적으로 있지 않고 다른 건물들 속에 깊숙이 파묻혀 학생회관 뒤편에 붙어있는 탓에 입학했을 때는 크게 실망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신입생들도 거대한 규모와 지식의 방주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으로 들어서는 사람을 설레게 만드는 그런 도서관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런데 외관이 구린 것도 아니고,
by
노상원 에디터
2021.10.15
리뷰
도서
[Review] 찰스 부코스키, 그가 남긴 잔상들 -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 [도서]
형편없는 자신의 결점까지 사람들 앞에서 가감없이 드러난 작가, 찰스 부코스키. <와인으로 얼룩진 단상들>로 솔직하고도 거침없는 그의 인생을 보다.
‘저 사람은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인생을 살았을까?’ 나는 대체로 사람을 바라볼 때 그 사람의 생활방식, 가치관들을 만든 시작점을 궁금해 하곤 한다. 그래서 특히나 유명인 또는 예술가를 볼 때면 그들의 인터뷰나 그들의 인생을 말하는 자서전, 다큐멘터리 등을 보는 것을 좋아하고 습관처럼 찾아본다. 어떠한 경우에는 예술가의 작품을 보다가도 그 예술가가 살아온
by
정윤지 에디터
2020.11.21
작품기고
[기억의 잔상] 안과 밖
앞으로 더더욱 예측 불가능할 창문 밖의 세상.
illust by lovehenz 타인과의 접촉은 이제 어떤 의미가 되었을까 앞으로 더더욱 예측 불가능할 창문 밖의 세상.
by
황현지 에디터
2020.06.09
작품기고
[기억의 잔상] 세상
익숙한 듯 낯선 세상
illust by lovehenz 익숙한 듯 낯선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오늘도 혼자만의 노력을 한다. 긍정적인 결과일지는 나도 모르고 아무도 모른다.
by
황현지 에디터
2020.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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