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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시
[Opinion] 살가죽 아래, 매끄럽지 않아 아름다운 것들 [미술/전시]
한병철 '매끄러움'의 미학으로 해석한 '스타티스 로고테티스' 전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쉬이 정의할 수 있을까. 푸른 하늘을 아름답다고 하는 이도, 붉게 타오르는 불꽃을 아름답다고 하는 이도, 모두 틀린 이는 없다. 우리가 이 질문 앞에서 관대해지는 이유는, 그 기준을 정의하는 대상마다의 개인성 혹은 선호에 그 대답이 국한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름다움'은 보편성의 시각에서 그것을 해석하는 것보다, 그것
by
문경란 에디터
2026.07.19
리뷰
영화
[Review] 사라진 이름들이 돌아오는 시간 - 시크릿 에이전트
영화가 끝난 뒤 남은 것은 도주극의 쾌활함이 아닌 빼앗긴 이름과 일상에 대한 애상이었다.
1977년 브라질, 이름을 버린 남자 마르셀루는 아들과 다시 만나기 위해 고향 헤시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는 건 고향의 안온함이 아니다. 카니발의 열기, 거리의 음악, 습한 공기, 그리고 언제 어디서 들이닥칠지 모르는 감시와 폭력. 〈시크릿 에이전트〉는 첩보 스릴러의 틀을 빌려 출발하지만, 흔히 기대하는 식의 명쾌한 추격전으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by
정충연 에디터
2026.07.11
오피니언
공연
[Opinion] 눈이 보이지 않는 관객은 어떻게 연극을 관람할까 – 연극 '해리엇' [공연]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관객도 있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눈이 보이지 않는 관객은 어떻게 연극을 관람할까. 대사를 들을 수 없는 관객은 어떻게 대사를 파악할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관객도 있음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연극 <히스토리보이즈>를 보러 간 날, 흰 지팡이를 짚으며 동행인과 함께 객석에 들어서는 이를 보고 나서야 그런 생각을 했다. 그가 이 연극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을까. 눈이 보이는 나도
by
윤선주 에디터
2026.06.18
리뷰
도서
[Review] 파리 미술관을 관람하는 법 - 파리의 작은 미술관 [도서]
미술관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읽어야 할 책
대표적인 문화 공간으로 꼽히는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 중 유독 미술관은 언제나 나에게 어려운 곳이었다. 유명한 그림이라고는 하는데 왜 유명한지도 잘 모르겠고, 작품이나 작가가 어떤 역사적인 맥락을 가진 존재인지도, 이 그림을 보고 내가 무엇을 느껴야 하는 건지도 와닿지 않는, 그저 의문투성이인 공간일 뿐이었다. <파리의 작은 미술관>을 읽기로 했던 건
by
김혜원 에디터
2026.06.12
칼럼/에세이
에세이
[에세이] 관람하고 기억하기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
영화를 좋아한다. 수집 또한 좋아한다. 그렇기에 내가 본 영화들을 차곡 차곡 컬렉션에 수집할 수 있는 영화 어플 ‘왓챠’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약 10년 전 수능이 끝나고 첫 노트북을 샀을 무렵, 사촌오빠에게 이런 어플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이후 왓챠는 늘 내 핸드폰에 깔려 있었다. 이제는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어플 이름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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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라 에디터
2026.05.09
리뷰
영화
[Review] 도망치듯 달려나가는 세 소녀의 여름: 영화 "올 그린스"
무모하지만 간절한 세 소녀의 계획은 실패할지라도 앞으로 나아가려는 청춘의 에너지를 닮아 있다.
"올 그린스"는 답답한 시골 마을을 벗어나기 위해 한탕을 꿈꾸는 세 여고생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크라임 영화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마음 붙일 곳 없는 히데미, 예쁘고 쾌활해 보이지만 말 못 할 사정을 지닌 미루쿠, 꿈과 재능의 갈림길에서 좌절하는 이와쿠마는 각기 다른 결핍을 안고 살아간다. 이들은 현실을 견디는 대신, 거금을 만들어줄 ‘초록’을 통해
by
정충연 에디터
2026.04.26
오피니언
영화
[Opinion] 소거 불능의 궤적, 백색망령 장송곡 - 모래그릇 [영화]
혈연적 귀속과 실존적 이탈 사이 불협화음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모와 자식의 숙명만은 영원한 것이 아니다.” 영화 <모래그릇>의 종착점에서 선언되는 문장이다. 어떤 의미일까. 숙명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이는 전통적인 가족관이나 혈연 중심의 사고방식에 경종을 울린다. 흔히 부모와 자식은 천륜(天倫), 즉 하늘이 맺어준 끊을 수 없는 운명이라고 말한다. 그러
by
신영주 에디터
2026.04.21
오피니언
드라마/예능
[Opinion] 청소년 관람불가 청소년 시리즈 '스킨스'와 '유포리아' [드라마/예능]
청소년기의 파괴적인 혼돈과 '답 없음'을 거칠게 묘사하는 스킨스와 유포리아, 그 드라마의 서사와 그 성인기에 대한 고찰
말 그대로 혼돈 그 자체이자, 막무가내로 망가진 채 몸부림치는 청소년들을 소재로 한 두 하이틴 드라마 '스킨스'와 '유포리아'. 이 시리즈들은 역설적으로 내 청소년기에 이상한 안식처로 존재했다. 굴곡지게 변하기 시작하는 몸, 언제 시작되었는지 자신도 모를 정체성의 혼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파괴되는 자아. 두 시리즈가 불안정한 자아로 서로를 매
by
서지민 에디터
2026.04.16
리뷰
전시
[Review] 라디오헤드를 좋아하세요... - 울트라백화점 서울 Vol.2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기억해내고 공유할 수 있는 공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 혼자만 아는 말 한 줄을 새겼다. 조금은 찌질해 보일 수 있는 상상조차 하나의 취향이 된다. 보통 다들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한 슬픔이나 기쁨, 혹은 괴로움을 텍스트로 써내려갈 때, 재미있게도 그 텍스트는 점차 자라 또 다른 내 세상를 만들어 준다. 어처구니 없는 상상이든, 입으로 뱉을 수
by
길유빈 에디터
2026.04.04
오피니언
영화
[Opinion] 데스게임: 죽음이라는 이름의 오락 [영화]
영화 <배틀로얄>(2000), 타카미 코슌 소설 원작
‘데스게임’은 생존을 건 게임을 의미한다. 목숨을 담보로 한 이 서사 구조는 인물의 생존 본능을 활용하여 관객에게 강렬한 시각적 쾌락을 선사한다는 특징이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헝거게임’ 시리즈, 그리고 소설 원작 영화 ‘배틀로얄’은 모두 데스게임의 전형적인 구조를 따르고 있다. ‘죽음’은 현실에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기피하고 두려워하
by
김지연 에디터
2026.03.20
오피니언
공연
[Opinion] 같은 공연, 서로 다른 시선: 뮤지컬 '팬텀'을 기록하다 [공연]
세 번의 뮤지컬 <팬텀> 관람, 변화하는 시선을 따라가다.
공연을 한 번 보고 극장을 나오는 경험과, 시간이 흐른 뒤 같은 작품을 다시 만나는 경험은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와 음악은 비슷할지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관객의 시선은 이전과 같지 않기 때문이다. 관객의 시선이 성장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2015년 한국에서 초연으로 만나게 된 뮤지컬 <팬텀>에 대한 기록에서 출발한다. 이 작
by
송민주 에디터
2026.02.20
리뷰
공연
[Review] 어른이 되어 다시 만난 동경, 뮤지컬 팬레터
뮤지컬 팬레터가 전하는, 서툴렀던 동경과 사랑의 이야기
누군가를 사랑하고 동경해본 경험은 살면서 한 번쯤은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 대상은 짝사랑 상대일 수도, 특정 분야의 선생이나 선배일 수도, 혹은 멀리서 바라보는 아티스트일 수도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고, 그 사람의 눈에 들기 위해 스스로를 다듬어 가는 과정은 어쩌면 사랑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면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마음은, 18세 소년 ‘정세훈
by
윤소영 에디터
2026.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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