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안토니 가우디를 떠올리면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나 독특한 곡선의 건축물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은 화려한 건축 작품보다 그 작품을 만들어낸 인간 가우디의 삶과 생각에 집중하는 책이다.
이 책은 가우디 서거 100주년을 맞아 출간된 전기이자 연구서로, 오랫동안 가우디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연구해 온 아르만드 푸치가 방대한 자료와 기록을 바탕으로 집필했다. 특히 스페인 내전 당시 많은 자료가 소실되면서 신화처럼 전해져 온 가우디의 삶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복원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책은 가우디의 생애를 크게 세 시기로 나누어 설명한다. 자연 속에서 감수성을 키운 어린 시절, 바르셀로나에서 건축가로 성장하던 청년기, 그리고 신앙과 건축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게 되는 말년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그의 작품 세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이 건축 해설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왜 그는 그렇게 만들었는가"를 끊임없이 질문한다.
자연의 형태를 관찰하고, 시대의 유행을 따르지 않으며,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을 고집했던 가우디의 태도는 오늘날 창작자나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특히 20~30대 독자라면 가우디의 '늦은 인정'에 주목할 만하다.
오늘날 세계적인 천재로 추앙받지만, 당시 그는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았고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방식과 철학을 포기하지 않았다. 결과보다 과정에 몰두하며 수십 년 동안 한 프로젝트를 이어간 그의 모습은 빠른 성공과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하는 현대 사회와 대조를 이룬다.
특히 그의 대표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 일화를 들으면 그의 신념과 인내가 어느 정도로 깊은지를 알 수 있다. 1882년 공사가 시작되었고, 가우디는 생애 마지막 40여 년을 성당 공사에 바쳤다. 공사가 너무 느리다는 비판을 받았을 때, 그는 “나의 의뢰인은 서두르지 않는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결국 그는 완공을 보지 못하고 사망하였다. 하지만 그의 사망 이후에도 성당 공사는 계속 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등극하게 되었다.
'안토니 가우디, 삶과 일'은 건축 입문서라기보다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일한다는 것', '창작한다는 것', '끝까지 자신의 길을 간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또, 평생을 괴짜 취급받았던 그의 삶을 시작부터 끝까지 함께함으로써 재조명한다.
‘태어날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천재’ 보단, ‘자신만의 신념을 가지고 외롭고 묵묵히 걸어온 보통 사람’이 그를 삶을 표현하기에 더 적합할지도 모르겠다.